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左형준 中동관 右두언’ 3각체제로 가나

이상득 · 정두언 · 박형준

한나라당 원로파와 소장파간 화해 무드 조성 분위기가 역력하다. 오는 연말 청와대 개편과 내년 2월 이명박 정부 2기 개각을 앞두고 내홍을 일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판이하다. 그동안 정두언 의원을 대표로 하는 소장파와 이상득 의원의 원로파는 공천과 고위 공직자 ‘인사’때마다 ‘권력 사유화’로 첨예하게 대치했다. ‘55인의 선상반란’이후 정두언 의원이 총대를 메고 ‘이상득-박영준-정다사로’를 문제 인사로 지목해 급기야 대통령 친형 오른팔격인 박영준 ‘왕비서관’을 야인으로 만들었다. 연말 연초 청와대와 정부의 대개편을 앞두고 이상득-정두언 양 진영의 3차 대회전은 급속히 화해분위기를 전환되는 모습이다. 이미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원로파와 소장파간 ‘자리 배분’이 끝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만사형통’으로 불리는 대통령 친형 이상득 의원과 ‘55인 선상반란’을 이끌었던 정두언 의원이 화해 제스처를 하고 있다. 이미 두 인사는 지난 7월과 10월 두 차례 비밀 회동을 통해 ‘앙금을 풀었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한나라당내에서는 잠정적 휴전 상황일 뿐 연말.연초 청와대와 정부 개편 등 인사철을 맞이해 재차 갈등이 촉발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여권 대개편 관련 특정 계파의 ‘싹쓸이’ 대신에 ‘나눠먹기’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청와대 개편, 통합 명분‘돌려막기’식으로

일단 청와대의 경우 불필요한 직제와 인원을 정리하는 쪽으로 소폭 교체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당초 수석·비서관·행정관급이 최소 30~40명 수준까지 ‘물갈이’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었다.

초기 청와대 인선에 깊숙이 개입한 것은 박영준 전 기획조정비서관이었다. 대폭 물갈이 교체 대상은 당연히 이상득 라인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 10월 이상득-정두언 2차 비밀 회동 당시 공교롭게 청와대에서는 물갈이 대신 ‘자리 교체’ 수준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청와대 수석을 제외한 비서관과 행정관급 인사들에게 ‘희망 부서’를 묻는 설문조사를 벌였다.

이는 곧 청와대에서 ‘퇴출’하기 보다는 ‘아랫돌 빼 윗돌 넣기’식 돌려막기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특히 지난 10월 시민사회수석실의 P 행정관이 청와대에서 쫓겨난 것에 대한 불만을 외부에서 여과 없이 발설하면서 단초로 작용했다. P 행정관은 자신이 청와대에서 나온 것과 관련 청와대 핵심 실세의 ‘음모’라고 떠들고 다녔기 때문이다.

이에 청와대 인사 담당부서에서는 퇴출시키기보다 좌천을 하더라도 끌어안는 식의 인사를 통해 말썽의 소지를 사전에 방지하겠다는 복안이 숨겨져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무엇보다 이상득 라인의 원로파와 정두언 라인의 소장파의 대표적인 갈등을 겪는 사례로 이동관 대변인과 박형준 홍보기획관의 인사 이동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대변인은 서울대 출신으로 대학 선배인 원로파 최시중 방통위위원장과 친분이 깊다. 박 수석은 남원정과 함께 소장파의 핵심 인사로 지목되는 인사였다.

지금까지 청와대는 ‘연말 청와대 조직개편이나 개각 검토 관련 논의 된 적이 없다’는 게 공식입장이다. 현 대변인제와 홍보기획관 직제에 변함이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업무가 중복되는 두 인사에 대한 인사 이동은 불가피하다는 게 청와대 일각의 시각이다. 인사 조치로는 대변인 체제를 홍보수석 산하로 흡수되고 대변인은 비서관급으로 격화시켜 조직 개편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럴 경우 박형준 홍보 수석 임명설이 설득력 있게 나오고 있으며 이 대변인은 사회문화수석을 맡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정두언 정무특보-박형준 홍보수석 입성하나

또한 정두언 의원의 정무특보로 청와대 입성설도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그동안 당 안팎에서 정무 기능의 부재가 당청간 원활한 소통을 막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자주 나왔기 때문이다.

정 의원이 청와대에 관여할 경우 두 진영에서 신경을 곤두세우는 직이 바로 비서실장 후임이다. 현재까지 류우익, 정정길 등 학자형 비서실장이 청와대 1기를 맡아왔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문희상 전 비서실장을 예를 들며 국회의원 출신 비서실장이 나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임태희 정책위의장, 전재희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상득-정두언 라인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는 인사들이다.

한편 이상득-정두언 두 진영의 화해 분위기는 이재오 전 의원의 ‘역할론’을 가로 막는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 전 의원의 조기 복귀가 자칫 당내 화해 분위기를 조성할려는 두 진영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이에 친이재오 진영에서조차 내년 5월 비자가 만료되는 시점을 전후로 국내에 들어올 수 있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안경률 사무총장은 지난 11일 한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이 전 최고위원이 귀국한다고 해도 활동을 재개한다고 연결시키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내년 보궐선거나 입각 문제가 확정된 것이 없으며 내년 정치적 상황과 본인의 결심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이 국내에 귀국은 할 수 있지만 ‘역할론’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태도를 보인 것이다.

한편 이미 2차례 비밀회동을 가진 바 있는 이상득-정두언 의원이 내년초 일본을 함께 방문할 것을 약속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내년 2월은 이명박 정부 2주년 되는 시점으로 내각 개편 시점이다. 이런 민감한 시점에 양 진영의 대표격인 이상득-정두언 두 인사가 해외에 머물러 대통령의 인사 권한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불필요한 권력 다툼의 소지를 줄이겠다는 복안이다.


이상득-정두언 2월 동반 일본 방문설

그러나 양 진영은 ‘일본 동행 티켓팅’관련 ‘아직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자칫 외부로 흘러갈 경우 ‘짜고 치는 고스톱’으로 비쳐질 공산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두 인사가 손을 잡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불신은 사라지지 않았다는 시각이 여전히 유효하게 평가받고 있다. 이 의원이 정 의원을 다독거리는 차원이지 100% 신뢰가 형성이 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한편 두 인사가 여권 대개편을 앞두고 해외에 동행할 경우 친박 진영에서는 청와대 개편 및 조각관련 ‘나눠먹기식 밀약설’을 제기할 공산이 높다.

이에 박근혜 전 대표를 비롯한 친박 진영은 향후 여권 대개편의 바로미터로 작용할 두 인사의 행보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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