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아트센터 화이트블럭 기획전 ‘바람이 지나가는 길’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아트센터 화이트 블록이 주관·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하는 김건일 개인전 ‘바람이 지나가는 길’이 지난 9월5일부터 오는 10월11일까지 헤이리 마을에 위치한 아트센터 화이트 블럭에서 개최한다.

아트센터 화이트 블럭은 지난 2009년부터 2018년동안 파주 헤이리 마을에서 국내 작가 16명에게 작업실을 지원했다. 2018년 이후부터는 천안에 위치한 화이트블럭 천안 창작촌을 개관해 작가의 작업 공간을 마련했다. 더불어 작업공간에서 지속적으로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개인전을 통해 작가의 기량을 선보이는 기회를 제공했다.

2019년 한재석 작가에 이어 2017부터 2018년 4기 입주작가로 활동한 김건일 작가의 ‘바람이 지나가는 길’전은 팬데믹상황에서 움츠려든 예술 본능을 깨우고 내면에 귀를 기울이는 예술 창작의 본질을   전할 예정이다.

작가는 지난 2010년부터 유화로 숲을 채워서 표현한 방법과는 달리 비움을 강조하는 ‘여백’을 드러내기 위해 바람으로 휜 나뭇가지와 흐르는 물길을 강조했다.

김 작가는 “스스로 몇 년 전부터 작품에 여유를 두기 시작했다. 단박에 그리기보다는 시차를 두고 호흡을 고르며 세상과 작품을 대했다.  쫓기듯 열심히 그리는 것보다 작품을 통해 ‘자유’를 경험하는 게 궁극적으로 더 중요한 가치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작품의 내거티브를 어떻게 전개할지에 고심하던 습관은 잠시 미뤄뒀다. 결과물에 집착하는 대신, 작업 과정의 즐거움과 창작자로서의 ‘진심’을 되찾고 싶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또한 김 작가는 “바람은 때로는 따스하게, 때로는 차갑게 다가와 매번 나의 다른 감각을 일깨운다. 최근 보이지 않는 대상을 감각할 때 느끼는 자극에 주목한다. 자유로운 바람이 일으키는 마음의 동향에 집중해 보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완벽하게 채우고 마감한 숲 그림보다, 여백이 있고 재료의 흔적이 남아 있는 자연스러운 숲의 풍경을 눈여겨봐 줬으면한다”고 전했다.

전시공간에서 주목할 한 점은 작가의 회화가 설치되어 있는 공간에 숲을 연상시키는 특별한 향으로 채워질 예정이다. 허브와 테라피를 연구하는 ‘모호한곳(Moho Space)’에서 작가의 작품을 떠올리며 여덟가지 향을 개발했다. 전시에서는  작가가 바람을 느끼며 그린 작품을 그대로 옮긴 캔버스를 통한 시각적 만족감과 숲을 상상하며 재현한 향을 통한 후각적 만족감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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