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윤사랑 기자] 202239일 치러지는 차기 대선이 13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사실상 차기 대권 경쟁구도는 2021년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하루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변화무쌍한 정치판에서 1년은 긴 시간이다.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지 예측불허다. 차기 대선 구도도 현재 나타나고 있는 경쟁 구도로 치러질 것인지 새로운 변수가 나타날 것인지 명확하게 앞을 내다보기는 어렵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간 양강 구도 속에 외부 요인인 윤석열 검찰총장이 위협을 가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 흐름을 통해 차기 대선 구도의 향배와 변수를 예측해봤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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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이재명모두 윤석열변수에 흔들, 본선 경쟁력확보가 관건
- 3의 후보 출현, 4월 재보궐선거 결과, 대권 구도 흔들 핵심 변수

2021년 한해 동안 펼쳐질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경쟁구도는 외부 변수와 내부 변수가 복잡하게 얽혀 전개될 전망이다. 외부 변수에도 얼마나 흔들림 없는 경쟁력을 보이느냐는 민주당 내 경쟁 구도에서 유리한 구도를 점할 수 있게 만들어 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윤석열 변수를 만나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주자는 이낙연 대표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낙연 대표는 민주당이 압도적 승리를 거둔 지난 4.15 총선 직후 40%를 넘나들며 막강한 대세론을 자랑했었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420일부터 24일까지 진행한 ‘4월 여야 차기 대선주자 선도호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1.9%포인트)에서 이낙연 대표는 40.2%1위를 기록했고, 2위인 이재명 지사는 14.4%였다. 두 사람은 무려 25.8%포인트 지지율 차이를 보였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등 다른 주자들은 한자릿수의 저조한 지지율을 나타냈다.

윤석열 상승으로 이낙연 가장 큰 타격, 본선 경쟁력에 흠집

그러나 지난 7월 이재명 지사가 대법원에서 친형 강제입원과 관련한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해 무죄 취지의 판결을 받은 이후 상승세를 타자 이낙연 대표의 대세론은 꺾였고,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선주자로 떠오르자 또 한번의 위기를 맞았다. 여론조사기관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이낙연 대표가 이 지사와 윤 총장 모두에게 밀리고 있는 흐름은 뚜렷하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1~24일 실시한 대선주자 관련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포인트)에서 윤석열 총장은 전월보다 4.1%포인트 상승한 23.9%1위를 차지했다. 뒤이어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각각 2.4%포인트와 1.2%포인트 하락하면서 18.2%를 얻어 동반 2위를 기록했다.

알앤써치가 데일리안 의뢰로 지난 27~29일 실시한 12월 다섯째 주 정례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에서는 1위 윤석열 23.5%, 2위 이재명 21.2%, 3위 이낙연 19.3%로 집계됐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26일 진행한 12월 차기 대통령 후보 적합도 조사(표본오차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는 이재명 지사가 11월 조사보다 2.5%포인트 상승한 23.4%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이낙연 대표는 4.3%포인트 하락한 16.8%를 얻어 2, 윤석열 총장은 3.9%포인트 상승한 15.0%를 얻어 3위를 기록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추미애-윤석열 사태’ ‘부동산 정책 후폭풍’ ‘코로나19 재확산 사태여당 발악재가 계속되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하락하자 이 대표의 지지율도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또 이 대표가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주지 못한 것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 대표 측에서는 지지율이 흔들리자 8월말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가 당 대표로 선출되면 지지율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었다. 이 대표와 가까운 민주당 한 의원은 전당대회 이후 당 대표 역할을 맡게 되고, 당 대표로서 정부 정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면 지지율이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그러나 이 같은 기대는 이뤄지지 못했고, 이 대표의 지지율은 아직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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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본선 경쟁력으로 경선 승부 시도할 듯

이재명 지사도 윤석열이라는 변수를 만나 존재감이 떨어지고 지지율도 큰 상승세를 타지는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1위를 기록하며 본선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 지사는 외연확장 가능성도 보이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12월 차기 대통령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이 지사는 진보층 뿐만 아니라 중도층에서도 강세를 보였다. 정치 이념성향별로 진보층에서는 이재명 35.0%, 이낙연 26.2%, 윤석열 5.2%, 중도층에서는 이재명 25.9%, 이낙연 16.2%, 윤석열 17.0%로 집계됐다.

