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는 290kg, 5만 원 신권 29만1200장···공범은 누구

제주 신화월드 내 랜딩카지노. [사진=제주신화월드 홈페이지 캡처]
제주 신화월드 내 랜딩카지노. [사진=제주 신화월드 홈페이지 캡처]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최근 제주도 내 한 외국인 카지노 시설에서 보관 중이던 현금 145억 원이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해 범행 수법, 사라진 현금의 행방 등에 대해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경찰은 사건에 최소 3명 이상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고, 카지노 안팎에서 81억 원, 40억 원 등 뭉칫돈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어떻게 1100여 개 감시 카메라를 뚫고 거액을 빼돌렸는지 등 사건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는 상태다.

125억 찾은 경찰, 신고된 145억 원과 연관성은?

아직도 20억 원 행방은 묘연···여전한 미스터리

제주 신화월드에서 랜딩카지노를 운영하는 람정엔터테인먼트코리아(이하 랜딩)는 지난 4일 시설 내에서 보관 중이던 현금 145억6000만 원이 사라졌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이후 제주 신화월드 내 랜딩카지노에서 관리하는 금고에서 81억여 원 상당의 현금 뭉치를 발견했다. 도난 신고된 145억6000만 원과의 연관성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또 경찰은 145억6000만 원에 대한 행방을 추적하던 중 제주시 모처에서도 수십억 원의 현금을 발견, 해당 현금이 랜딩 측에서 사라진 현금과 연관성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145억6000만 원 중 125억여 원을 경찰이 회수한 셈이다.

경찰 “최소 3명 개입”

공범 2명 추적 중

경찰에 따르면 공범은 2명(중국인과 한국인)이다. 연령은 30대. 경찰은 이들이 카지노를 이용한 고객들과 관련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가운데 중국인 국적의 공범 1명(B씨)은 관련 수사가 시작되자 중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전해져 수사에 난항도 예상된다.

경찰은 랜딩 카지노 본사 자금을 관리하던 말레이시아 국적 직원 A(55‧여)씨를 공범 2명이 도와 거액의 현금 뭉치를 옮긴 것으로 보고 있다.

공범이 드러나기 전, 엄청난 양의 현금을 A씨가 어떻게 가져갔는지에 대한 의문이 증폭됐다. 현금 145억6000만 원은 5만 원짜리 신권 29만1200장이다. 5만 원권 지폐 1장의 무게는 0.97g으로 돈을 묶는 띠지까지 포함하면 총 290kg에 달하는 양이다.

이 때문에 공범이 개입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경찰은 이번 사건에 최소 3명 이상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81억→41억 발견

145억과 대조

A씨는 지난 2018년 2월 제주 신화월드 개장 당시 홍콩 본사에서 임원급으로 파견된 인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한국 이름을 사용해 왔다. 지난 연말 휴가차 두바이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된 상태로 파악됐다.

랜딩은 지난 4일 현금 145억6000만 원이 사라졌다며 경찰에 신고했는데, 해당 내용은 홍콩 공시에도 나와 있다. 공시에는 “시설 내 자금 146억 원이 사라진 상태이며, 자금 담당 직원에게 연락이 닿지 않아 경찰에 신고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A씨의 이동 경로와 통화 내역 등을 면밀히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인 국적 공범 B씨와 A씨 두 사람이 최근 빈번하게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카지노 비밀 공간인 ‘물품 보관소’를 수색하는 과정에서 B씨 명의로 개설된 VIP 고객 금고 2개를 발견, 여기에 보관된 현금 81억5000만 원을 찾아냈다. 모두 5만 원짜리 신권으로 5000만 원 단위로 비닐 포장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제주시 모처에서 발견된 40억 원대 뭉칫돈도 같은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신고된 145억6000만 원의 일부인지, 개장 당시부터 보관해온 투자금인지 확인하기 위해 현금 일련번호를 대조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랜딩 측이 당초 사라졌다고 신고한 145억여 원이 실제 사라진 돈의 액수와 동일한지 여부에 대해서도 확인하고 있다”면서 “수사와 관련된 사항은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랜딩카지노는 지난 2018년 제주 신화월드 개장과 함께 영업을 시작했다. 이른바 ‘큰손’으로 불리는 중국인들의 방문이 이어지면서 호황을 맞았으나,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영이 악화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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