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까지 글로벌 Big5 진입을 목표로 한 현대·기아차그룹(회장 정몽구)은 해외 공장에서의 생산·판매에 주력하는 글로벌 경영에 나섰다. 현대차그룹의 2006년 경영계획은 지난해 사상최대 실적의 밑바탕이 된 수출을 유지하고 해외공장의 판매는 더욱 확대하는 한편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는 내수에서도 공격 경영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올해 내수 63만대, 수출 113만7,000대, 해외공장 92만2,000대가 판매 목표이다. 이 같은 판매실적을 토대로 41조4,0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현대차그룹은 현대차와 기아차 두 메이커를 세계 1,2위 브랜드로 성장시키기 위해 오대양육대주를 권역별로 나눠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기아차 서유럽 소형차 판매률 1위

정몽구(MK)회장의 글로벌 전략은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미국시장과 유럽시장을 석권하여 세계적 자동차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비전이다. 해외 판매를 늘리기 위해 미국 시장에서는 중·대형과 레저용 차량(RV)의 비중을 높이고 유럽 시장은 준중형 및 소형차로 공략할 방침이다.현대차와 기아차는 체코와 슬로바키아에 각각 연간 30만대 생산 규모를 갖춘 공장을 지어 현지에서 생산 판매하는 방식으로 유럽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기아차 모닝(수출명 피칸토)은 지난해 유럽에서만 10만3,000여 대가 팔렸다. 이는 모닝 전체 수출량(13만1,632대)의 78%. 수출된 모닝 5대 중 4대가 유럽에서 팔린 셈.

특히 스페인에서는 소형차 부문 판매 1위에 올라섰다.국내 자동차 업계의 유럽지역 공략이 결실을 보고 있다. 전체 자동차 수출에서도 유럽이 북미를 제치고 최대 수출시장으로 떠올랐다. 유럽인이 선호하는 경차와 디젤 차량을 앞세워 유럽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한 것이 효과를 거두었다.지난 2005년 현대차는 유럽에서 ‘켓츠’의 판매호조로 15.6%증가한 39만대가 판매됐고, 기아차는 ‘프라이드’등 신차 효과에 따라 전년 대비 53.4%증가한 33만대가 판매됐다. 시장 점유율도 현대차가 2.5%를, 기아차가 1.7%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유럽시장의 수출 비중이 확대된 것은 작은 차와 디젤 차량을 선호하는 유럽인의 기호를 정확히 파악한 결과로 풀이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기아차가 서유럽 시장에서 급신장한데는 2002년부터 유럽 주요국의 직영 판매망을 꾸준히 정비한데다 현지 상황에 맞는 유럽형 수출전략차종을 투입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가 최근 발표한 ‘2005 유럽시장 승용차 판매동향’을 분석한 결과 기아차는 유럽연합(EU) 15개국과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3개국에서의 판매대수는 23만743대로 2004년보다 39%나 늘어 2003년과 2004년에 이어 3년 연속 판매신장률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서유럽 지역 판매신장률은 기아차에 이어 스즈키(11.6%) 혼다(10.3%) BMW(9.6%) 등이 뒤를 이었다.기아차는 이같은 성공에 힘입어 중국공장(연산 13만대 규모)에 이어 두 번째 해외 생산기지인 슬로바키아의 50만평(약 166헥타르)의 부지에 총 10억 유로를 투자, 연산 30만대 규모의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공장 완공 시점은 오는 12월로 슬로바키아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차질없이 첫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모비스 등 동반 진출한 12개의 부품 협력업체들도 내년 12월 기아차 유럽공장이 차질없이 가동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기아차가 유럽공장에서 생산할 첫 차는 준중형 세단 ED(프로젝트명)가 된다. 기아차는 유럽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현지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춰 신규로 개발한 준중형 모델로 1400∼2000cc급의 엔진을 탑재할 계획이다.또한 올해 1분기에 신형 ‘베르나’의 디젤 모델을 유럽시장에 선보이는 것을 비롯해 ‘싼타페’ ‘쏘나타’ 등의 디젤 모델도 잇달아 내놓을 계획이다.

자동차 산업 ‘벨트화’ 추진

MK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유럽시장 진출에 성공한데 이어 체코,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 3국을 묶는 ‘자동차 산업 벨트’를 추진하고 있다.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체코와 슬로바키아에서 자동차를 생산하면서 헝가리에 위치한 한국타이어 등 인근에 위치한 한국 부품업체들로부터 공급된 부품들을 일괄적으로 납품받아 조립하여 완성차를 만들어낸다는 것. 한마디로 유럽 3국을 자동차산업벨트로 묶어 유럽시장을 장악하겠다는 현대차 MK의 야심찬 계획인 것. 이 같은 MK구상은 가상 시나리오가 아니다. 오는 2008년이면 현실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기아차가 슬로바키아에 생산 공장을 설립하면서 현대모비스 등 부품업체 10여개사가 동반 진출했다.

