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9대선이 1년3개월 남은 현재 차기 대권 경쟁 구도는 3인으로 압축된다. 1위 자리를 놓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그리고 윤석열 검찰총장이 주인공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현재 1, 2, 3위를 달리는 이들은 당내 주류인 친문으로 인해 대권 레이스에서 완주할 수 있을지부터 완주한다 해도 대권을 최종적으로 거머쥘지 안갯속인 상황이다. 이낙연 대표의 경우 친문 등에 올라타 줄곧 1위 자리를 지키다가 이재명·윤석열 두 대권주자에게 역전당하고 있다.

이 대표의 한계는 친문 울타리 안에서 대권주자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이다. 친문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과 함께 움직인다는 점이 한계다. 문 대통령은 40%대 지지율 붕괴되기 시작했고 본인은 20%대 박스권에서 정체된 모습이다. 중도 외연 확장을 하자니 친문과 등져야 하고 친문에게 러브콜을 보내면 중도층이 움직이지 않는다.

비문인 이재명 지사는 이 대표보다는 사정이 낫다. 성남시장부터 시작해 경기도지사를 거치면서 과감한 일처리와 거침없는 발언으로 10%대 콘크리트 지지층을 얻었다. 여기에다 영남 출신으로 보수진영 지지까지 더해 이낙연 지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문제는 역시 친문의 지지여부다. 당내 경선을 거쳐야 하는 만큼 친문 지지를 얻지 못할 경우 본선 무대에 서지도 못할 수 있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친문에 러브콜을 보낼 수도 없다. 콘크리트 지지층인 집토끼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당내 주류인 친문으로 인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그나마 친문이 분열해 한쪽이 자신에게 넘어오는 것을 기대하는데 난망한 게 현실이다.

최근 추미애 장관과 검찰개혁을 두고 일합을 겨루고 있는 윤석열 총장 역시 친문색깔이 독이 되고 있다. 현재로선 국민의 힘 등 야권 주자로 분류돼 보수층과 무당층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지만 정치는 세 싸움이라는 점에서 출마 여부를 떠나 끝까지 대권 레이스를 완주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윤 총장이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으로 임명된 배경에는 박근혜 정부 초기 국정원 댓글사건에서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다. 당시 야당인 민주당은 환호성을 보냈다. 이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사건을 수사하면서 확실하게 민주당 성향 인사로 낙인 찍히게 됐다. 결국 윤 총장은 문 정부의 검찰총장 직에 오를 수 있었다.

그런 윤 총장이 현재 여권 후보가 아닌 야권 후보로 1위를 달리고 있는 상황이니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윤 총장을 국민의힘이 러브콜을 보내자니 전통 보수층에서 반발이 예상되고 모르는 척하자니 보수 분열이 예고돼 계륵과도 같은 존재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것은 당내 경선에 편입해 낙마시키든가 중도하차가 답인데 키는 윤 총장이 쥐고 있다는 점이 골칫거리다.

윤석열 총장은 반문과 친문 진영으로부터 미운털이 박힌 상황에서 충청도와 중도층만을 믿고 차기 대권에 나서기는 어려운 현실이다. 앞서 언급했듯 정치는 세싸움인데 ‘바람표’인 무당층과 중도층을 믿고 가기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이낙연, 이재명, 윤석열 3인이 돌아가면서 1위를 하는 이유다.

문 대통령을 ‘묻지마식’ 지지하는 40%대의 친문 지지층이 붕괴되지 않는 이상 3인의 운명은 ‘바람앞의 촛불’과 같다. 과연 누가 먼저 친문 그늘에서 벗어나 대권을 거머쥘지 알 수 있는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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