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철 편집국장
홍준철 편집국장

차기대권 후보와 여야 정당 지지율이 요동치고 있다. 여야 대권후보 경쟁은 이낙연과 이재명 두 인사 간 1, 2위를 두고 앞서거니 뒤서거니하고 있다. 그나마 범보수.야권 후보중 3등을 달리던 윤석열 검찰총장은 여론조사기관에 공식적으로 대선후보 명단에서 빼달라고 하면서 가뜩이나 인물난에 처한 보수진영은 더 ‘인물부재론’에 빠졌다. 

여야 정당 지지율 역시 상대방의 자책골이나 실책에 따라 지지율이 오락가락하고 있다. 여당이 잘하면 여당 지지율이 오르고 야당이 잘하면 야당 지지율이 올라야 하는데 둘 다 못하고 있으니, 여당이 못하면 반사이익으로 야당 지지율이 오르고 여당이 코너에 몰리자 코로나 재확산으로 대국민 공포심이 높아지면서 집권여당에 대한 지지율이 다시 오르고를 반복하고 있다.  

무엇보다 여당발 부동산 정책, 세금폭탄, 경제 상황이 심각해 국민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지만 여전히 ‘미래통합당은 더 싫다'는게 국민 대다수의 시각으로 보인다. 이유는 자명하다. 집권여당을 대체할 대안정당으로 국민들이 보지 않기 때문이다.  

견제 받지 않는 절대 권력은 부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역사가 증명한다. 그런데 통합당은 인물이나 정책 경쟁면에서 전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과거 10년 집권 여당이었다는 사실을 무색하게 할 정도다. 윤 총장을 빼고 현재 범보수·야권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을 보면 대선후보 지지율 5%를 못 넘기고 있다. 홍준표, 안철수, 오세훈, 원희룡, 유승민, 황교안, 김무성 등 그야말로 도토리 키재기 후보군이다.  

오죽하면 아무것도 안 하고 정중동 행보를 보이던 홍정욱 전 한나라당 의원이 최근 페이스북에 “그간 즐거웠다”고 뜬금없는 한마디를 하자 ‘차기 대선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 ‘서울시장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등 ‘정계복귀론’이 나올 정도다. 

다른 범보수 후보들은 현 정권과 ‘각’을 세우고 심지어 김종인 비대위원장에게 쓴소리를 해도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하는데 이건 ‘기침’ 한 번으로 범보수.야권 진영의 유력 인사로 부상할 정도니 통합당내 인물난이 어느 정도로 심각한지를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  

그런데 정말 인물이 없을까. 김종인 위원장마저 대권 도전설, 차기총리설이 나오는 마당에 굳이 50대·경제인 출신 제2의 마크롱 찾기로 인물을 한정할 필요가 있을까. 현재는 정중동의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지난 총선에서 야권의 러브콜을 받았던 인사가 있다. 바로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한반도 평화만들기 이사장이다.

홍 회장은 고 홍진기 중앙일보 초대회장의 장남이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전 리움관장의 남동생이기도 하다. 고 홍진기 회장의 첫째이자 장녀인 홍라희 전 관장이 홍석현 회장보다 4살 위다. 홍 회장은 중도세력은 물론 수도권 내 보수그룹 그리고 호남의 진보권까지 일정 부분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평을 받았다.

여권 성향의 야당 인사들이 주축이 돼 홍 회장에게 러브콜을 보낸 배경은 그가 노무현·문재인 정부와 연관된 인물이기 때문이다. 주미대사로 임명한 노 전 대통령은 차기 UN사무총장으로 낙점했지만 예기치 못한 삼성X파일 사건이 터지면서 반 전 유엔사무청장이 대신 그 자리로 가게 됐다. 또한 문재인 정부 초기에 홍 회장은 대통령을 대신해 대미 특사로 임명돼 현 정권과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강점이다.

나이가 많다는 사실이 흠이라면 흠이다. 현재 나이 72세다. 2년 후에는 74세다. 하지만 나이를 제외한 중도합리적 성향의 범여권 인사로 한반도 문제에 관심이 높고 CEO 이미지에 제3의 길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물이 넘치는 여당보다는 야당에서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굳이 홍 회장이 아니더라도 통합당이 제대로 된 야당 역할을 하고 대안 정당으로 인정을 받기 위해선 ‘천하의 인재’를 영입하는 게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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