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난 김태랑 전 국회 사무총장 아직도 구설수

김태랑 전 국회사무총장 시절 의욕적으로 추진한 국회방송 이전 사업관련 평가위원 선정 및 방송 장비 구입에 정치권 일각에서 의혹이 일고 있다. 국회사무처는 국회방송 이전을 위한 TF팀을 지난해 8월 구성해 올해 3월 내부 평가위원 2명과 외부 평가위원 5명을 선정했다. 이 과정에 특정 방송사 출신이 5명이나 차지해 구설수에 올랐다. 또한 국회방송이 케이블 방송사임에도 지상파 수준의 고가의 방송장비를 구입해 물의를 빚고 있다. 일각에서는 ‘장비 사용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냉소적인 반응과 함께 ‘끼리끼리 해 먹는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국회방송 이전 사업을 둘러싼 논란을 알아봤다.

김태랑 전 사무총장의 주관으로 추진한 ‘국회방송시설 이설 및 HD방송제작 스튜디어 구축’사업은 총 사업비 54억원이 들어간 사업이다. 방송 이전 사업을 위해 국회는 내부 직원 10명을 ‘국회방송 TF팀’을 꾸렸다.

이 사업의 총괄은 허성용 전 방송기획관이 담당했고 허 기획관은 김 전 사무총장이 임명한 인사다. 국회 TF팀은 지난 3월 6일 26명의 방송 전문가 풀을 구성해 외부 직원 5명을 무기명 투표로 선정했다.

선정된 기술평가위원회 위원장은 허성용 전 방송기획관을 필두로 김양건 기획편성담당관이 내부직원 몫으로 외부위원으로는 이상복 공주영상대 TV 편집제작과 교수, 김우식 인덕대학 TV 방송과 교수, 최용균 KBS 특수영상 제작실장, 이계성 YTN 인프라 팀장, 황래선 KBS 영상총감독이 맡았다.


구 정권 청와대 출신 국회방송 사업 책임자 ‘돌연’ 사의

이에 국회 일각에서는 평가위원 선정 당시 특정 지상파 방송 출신이 7명중 5명을 차지해 의혹을 제기했다. KBS 출신으로 허 위원장을 비롯해 이상복, 김우식, 최용균, 황래선 위원이 전현직 KBS 출신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국회 사무처 감독위원회인 국회 운영위 일각에서는 ‘

특정 방송사 출신 인사들이 해 먹는다’는 등 불만이 표출됐다. 아울러 26명의 평가위원회 풀에 있었던 장모 전 CBS 기술위원이 10배수(외부 5*2)에 포함됐지만 전화 연락이 안 돼 최종 기술평가위원회에서 제외된 점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일었다.

탈락한 이후 장모씨는 국회 중계방송 제작 과장 계약직 직원으로 채용돼 ‘탈락’ 배경에 모종의 ‘딜’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추가 의혹도 나왔다. 장모 과장은 평가위원 풀에 참석한 이종구 기술관과 CBS에서 함께 근무했고 허 전 위원장과는 KBS에서 함께 근무한 경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허 전 위원장은 국민의 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 출신으로 지난 13일 갑작스럽게 방송기획관 자리를 그만둬 그 배경에 의구심이 일었다. 국회측에서는 “정년퇴직이나 명예퇴직이 아닌 자발적 퇴직”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와 관련 이종구 기술관은 본지와 통화에서 “평가위원 선정당시 입찰 업체에 MBC 미디어텍, SBS 뉴스텍, SBS 아트텍이 참석해 MBC.SBS 전현직 출신들을 배제할 수 밖에 없었다”며 “교수 출신중에서도 KBS 출신이 있고 SBS 출신도 KBS 전직 직원이 많아 평가위 구성이 광범위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한 장모씨 국회방송에 들어온 것과 관련 이 기술관은 “방송 계약직 공모에 참여해 들어왔다”며 “특히 같은 CBS 출신이긴 하지만 퇴사한 이후 장씨가 입사해 잘 모르다”고 답변했다.


고가방송장비 구매 ‘과대 계상’ 리베이트 의혹

한편 입찰을 따낸 쌍용정보통신에서 제안한 고가 방송장비 구입관련 구설수도 국회내에서 제기됐다. 국회방송이 케이블 방송임에도 지상파 수준의 고가 방송장비를 들여왔고 그 마저 과대 계상해 ‘리베이트’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방송 장비 구매로는 총 사업비 54억중 25억원이 소요됐다.

이 기술관은 “방송장비 선정은 쌍용정보통신에서 제안한 것을 그대로 구입한 것으로 국회 사무처와 무관하다”며 “과대 계상은 있을 수 없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본지가 방송장비 구매 내역서를 요청하자 ‘기밀 사안’이라고 제출을 거부해 석연치 않은 구석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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