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의 해학과 재미를 두 배로


명품연극 이(爾)의 신화가 다시 시작된다!

연극 ‘이(爾)’는 2000년 초연 이후 관객들 사이에서 ‘꼭 봐야 하는 연극’ 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한국연극의 밝은 미래를 제시한 작품이다.

훌륭한 원작과 연출의 힘이 더해져 작품의 힘이 되어 관객과 함께 호흡하며 롱런하는 명작으로 탄생될 작품을 선보임으로써 대중과 예술가들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가고자 한다. 특히 <이>는 한국영화의 한 획을 그었던 <왕의 남자>의 원작이어서 더욱 관객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조선시대의 해학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연극<이>를 들여다봤다.

대형뮤지컬 홍수 속에 전통 소재를 상상력으로 구현해낸 연극 <이>의 성공은 한국 연극의 희망의 불씨로 연극계와 관객 모두에게 주목받고 있다.

연극 <이>는 2000년 초연으로 한국 연극 협회가 주관하는 한국 연극상, 우수공연 베스트5, 희곡상, 신인연기상 등 3관왕을 차지했고, 이듬해 2001년 동아연극상 작품상 ,연기상을 휩쓰는 파란을 일으켰다.

폭군 연산이 궁중광대를 사랑했다는 파격적인 설정의 연극 <이>는 2000년 초연 이후 ‘배우에겐 이런 작품을 만난다는 것이 더할 나위 없는 행운’이라는 배우 김뢰하의 말처럼 연극 종사자에게는 ‘꿈의 작품’으로, 관객들에게는 ‘꼭 보아야 할 연극’으로 자리잡아왔다.

왕의 남자의 배우 감우성은 “시사회에서 우리의 경쟁상대는 초대형 블록버스터 영화가 아니라 바로 연극 <이>라고 했는데 생각이 바뀌었다. 감히 아버지 같은 원작과 비교 할 수 없다. 너무나 훌륭한 작품이다”라며 연극 <이>를 격찬한 바 있다.

영화 <왕의 남자>가 1200만 관객에게 감동을 주었듯이, 왕의 남자의 아버지인 연극 <이>는 척박한 한국 공연계에서 희망으로 피어나 공연장을 찾는 많은 관객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2005년 12월 개봉, 한국영화 역대 흥행순위1위를 기록한 영화 <왕의 남자>원작으로 알려지면서 연극 <이>는 다시 한 번 관객들의 뜨거운 주목을 받게 된다.

2005년 12월부터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진행된 서울공연은 관객들의 폭발적 성원으로 연장에 연장 공연을 거듭하여 당초 예정되었던 12월 말 공연에서 2월초까지 앵콜 공연을 진행했다.

당시 전문 인터넷 예매사이트 티켓링크에서는 연극 <이>가 대형수입 뮤지컬 <노트르담드 파리>를 제치고 공연 전 분야 1위를 차지하여, 영화부문 1위였던 <왕의 남자>와 사이좋은 부자지간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연극 <이>는 두 가지 기발한 극적 설정에서 출발하는데 “연산군이 궁중 광대극을 좋아했다” 는 것과 “연산이 광대 중에 하나인 공길과 남색(동성애) 관계였다”는 것이다.

여기서 ‘동성애’라는 설정은 말초적인 자극을 통해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함이 아니다. 동성애는 연산과 공길의 관계를 단단히 묶어놓고, 장녹수와 공길의 갈등을 심화시켜 힘의 대결로 끌고나가는 극의 원동력을 제공한다. 한편, 연산군이 좋아했다는 ‘광대극’은 ‘동성애’로 고조된 갈등과 긴장상태를 ‘웃음’으로 이완시키는 장치이다. 긴장과 이완을 넘나드는 극적효과는 바로 이 두 가지의 기발한 극적설정에서 비롯된 것이다.


기막힌 극정 설정 연산이 동성애자였다?

연극 <이>는 말장난, 성대모사, 흉내내기, 재담, 음담패설 등 언어유희를 이용해 시정을 풍자하고 정치적 비리를 고발했던 조선시대의 언어유희 ‘소학지희(笑謔之戱)’를 통해 극의 갈등과 인물관계를 전개하고 있는데, 소학지희란 몸과 기예가 필요한 규식지희(칼 삼키기, 줄타기 등)와 달리 주로 말로 웃기는 놀이로써, 오늘날의 개그 콘서트라 할 수 있다. 소학지희는 소규모로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크며, 놀이는 우인(배우)의 기량에 많이 좌우되는 놀이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놀이는 왕이나, 혹은 양반들이 여흥을 위해 우인들을 불러 내전이나 뜨락에서 부대설비 없이 손쉽게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초연 이후 지속적으로 연극 <이>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 매번 공연 때마다 후배 개그맨들의 관람을 릴레이로 진행시킬 정도로 열성팬이 되어 온 전유성을 비롯, 지난 2003년 정동극장 공연 당시 송은이, 김미화, 최양락, 이영자, 남희석, 이수만 등 수많은 개그맨들이 단체관람을 하고 극찬을 보낸 바 있는 연극 <이>는 개그맨들 사이에서는 ‘꼭 봐야 할 연극’으로 정평이 나있다.

왕을 매료시킬 만큼 탁월했던 광대들의 신명나는 공연과 그 이면의 섬뜩한 비애. 조선시대, 그 누구도 가질 수 없었던 광대들의 자유와 신명. 그들의 공연은 유쾌하고 즐겁지만 한편으로는 왕을 웃기지 못하면 죽어야 했던, 그야말로 목숨을 건 작업이었다. 조선시대 궁중광대들의 모습을 통해 개그맨으로서의 삶, ‘우인’으로서의 삶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아보게끔 만드는 연극 <이>는 수많은 개그맨들에게 현 시대의 ‘우인’으로서 그 의미에 대한 깊은 감동을 전해준다.


공연일시 6월 9일~7월 8일
공연시간 평일8시/ 토요일 3시, 7시/ 일요일 4시
(월요일 쉼)
공연장소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티켓가격 R석 50,000/ S석 35,000/ A석 20,000
공연문의 3668-0029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