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를 위한 2단계 트래블케어

‘지금 여행이 절실하다’는 생각이 문득 뇌리를 스쳤다면, 우리가 온전하지 못한 현실을 자각한 타이밍이 아닐까. 남들 다 가는 여름휴가가 아닌, 나를 위한 케어가 필요한 순간이라면 휙 떠날 수 있는 곳으로 발리는 부족함이 없다. 족자카르타 역시 신비로운 기운으로 조금 더 세심한 트래블케어를 마무리 할 수 있는 보기 드문 성지이다. 

커피갤러리 
잠시라도 일을 해야 하는 이를 위한 공간

떠나왔지만 두고 온 일에서 완전히 해방되기는 어려운 우리. 배낭 안에 든 노트북이 그 안타까운 현실을 증명한다. 한국에 돌아가서 쌓여 있을 일을 걱정하느니 잠시만이라도 노트북을 열고 인터넷 세상 속에 들어가는 것이 마음 편하지 않을까. 그럴 때 찾아가면 좋은 코워킹 스페이스가 있다. 디지털노마드들을 위해 만들어진 공간, 게다가 한국음식도 맛볼 수 있고 한국인의 따스한 인정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비교적 관광객이 적은 사누르 지역에 자리한 커피갤러리의 첫 느낌은 이름 그대로 갤러리를 연상시킨다. 널찍한 공간 안에 고급스러운 원목 가구와 천장 가득히 길게 늘어뜨린 조명들이 시원하면서도 따스한 느낌을 만들어 낸다. 발리에서 가장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인터넷 속도는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보다 쾌적한 업무를 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마치 한국에서 인터넷을 사용하는 느낌은 발리 어디에서도 경험하기 어려운 감사함. 인도네시아의 고급 원두로 내리는 드립커피를 비롯해 주인장이 신선한 과일을 이용하여 직접 개발한 여러 가지 음료들이 더위 역시 깔끔하게 가져간다. 김치나시고랭, 삼겹살 정식 등 한국적인 맛이 포함된 음식들부터 간단한 스낵들까지, 다양한 메뉴와 함께 보다 느긋한 업무 시간을 이어가도 좋은 곳이다.

발리에서 듣는
한여름 밤의 장사익 노랫소리
 

지난 7월 혜초여행사가 손님들과 함께 마련한 특별한 자리가 발리에서 진행됐다. 국내 최고의 소리꾼으로 꼽히는 장사익 선생이 발리의 밤하늘에 아름다운 노랫소리를 수놓으며 감동스러운 무대를 만든 것. 발리의 한 호텔 야외극장 무대에 선 장사익 선생은 무대 마지막 즈음 발리에서의 공연에 대한 작은 고백을 털어놓았다. 선생은 발리 여행을 떠나오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무대에 설 수 있을지 의심스러울 만큼 건강이 좋지 않았는데, 발리 여행을 하며 빠르게 몸 상태가 좋아져 무대에서 마지막 곡까지 노래할 수 있었다고 얘기했다. 이 모든 것이 발리의 신들이 지켜준 탓이자 함께 온 손님들의 감사함 때문이라며 눈가를 붉히던 모습을 바라보며 발리는 그렇게 우리를 지켜준다던 누군가의 한마디가 마음 깊이 와 닿아 있었다. 

홀리 액티비티 메라피 투어 

족자카르타 시내에서 전망을 감상하면 이 도시가 몇몇 산들로 둘러싸여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중 유독 수려한 외모를 보여주는 가장 키 큰 산이 바로 메라피 화산이다. 여전히 활동 중인 활화산으로, 잠재된 약간의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족자카르타 사람들은 메라피를 굉장히 신성시한다. 무슬림이 주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족자카르타이지만 그러한 믿음을 갖고 있는 건 그 땅에 역사가 시작된 이후부터 자연스럽게 이어져 온 문화이자 관습일 것이다. 현지 가이드는 족자카르타에서 가장 사랑하는 여행지로 주저 없이 메라피를 꼽았다. 마음을 다스릴 일이 있을 때는 산에 올라 전망 좋은 곳에서 풍경을 바라본다고 한다. 

메라피를 즐기는 방법은 전망을 감상하는 것 외에도 다양하다. 아침 해가 뜨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트레킹 프로그램, 전 세계의 랜드마크들을 미니어처로 만나볼 수 있는 메라피 파크, 지프를 타고 메라피 화산 주변을 둘러보는 지프 투어 등이 있다. 그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고 액티브하게 즐길 수 있는 투어는 단연 지프 투어다. 지프를 타고 거친 산길을 따라 메라피 화산 속으로 들어가 조금 더 가깝게 메라피의 장엄한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이 투어는 덜컹거리는 차를 타면서 신나게 환호성을 지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다양한 색으로 도색된 빈티지 지프에 서기도 하고 보닛 위에 올라타기도 하며 연출하는 사진은 꽤나 멋스럽게 남는다. 메라피 화산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전망대에 올라서 메리피를 배경으로 남기는 사진은 경이롭고 이색적인 풍광이 될 것이다. 이 투어들은 인도네시아 정부의 허가 하에 매일 화산의 상태를 확인하며 진행되고 있으니 걱정할 건 없다. 치가 내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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