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강구도, 친이-친박 선거막판 돌발변수

김기성 · 박병구 · 이종필 · 정병인 · 하태종

김귀환씨의 사퇴로 공석이 된 서울시의회 후반기 의장을 뽑는 한나라당 경선이 이달 25일 열릴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의회 전체 106석 가운데 한나라당이 99석을(김귀환 전의장, 의원직도 사퇴) 차지하다보니 한나라당 후보 경선이 사실상 의장 선거나 마찬가지 셈이다. 지금까지 출마의사를 밝힌 예상 후보자는 5명으로 김기성 전 부의장과 박병구 한나라당 협의회 대표의원, 그리고 이종필, 정병인, 하태종 의원이다. 지난 6월 18일 열렸던 한나라당 경선에는 4명이 출마(1명 중도 사퇴)해 결선투표까지 가는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당시 김귀환 전 의장과 정병인 후보가 50대 50으로 똑같은 표를 얻었지만 ‘연장자 우선’ 원칙으로 2살 많은 김 전 의장이 당선된 바 있다. 이번 재선거도 6·18경선처럼 2차 결선투표까지 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서울시의회는 18일 의원총회를 열어 구체적 선거일정을 논의한다.

서울시의회 후반기 의장 재선거 한나라당 경선에 출마가 예상되는 후보자는 5명 가량이다.

가장 먼저 출마표를 던진 후보는 정병인 의원(57세, 도봉 제1선거구: 창제1동, 창제4동, 창제5동)이다. 순천향대와 연세대 대학원을 졸업한 3선 의원으로 한나라당 서울시당 부위원장과 전국시도운영위원장협의회 회장을 지냈다.


정병인-김기성 양강 구도 관측

지난 6·18경선 때 ‘연장자 우선 원칙’에 밀려 고배를 마신 그는 김귀환 전 의장의 구속이후 이미 여러 차례 의장선거 재도전 의사를 밝혀왔다.

6·18경선 때 다져 놓은 고정표가 있어 예상후보군 가운데 가장 앞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재오, 공성진 의원 등과 친분이 두터워 한나라당 내 친이계로 분류된다.

그러나 과거 민주당에 몸담은 경력 때문에 ‘순수 한나라당 혈통’이 아니라는 엇갈린 평가도 받고 있다. 그는 지난 여름 미국에 연수중인 이재오 전의원을 위로방문하기도 했다. 정 의원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출마 예상후보는 김기성 전 서울시의회 부의장(60세, 강북 제4선거구: 번제3동, 송중동, 미아동)이다.

그는 지난 6·18한나라당 경선에 출마했다가 경선 전날 사퇴했다. 탄탄한 조직력을 갖추고 있기 있다. 고려대를 나와 서울시의회 부의장과 교육문화 위원장과 정책연구위원장 등을 지낸 정책행정 전문가다.

한나라당에서 정치를 시작한 그는 당내 친이계로 분류된다. 그러나 6·18경선 때 박주웅 전 서울시의회 의장의 당선을 돕기 위해 의도적으로 중도 포기했다는 악성 루머에 시달리고 있다.

서울시의회 관계자는 “김 전 부의장은 김귀환 전 의장의 금품살포로 ‘뇌물 경선’이라는 지탄을 받은 6·18경선당시 집행부였기 때문에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

정병인-김기성의 양강구도를 추격하는 예상후보군으로 박병구, 이종필 하태종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이 가운데 박병구 의원(60세, 구로구 제2선거구: 신도림동, 구로제1동, 구로제5동, 구로본동)은 현재 한나라당 협의회 대표의원을 맡고 있다. 때문에 탄탄한 조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귀환 전 의장도 협의회 대표의원을 지낸바 있다.

동갑나기인 이종필 의원(61세, 용산구 제2선거구: 후암동, 용산2가동, 이태원1동, 이태원2동, 한남1동, 한남2동, 서빙고동, 보광동)과 하태종 의원(61세, 서대문구 제2선거구: 홍제제1동, 홍제4동, 연희동)은 다크호스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시 의회 관계자는 “두 의원은 선거와 관련해 알려진 정보가 없어 실력을 알 수 없지만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서울시의회에는 ‘친박 정서’를 가진 의원들도 상당수 있어 경선 막판에 이 같은 바람이 돌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미 지난 6·18경선이 ‘친박(김귀환) 대 친이(정병인)’의 대결구도 양상을 띠면서 ‘뇌물 파동’에도 불구하고 김귀환 전 의장이 당선된 경험이 있다.


11월25일 당내경선서 결정될 듯

한편, 서울시의회는 18일 의원총회를 열어 구체적 경선 일정을 논의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잠정안은 21일부터 후보등록을 받아 25일 당내 경선을 치르는 일정이다.

김귀환 전 의장의 구속으로 110여일 이상 파행 운영되던 서울시의회, 또 다시 6·18 뇌물 경선의 악몽을 반복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도록 전 국민이 감시의 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서울시의회 의장 자리는?

서울시의회 의장이 되면 명예는 물론 정치ㆍ경제적 혜택이 따른다.

우선 서울시의회 의장은 의정활동비(연간 6804만원) 외에 업무추진비(연간 6360만원)을 추가로 받는다. 여기에 관용차와 운전기사가 제공되며, 별도의 의장 사무실을 사용할 수 있다.

의장실에는 비서실장과 5급 사무관, 여직원 등 5명의 비서진이 근무한다. 또 현재 서울시의회 의장이 전국의장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어 회의에 참석할 때마다 출장비를 받는데 올해는 300만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여기에 오세훈 서울시장과 맞먹는 의전을 받는다. 각종 국내외 행사에서 서울시민과 서울시의회를 대표하는 자격을 얻게 되는 것이다.

정치적으로도 시의원보다 한 단계 뛰어오른다. 시의원은 대개 국회의원 1개 지역구에 3~4명이 선출되는데, 대부분이 지역 국회의원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국회의원이 당내 공천에서 미치는 입김 때문이다.

그러나, 서울시의회 의장이 되면 해당지역 국회의원으로부터 정치적으로 어느 정도 자유로울 수 있다. 특히 서울시 의장은 국회로 진출하는 디딤돌로도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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