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삼성생명 제6탄

삼성의 돈줄인 삼성생명의 그룹 내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총자산 100조원인 삼성생명은 그간 삼성의 주력기업 삼성전자 등의 든든한 자금줄이었다. 또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지배구조의 한축을 담당해왔고, 이재용 상무의 경영권승계에서도 중요한 고리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최근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이하 금산법)개정안 국회통과, ‘상장논란’ 등 악재로 그룹내 위상이 크게 흔들리게 된 것이다. 여기에 ‘주식 상장에 따른 오너일가 배불리기 논란’, ‘보험판매와 관련한 계약자와의 잦은 마찰’ 등도 삼성생명이 갖고 있는 고민거리다. <일요서울>에서는 위기에 빠진 ‘삼성생명’을 연속기획으로 진단해봤다. 여섯번째 기획으로 ‘삼성생명 해외시장 공략의 현주소’를 들여다봤다.

한국의 보험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국내 보험사들이 해외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특히 국보 생보사 1위를 지키고 있는 삼성생명은 중국·인도·동남아 등지로의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포화상태의 국내보험시장에 더 이상 안주할 경우, 도태될 수 있다는 절박한 상황이 닥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삼성생명이 해외시장 공략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모습이다. 삼성생명은 80~90년대 미국 뉴욕과 일본 도쿄에 주재사무소 설치를 시작으로 영국, 홍콩, 태국 등에 주재사무소와 투자법인 등을 만들었다.

그리고 2000년대 들어와 삼성생명은 중국, 인도 등 동남아시장 공략에 나서기 시작했다. 지난 2004년 8월 인도지역에 주재사
무소를 설치했고, 지난 2005년 7월에는 중국항공과 공동으로 ‘중항삼성보험인수공사(이하 중항삼성)’를 설립하기도 했다.

인도의 경우 일본, 한국과 중국에 이어 아시아에서는 4위 규모의 큰 시장이다. 인도는 GDP대비 보험가입률이 매우 낮은편으로 중국과 태국 등과 함께 아시아에서 가장 각광받는 시장이기도 하다.

그러나 삼성생명 등 해외보험사들이 인도 진출에는 법적규제 등으로 인해 쉽지않은 상황이다. 또 외국계 대형글로벌보험사들과의 ‘틈바구니’속에서 인도시장 진출도 여의치 않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삼성생명이 인도사무소를 철수할 것이란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생명 관계자는 “인도시장은 법제규제의 강화 등으로 진출이 쉽지 않다. 현재 인도사무소는 지역 시장조사 및 현지인들의 동향조사, 정보수집 등에 초점을 맞춰 운영하고 있다”면서도 “아직은 인도사무소 완전 철수 등은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삼성생명의 중국시장 진출도 그리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삼성생명은 국내생보사로는 처음으로 중국시장에 진출했다. 삼성생명은 지난 2005년 중국 최대 항공그룹인 중국항공과 자본금 2억위안(당시 약 250억원)으로 합작생보사인 ‘중항삼성’을 설립했던 것이다.

지분은 50대 50으로 삼성생명이 경영권을 행사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최근 중국 보험시장의 침체 등으로 인해 중항삼성 경영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국보험시장은 지난 몇 년간 연평균 30%대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지만 최근 들어 한자릿수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또 중국도 인도와 마찬가지로 해외보험사의 진출에 따른 영업상의 법적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따라서 삼성생명의 중국진출은 예상보다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중항삼성은 출범 1년 6개월을 조금 넘은 시점에서 수십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중항삼성이 현재 적자폭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이긴 하지만 예상보다 적자폭 등이 커질 경우 자본 잠식 등으로 인한 증자를 추진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의 중국진출이 현재로 그리 성공적이지 못하다”며 “중항삼성은 그나마 국내 기업의 중국진출이 늘면서 이들 주재원이나 현지인력, 그리고 유학생 등을 대상으로 한 보험판매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 위안거리일 것. 현재 중국 현
지인들을 상대로 한 보험판매는 쉽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생명측은 “생명보험사의 업종 특성상 전산망의 구축, 교육체계 완성 등 인프라투자로 인해 초기 사업비가 많이 들어간다. 특히 해외시장 진출의 경우 더욱 그렇다”며 “현재 중항삼성이 적자를 내고 있지만 성장안전성 등을 고려할 때 향후 10년을 전후해서 흑자 기조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적자폭이 줄어들고 있는 만큼 중항삼성의 증자를 추진한다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중국 현지인들에 대한 보험판매도 해외영업 강화전략에 따라 박차를 가하면,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이수창 삼성생명 사장은 지난해 7월 취임사에서 “자산 100조원에 걸맞는 새로운 경영의 틀을 구축하고 회사가 글로벌 생보사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해외시장 개척에 대한 리스크 등의 장애물로 인해 삼성생명의 해외시장 공략은 당분간 여의치 않을 전망다.



#보험계약자 반격 시작됐다

생보사상장자문위원회의 ‘상장안’에 대한 시민단체의 본격적인 반격이 시작되고 있다. 참여연대, 보험소비자연맹 등 시민단체는 생명보험사 상장 문제의 이해 당사자인 보험 계약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생보상장계약자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를 결성하고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지난 8일 ‘생보상장 계약자 공동대책위원회’ 결성 및 ‘100만 계약자 참여운동’을 시작했다.

이번에 결성된 공대위는 온라인·오프라인 상에서 진행될 ‘100만 계약자 참여운동’을 통해 국내 생보사의 유배당 계약자 다수를 모집, 현재의 상장방안대로 상장규정이 마련될 경우 대규모 규탄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또 최후의 수단으로 법적 대응도 불사할 것임을 천명했다.

경실련의 권영준 교수는 “상장자문위가 상장방안 마련 과정에서 보험계약자와 단 한 차례도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문제점을 지적했고, 참여연대의 김기식 사무처장은 계약자의 권익보호 문제가 충분히 논의될 수 있는 공청회의 조속한 개최를 국회에 촉구했다. 한편, 공대위는 생보사의 기업가치증대에 유배당계약자가 기여한 몫이 10조원이상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생보사가 주식시장에 상장하기 전에 이를 돌려받기 위해 ‘100만 계약자 참여운동’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생보사의 유배당계약자는 2천여만명 정도로 알려져 있으며, 부모 등 가족이 가입한 생명보험상품이 유배당인 경우 자녀 등 누구나 대신 참여를 신청할 수 있다. 시민단체 등을 통해 신청만하면 참여가 가능한데, 생보사 상장시 주식으로 나누어 줄 경우 고액의 생보사 주식을 배당받아 로또 대박을 터트릴 수도 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