같은 조사에서 이 지사는 60대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이 대표보다 우위를 보였다. 연령별로 18~29세 이재명 17.4% 이낙연 7.4% 윤석열 7.7%, 30대 이재명 31.8% 이낙연 20.1% 윤석열 7.2%, 40대 이재명 35.6%, 이낙연 23.4% 윤석열 12.9%, 50대 이재명 26.6% 이낙연 17.3% 윤석열 17.9%, 60세 이상 이재명 12.0% 이낙연 16.0% 윤석열 23.4%로 나타났다.

또 이 지사는 광주·전라 지역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이 대표를 앞섰다. 지역별로 서울 이재명 19.3% 이낙연 15.8% 윤석열 13.7%, 인천·경기 이재명 28.2% 이낙연 17.2% 윤석열 12.3%, 대전·세종·충청 이재명 20.4% 이낙연 15.5% 윤석열 11.8%, 광주·전라 이재명 30.3% 이낙연 38.9% 윤석열 1.4%, 대구·경북 이재명 19.2% 이낙연 8.5% 윤석열 29.0%, 부산·울산·경남 이재명 18.1% 이낙연 9.9% 윤석열 24.2%, 강원·제주 이재명 26.6% 이낙연 13.7% 윤석열 14.8%였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 같은 상황은 민주당 경선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경선을 통과해 본선에 진출하려면 최대 주주인 친문의 낙점을 받아야 한다. 친문은 지금까지 지난 2017년 대선 경선과 2018년 경기도지사 경선에서 척을 진 이재명 지사보다는 이낙연 대표에게 힘을 실어줘왔다. 친문은 이낙연 대표를 8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이 대표와 이 지사 모두 친문 적자가 아닌 비문 주자라는 점에서 아직 친문은 이 대표를 차기 대선주자로 낙점했다고 보기 어렵다.

결국 친문의 마음을 흔드는 요인은 문재인 대통령의 퇴임 후 안전 보장 문제와 함께 본선 경쟁력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강경 친문 그룹은 이재명 지사를 끝까지 비토하겠지만 본선 경쟁력을 우선시하는 친문은 이 지사에게 힘을 실어줄 수도 있다.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더 낮아지게 되고 민주당이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친문도 대선에서 이겨야 하는 상황인데 민주당 대선후보가 친문 적자냐 아니냐를 따질 상황이 아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친문 3의 후보출현이 가장 큰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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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낙연 대표가 계속 지지율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친문은 이 대표도 이재명 지사도 아닌 다른 제3의 후보를 선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제3의 후보로는 정세균 총리, 이광재 의원,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친문인 홍영표 의원은 최근 CBS라디오에 출연해 2, 3, 4의 후보들이 등장해서 또 경쟁을 할 수도 있다과거의 대선을 보더라도 새로운 인물, 또 새로운 비전과 세력을 갖고 등장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지 않느냐고 강조했다. 이어 그거는 누구 한두 사람이 그런 상황을 만든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고, 어떤 계기나 상황이 만들어지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한 의원은 3의 후보가 나올 여지가 많이 있다3의 후보는 당내 기반이 막강한 정세균 총리가 유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결국 민주당 대선 경선 경쟁구도의 향배는 내년 4월 재보궐 선거 결과가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4월 재보선에서 민주당이 패배한다면 공천 작업을 진두지휘한 이낙연 대표는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고 반대로 승리한다면 이 대표는 다시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있다. 이 대표의 위기는 이재명 지사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배종호 세한대 교수는 가장 큰 변수는 서울시장 선거 결과가 될 것으로 보인다민주당이 패배하면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이낙연 대표는 치명상을 입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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