부품업체와 함께 슬로바키아에 진출한 기아차를 기본 토대로 하여 현대차는 동유럽 체코에, 한국타이어가 헝가리에 각각 생산 공장을 지어 하나의 자동차 산업벨트를 구성하게 된다.MK는 “EU시장은 단일 시장화가 되어있다. EU지역이 아닌 국가에서 자동차를 생산해 수출해서는 메이저자동차들과 경쟁할 수 없다. EU가 자동차에 대해 10% 수입관세를 부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유럽에 생산거점을 마련하기 위해 유럽에 직접 진출하게 된 것이다”라고 말한다.MK는 유럽의 자동차산업 벨트 못지않게 인도의 자동차 산업에 관심이 많다. 지난해와 올해 첫 해외출장지를 인도로 정할 만큼 인도를 블루오션 지역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메이저 자동차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는 반면에 인도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기 때문.

또한 인도 공장은 인도 내수뿐 아니라 유럽과 중동, 중남미 수출의 전진기지 역할까지 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곳 공장에서 생산한 자동차를 유럽을 비롯한 세계 60개국에 수출하고 있다.MK는 “중국과 함께 새로운 신흥 거대시장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인도 자동차시장의 빠른 성장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연산 60만대로 생산규모를 늘려 인도 내수시장 공략은 물론 유럽 및 중남미, 중동 등으로의 수출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이를 위해 현대차는 현재 28만대 생산 능력의 인도 제1공장을 올해 안에 30만대 생산규모로 증설하고, 인근에 30만대 생산규모의 제2공장 건설공사를 시작해 내년 10월에 완공할 계획이다.또한 기아차도 인도 타밀 나두 남부지방에 연간 생산능력 20~30만대 규모의 자동차 공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브랜드 가치 제고에 ‘총력’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기업답게 스포츠마케팅 등 브랜드 경영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여나가고 있다. 현대차는 월드컵 등 세계적인 스포츠 대회에 정식 후원사로 활동하며 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무형의 경쟁력을 키워나가 이제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라는 이미지를 구축했다. 지난해 12월 10일 독일월드컵 조추첨이 열린 라이프치히 시내에선 ‘HYUNDAI’라는 상표로 뒤덮인 대형 버스와 승용차가 끊임없이 눈에 띄었다. 현대자동차가 2006 독일 월드컵 공식 후원사이기 때문. 국내 기업으로서는 유일하게 월드컵 공식 후원사로 등록된 현대자동차는 월드컵 기간 중 모든 행사, 경기, 의전 및 선수단 차량의 공급을 맡고 있다.

현대자동차 유럽본부의 마케팅팀 조래수 부장은 “2002 한일 월드컵과 유로2004 또 2005년 컨페더레이션스컵을 공식 후원하면서 현대차의 브랜드 이미지와 위상이 크게 올랐다”고 평가했다.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에 9개 법인이 진출한 기아차는 실시간으로 애프터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기존 5개국에서 10개국으로 확대 적용했다. 또 유럽에서 활약하는 축구선수 박지성 이영표 설기현 차두리를 홍보대사로 임명했다.

또한 기아차는 지난달 16일 세계 4대 그랜드슬램 대회 중 하나인 ‘2006 호주오픈테니스대회’ 개막에 맞춰 대대적인 테니스 마케팅을 펼쳤다. 기아차는 경기장 곳곳에 대형 기아차 로고 광고판을 설치하고 경기장 주변에 ‘쏘렌토’와 ‘프라이드’ 등을 전시했고, ‘그랜드카니발’ 150대를 선수 및 대회 운영차량으로 제공했다. 기아차는 호주에서 2년 연속 판매 신장률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3만대, 2010년에는 모두 5만대의 차를 판매, 2010년 현대차와 함께 호주 수입차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와 기아차 등 두 개 브랜드를 통해 월드컵 등 각종 스포츠대회를 후원하면서 막대한 홍보효과를 누리고 있다.


# 정몽구 회장 ‘돈방석’, 얼마나 벌었나?배당금 318억원…그룹총수 중 1위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이 12월 결산 상장계열사로부터 기말 배당금으로 최소 318억원을 받아 10대 그룹 총수 가운데 3년연속 1위를 기록할 전망이다. 정 회장은 현대차(배당금 주당 1,250원)와 현대모비스(1,500원)로부터 244억원, 현대하이스코(200원)와 글로비스(150원)로부터는 32억원의 배당금을 받는다. 여기에 INI스틸이 작년 수준의 배당금을 유지할 경우 42억원을 받아 모두 318억원대에 이른다는 것. 전년대비 순이익이 117.26%나 급증한 INI스틸이 작년의 배당성향을 유지하면 정 회장의 배당소득은 총 350억원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은 146억원의 배당금을 받는다. 작년 중반 삼성전자로부터 14억원의 중간배당금을 받아 연간 배당금은 157억원 가량이 된다. GS그룹의 허창수 회장과 현대중공업 일대 주주인 정몽준 의원은 각각 141억원과 123억원의 배당금을 받게 된다. 이밖에 LG그룹의 구본무 회장(89억원 예상),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64억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27억원), 최태원 SK그룹 회장(24억원)등이 배당금 순위를 지키고 있다.재벌 2세로 경영권 승계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는 53억원을, 정의선 기아차 사장은 35억원의 기말 배당금을 받게 된다.

LG그룹 구본무 회장의 양자로 입적된 구광모는 27억원의 배당금을 받을 전망이다. 신세계 정용진 부사장과 한국타이어 조현식 부사장은 나란히 22억원대의 배당금을 받는다. 현대백화점 정지선 부회장은 현대백화점이 작년과 같은 배당을 할 경우 현대백화점H&S(주당 400원) 배당금을 합쳐 21억원을 받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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