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덕수
장덕수

“야권 혁신 플랫폼은, 이대로는 야권의 장래도, 대한민국의 장래도 없다는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이다”(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일부 의원들이 안철수 이야기에 대해 동조하는지 안 하는지는 관심이 없다”(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최근 야권의 '신당' 논란을 보면 이 사람들이 정말 김칫국을 마셔도 아주 지독한 김칫국을 마시고 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2021년 서울. 부산시장,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21대 4.15총선처럼 대패를 당해야 정신을 차릴까" "국민들이 21년도와 22년도에 아예 씨를 말려버려야 몇 년 후에 새로운 희망을 품을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저런 생각으로 착찹하다.

지난 4.15총선 참패 원인은 워낙 많아서 일일이 거론하기조차 귀찮지만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막장 공천'이다. 코로나19, 황교안, 막말, 박근혜, 친박, 한선교 등 많은 요인들이 있었지만 정리하면 결국 공천이 문제였다. 경쟁력 없는 후보들의 공천, 즉 후보의 자질 문제도 심각했지만 황교안 측근들의 무리한 공천과 계파별 나눠 먹기식 공천, 한선교의 과대망상 등 공천 파동, 폭망 공천이 총선 대패의 핵심 원인이었다.

새로운 정치를 열겠다고 자유한국당과 새보수당, 전진당, 보수시민단체 530개가 모여 만든 미래통합당은 공천과정에서 미래도, 통합도, 새 정치도 보여주지 못한 채 국민들에게 엄청난 실망만 안겨줬다.  바보 같은 후보라도, 공천과정이 매끄럽고 감명을 줬다면, 대안세력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공천과정을 걸었다면 적어도 범여권에게 190석을 넘겨주지는 않았을 것이다.

당시 유권자들은 문재인 정부의 폭거와 조국사태, 위성정당 창당 등으로 반 여권 정서가 팽배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범여권의 승리를 예측하는 결과가 많았지만 이 정도까지 예측한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최대와 최악의 경우의 수를 적용한 결과에서만 여권 최대 180석, 야권 100석이란 수치가 나왔을 뿐이다. 

그러나 여권의 실수로 인한 반사이익도 챙기지 못할 정도로 참패, 폭망한 것은 단결만이 살길이라고 뭉쳤던 미래통합당이 역대 선거에서 나타난 공천 파열 모두를 합친 것보다 더한, 최악의 공천 끝판왕임을 확인시켰기 때문이다. 지금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재야우파들이 4.15총선의 악몽을 재현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주연급들만 교체됐다고 봐야 하나. 4.15총선폭망극의 주연이 황교안 전 대표였다면 지금은 김종일 비대위원장이 당당히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일찍부터 중도. 보수 통합을 주장해 온 박형준 혁신통합추진위원장 역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맡았고 자칭타칭 킹 메이커를 꿈꾸는 몇몇 중진 정치인들은 큰아버지가 맡긴 황금시계를 자기 것으로 착각해 한 몫 잡으려고 했던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 역을 차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또 몇몇 정치인들은 정작 국민은 관심조차 없는데 실세들 이름을 거론하며 '밀어주기로 했다'고 (개)뻥치고 다니기에 바쁘다.

우파NGO 원로들은 그때나 지금이나 개평을 뜯거나 은근슬쩍 젓가락 한쪽이라도 올려보려고 어슬렁 거리며 침 흘리고 있고 그것도 권력이라고 그들을 쫓는 인사들은 무슨 파, 무슨 라인 하며 아군. 적군도 구분 못하고 (개)짖고 싸우고 할퀴고 난리도 아니다. '뜨거운 감자'라는 말이 있다. 아깝다고 뜨거운 감자를 계속 물고 있으면 입 속의 화상 물론 이빨마저 몽땅 빠질 수가 있다. 4.15 총선의 악몽을 기억하라. 지금 국민의힘과 김종인 위원장은 폭망의 늪을ㅈ 향해 한 발 한 발 다가가고 있다. 이번은 일시적 코마(혼수상태) 상태로 끝나진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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