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철 편집국장
홍준철 편집국장

구 참여정부 인사들의 문재인 정부에 대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고 있다. 174석의 거여정당이 친문화된 이후 여당은 각종 현안에 대해 일사불란하게 침묵을 유지하면서 이들의 목소리가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인사들이 원조 친노로 알려진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 염동연 전 의원, 조기숙 전 참여정부 홍보수석, 이철희 전 의원 등이다.

유인태 전 사무총장은 추미애-윤석열 갈등 과정에 윤 검찰총장이 아닌 추미애 법무부장관을 향해 날을 세웠다. 그는 추 장관을 향해 “‘소설 쓰시네’ 할 때부터 예감이 아주 불길했다. 국회에 와서 그런 식의 얘기를 하면 결국 국민들에게 아주 밉상으로 비친다”며 “결국 ‘추·윤(추미애·윤석열)’ 갈등이 정말 절실한 검찰개혁의 본질을 전부 훼손시켰다”고 쓴소리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민주당 잘못으로 서울.부산 재보궐 선거가 개최되는 데 당헌을 고쳐 출마를 하도록 것과 관련해서도 “(당헌을) 지금 와서 이제 손바닥 뒤집듯이 저렇게 뒤집는 것은 너무 명분이 없는 처사”라고 혹평했다. 노무현 정부 창업공신인 염동연 전 열린우리당 의원 역시 회고록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을 공격했다. 그것도 반문 선봉에 서 있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서다. 염 전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친노 중에 노무현 어려울 때 도와주거나 함께한 사람 한 명이라도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하라”며 첫 번째 민정수석이었던 문 대통령을 공격했다. 

그는 “노무현 정권이 왜 실패했냐. 첫 청와대 인사에 문제가 있었다. 노무현을 대통령 만들겠다고 생사고락을 함께하며 미래를 그려 온 사람들을 옆에 두지 못하고, 막차 탄 사람들을 데려다 놓는 바람에 모든 일이 어긋나기 시작했다”고 했다. 

조기숙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쓴소리를 보냈다. 조 교수는 “국민이 실험대상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또한 ‘호텔 개조 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정부 정책에 대해 “국민 세금을 축내는 나쁜 정책”이라고 일축했다. 조 교수는 참여정부 때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인물이다. 

노무현 캠프와 당선인 시절 비서실에서 일했던 이철희 전 의원도 추 장관의 검찰총장 직무정지 조치가 “심하게 말하면 정치적으로 패착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추.윤갈등관련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내각과 청와대 참모들이 무능하고 무책임했다”라며 “각료와 참모 전원 사표를 제출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이처럼 친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문재인 정부를 구 참여정부 인사들이 공격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대표적인 게 내로남불이다.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다. 또한 합리적 비판에도 벌떼처럼 공격하는 친문 강경 지지층에 대한 환멸이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과 이낙연 대표는 강성 지지층은 ‘양념과도 같은 존재’라고 옹호했다. 

이에 대해 조기숙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 사진을 달고 지지자를 자처하며 갑질에 막말하는 분들 가끔 본다”며 “막말하면 차단하면 되고 비합리적 비난은 신경도 쓰지 않는다” 고 냉소적으로 반응했다. 그러면서 “여당이 어느 순간부터 힘으로 밀어붙이기 시작했다”라며 “일종의 ‘180석 효과’다. 압도적 승리에 취해 힘으로 밀고 나가니 전략적 오판을 거듭하게 됐다”라고 거듭 비판했다. 

결국 구 참여정부 인사들이 문정부에 쓴소리를 보내는 배경에 권력에서 밀려난 측면도 있지만 
내로남불, 원칙없는 정치, 문파의 묻지마식 비판 그리고 180석에 육박하는 거대 여당이 됐지만 내부 비판 없는 침묵의 정치가 한몫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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