일베 게시판 허위 글에 소설가 조정래 분노

 [일요서울 | 박찬호 기자] ‘태백산맥’ ‘정글만리’를 쓴 소설가 조정래(72)씨가 뿔이 단단히 났다. 박근혜 대통령 관련 유포되고 있는 글 때문이다.

소설가 조정래씨가 인터넷에 유포되고 있는 자신의 명의 도용 악성 글에 대해 법적 대응한다.

조씨는 자신의 대하소설 '태백산맥'과 장편소설 '정글만리' 등을 펴낸 출판사 해냄을 통해 11월 16일 "현직 대통령이 여자라는 점을 이용한 성적 발언으로 나를 파렴치한으로 몰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앞서 지난 10월 27일께 일간베스트(일베) 게시판에 '조정래'라는 이름으로 '나는 박근혜가 대통령 한 번 더 했으면 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나이 환갑진갑 다 지난 할매지만 한번 안아보고 싶을 정도로 품행이 반듯하다" 등 입에 담긴 힘든 내용들이 포함됐다.

조씨는 자신이 쓴 글이 아니니 염두에 두지 않겠다는 입장을 누차 밝혔다. 그러나 최근 여러 독자들이 인터넷 블로그와 카카오톡 메시지 등으로 이 글을 접하고 사실 여부를 거듭 확인해옴에 따라 강경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해냄은 "한 개인으로서만이 아닌, 시대와 사회의 문제를 작품에 담아온 작가로서 더 이상 대중의 혼란과 오해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조씨는 "국가권력에 대한 맹목적인 찬양으로 개헌과 정권연장을 언급함으로써 작가의 정치적 입장을 제멋대로 왜곡하고, 심지어는 비문과 오문 등으로 작가로서의 기본적인 수준과 능력마저 손상시켜 그 위상을 추락시키려는 의도로 작성된 이러한 글의 유포에 대해 엄중히 대처하겠다"고 별렀다.

"최초의 작성자뿐 아니라 인터넷 블로그 등에 옮겨와 게시하고 있는 네티즌, 카카오톡 메시지 유포자까지 작가를 우롱하고 모욕하여 명예를 심히 훼손시키고 있는 자들에 대해 사이버수사대에 수사를 의뢰하여 민형사상의 책임을 물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해냄 관계자는 "작가를 사칭하고 명예를 훼손할 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도덕성마저 짓밟고 있는 이들에 대항하여 작가의 입장에서 적극 대응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앞서 조 작가는 박 대통령 관련 글을 자신이 쓴 것이 아니라고 원고지에 손글씨로 편지를 쓴 바 있다.
chanho227@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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