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수억대 규모의 초호화 결혼식…비용은 호텔측서 전담의상서 신혼여행까지도 협찬사 즐비… “광고효과 높기 때문”5,000평 규모의 야외 가든, 1,000여명의 하객을 위한 70명의 조리사, 50명의 웨이터가 투입. 또, 결혼식의 주인공 보호를 위한 100여명의 안전요원에 하룻밤 숙박료 1,500만원짜리 VIP 맨션까지. 이렇게 해서 추산된 총 행사비용은 2억원 가량. 지난 22일 있었던 신은경-김정수 커플의 결혼식을 위해 호텔에서 제공한 것들이다. 물론, 모든 준비 및 비용부담은 호텔측의 몫. 스타들에게는 의상에서부터 액세서리 등 각종 협찬이 쏟아지게 마련이지만 결혼식만큼 덩치 큰 협찬도 없을 것이다. 신은경뿐 아니라 그간 화제를 모았던 톱스타들의 웨딩마치는 대부분 협찬에 의한 것이었다.

이에 스타들의 공짜 결혼식에서 신혼여행까지 이모저모를 살펴봤다. 누구나 이처럼 화려한 결혼식을 꿈꿔볼 지도 모르겠다. 더군다나 그것이 모두 공짜라면…. 신은경은 웨딩촬영 때도 명성황후만이 입었다던 ‘적의’를 재현한 전통의상을 입었다. 5천만원을 호가하는 의상이라고 한다. 웨딩촬영에서부터 결혼식까지 자비로 했다면 수억원이 들었겠지만 곳곳에서 협찬을 해주겠다고 아우성이니 골라서 받을 수 있었다. 신-김 커플의 결혼식을 ‘유치’한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 홍보팀 담당자는 “구체적인 액수를 밝히긴 곤란하지만 신은경씨와 같은 결혼식을 하기 위해서는 2억원 정도 소요된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스타의 결혼식을 치르고 나면 광고효과는 소요된 비용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충분하다”고 말했다.또 그는 “호텔업계에서 연예인 웨딩 유치 경쟁이 치열한 건 사실이다. 이점만 보아도 어느 정도의 홍보 효과를 누리는지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신은경씨 결혼식 후 벌써 우리 호텔로 웨딩 관련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기존에는 볼룸 등 실내 예식 상담이 많았다면 요즘에는 신은경씨가 했던 곳처럼 야외를 선호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스타들의 구미에 맞게 최대한 편의를 봐드려야 한다. 평생 한번뿐인 결혼식을 기억에 남게 하고 싶은 것은 당연하기 때문에 다양한 행사에도 신경을 쓴다”고 전했다.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은 신은경의 결혼식 준비를 위해 무려 500여명의 직원이 3개월 동안 준비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은 사례를 찾아 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채시라-김태욱 커플의 결혼식이 열렸던 소공동 롯데호텔. 유례없이 2, 3층을 빌려 초호화 예식을 올렸고 당시 장식용으로 사용된 꽃값만해도 1,000만원 상당이었다고 하니 신은경-김정수 커플의 결혼식 못지 않은 비용이 들었음은 당연한 일이다. 채-김 커플 역시 결혼식을 위해 당사자들이 쓴 비용은 거의 없는 셈이었다. 물론 스타들도 협찬을 받기 위해서는 몇몇 조건을 맞춰줘야 한다. 언론 인터뷰에서 협찬사를 밝혀줄 것을 요구하는 곳도 있고, 신혼여행을 이리 저리 따라 다니며 오붓한 시간을 방해할 수도 있다.

오는 10월 결혼식을 앞둔 강원래는 “여기 저기서 협찬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 하지만 이것 저것 요구 사항이 많다. 그래서 속 편하게 내 돈 들여 할까 생각 중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공짜 결혼식에 신혼여행까지 협찬으로 가게 됐음에도 과도하게 욕심을 부리는 얌체족들도 있어 관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한다. 항공권을 가지고 왈가왈부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여행업계 관계자들의 전언. 모 여행사 직원 A씨는 수년전, 톱스타 커플 B-C와 한동안 실랑이를 벌여야 했다. “비즈니스 클래스로 해달라니까요”“그건 곤란합니다. 기본이 이코노미 클래스거든요.”“그럼 우리도 곤란해요.”“우리도 해드리고 싶지만 사실 항공권은 항공사 측에 협찬을 요청하는 것이라 더 이상은 무리입니다.”A씨가 더욱 난감했던 것은 이 커플이 신혼 여행 일정을 대폭 늘리고 동남아에서 유럽으로 행선지도 바꿨기 때문. 그렇지 않아도 비용이 엄청나게 초과된 터에 항공권마저 자신들의 욕심대로 하려고 하니 진땀을 빼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결국 이 톱스타 커플은 인터넷을 통해 일정기간 홍보를 더 해주는 조건으로 비즈니스클래스로 항공권을 얻었고 긴 신혼여행을 공짜로 즐겼다. 여행사 관계자는 “연예인 협찬으로 큰 성공을 거둔 몇몇 여행사가 있긴 하다. 하지만 울며 겨자 먹기일 경우가 많다. 사실 방송이나 신문 등에 광고를 내는 것보다 기사로 나가는 게 훨씬 신뢰도 면에서 높이 평가받는다. 비신사적인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있어도 대부분 수용해 줄 수밖에 없는 이유가 그런 것이다”라고 전했다. 무리하게 일정을 늘려 놓고도 비행기 좌석마저 더 좋은 곳으로 해달라며 욕심을 부리는 B-C 커플의 사례는 이미 여행업계에서 유명한 일화다. 또, 연예인 커플 D-E는 뒤늦은 신혼 여행에 코디네이터를 비롯해 지인들까지 10여명을 대동하겠다고 억지를 부렸던 일이 있다.

여행사 측에서는 “신랑, 신부 외에 다른 사람들은 일부라도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설득했으나 막무가내였다”며 혀를 내두른다. 스타들이 입은 웨딩드레스가 히트를 치고, 그들이 이용한 호텔에 예식 문의가 빗발치고, 또, 스타 커플이 소개한 신혼여행지가 곧 관광상품이 되는 마당이다. 그러다보니 “우리 웨딩드레스를 입어달라”, “우리 호텔을 이용해 달라”, “신혼여행을 협찬하겠다” 고 경쟁을 벌이는 것도 무리는 아닐 터. 더욱이 받는 스타나 제공하는 업체 측이나 서로가 좋은 일이다보니 으레 연예인의 결혼식은 협찬에 의한 것으로 여겨질 정도다. 스타들의 초호화 결혼식이 “어려운 때에 위화감을 조성한다”며 쏟아지는 따가운 시선은 무시한 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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