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부채 관리가 또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공사 특성상 어느 정도 부채를 떠안는 것은 불가피하더라도 규모가 지나치게 클 경우 공익에 오히려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 2024년 부채가 18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
- 부채 감축 자구책 추진하고 있지만 효과 의문시


LH는 2009년 통합 출범 이후 한때 부채가 118조원에 달하고 하루 이자만 100억원이 넘어 '부채공룡'이라는 오명을 썼다. LH는 재무구조 악화에 대해 참여정부에서 옛 토공·주공의 무리한 통합 때문으로 참여정부 5년 사이 양 공사의 부채가 20조원에서 67조원, 3.35배 증가했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LH는 각고의 자구노력 끝에 2018년 말 부채를 69조원으로 낮추는 등 최악의 부채상황에서 약 30조원 가까이 이자부담 부채를 감축했다. 그러나 또 다시 증가했고 급기야 지난해에는 수백 조에 달하는 부채를 기록중이다. 

지난달 28일 지방재정통계시스템에 따르면 LH의 지난해 기준 부채가 132조2766억원에 달한다. 2015년 이후 매년 부채 규모를 2조~3조원씩 줄여왔지만 지난해 들어 다시 5조원 가까이 늘었다.

부채공룡 오명...감축안도 속수무책

앞으로 3기 신도시는 물론 공공기관이 주도하는 재개발·재건축까지 사업을 확장할 예정이어서 부채 규모가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정부의 전세대책 추진으로 LH의 부채가 10조 원 이상 더 불어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 적도 있다.

지난해 10월3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현안질의에서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세대책으로 늘어나는 LH의 부채가 어느 정도 되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당시 LH의 수장이던 변창흠 사장은 “부채에 주택도시기금이나 보증금 등도 다 잡히는데, 이를 반영해서 대략 8조 2,000억에서 10조원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이 “대책을 통해 공급되는 주택 한 채당 9100만원 정도의 부채가 발생한다는 얘기가 맞느냐”고 질의하자 변 사장은 “맞다”고 답했다.

게다가 `2020~2024년 LH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LH는 2024년까지 매년 사업비 약 23조~38조원을 투입한다. 이는 과거 5년 평균 16조4000억원의 2배 규모다. 5년간 무려 165조원에 달한다. 2024년 부채가 18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LH가 27조원 규모 부채 감축 자구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효과가 의문시된다.

이에 LH의 기업 경영은 물론 공익 사업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부채 규모가 불어날수록 정작 현 정부가 추구하는 ‘지속가능한’ 공공임대주택 사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자연스레 공공임대주택의 질이 낮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LH 관계자는 "LH의 자구 노력만으로는 부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안정적 공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LH는 국민 주거안정의 실현과 국토의 효율적 이용을 목적으로 하는 국토교통부 산하 준시장형 공기업이다. 2008년부터 진행된 공기업선진화 정책의 일환으로 2009년 10월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를 합병해서 출범했다.
본사는 경상남도 진주시에 있으며 공기업 지방 이전에 따라 경남진주혁신도시로 이전했다. LH명칭은 토지(Land)와 주택(Housing) 분야의 대표 기업이라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으며, 인간중심(Life & Human), 국민행복(Love & Happiness)이라는 가치도 함께 담고 있다.

주요 업무는 토지의 취득·개발·비축·공급, 주택건설용지·산업시설용지 및 공공시설용지 개발사업, 도시개발사업과 도시·주거환경 정비사업, 간척 및 매립사업, 남북경제협력사업, 주택(복리시설 포함)의 건설·개량·매입·비축·공급·임대·관리, 주택 또는 공용·공공용건축물의 건설·개량·공급·관리의 수탁, 저소득 취약계층을 위한 주거복지사업 등이다. 이 사업들을 수행함으로써 국민주거생활 향상과 국토의 효율적인 이용을 도모하여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설립 목적으로 한다.

부속기관으로 한국토지주택연구원, LH토지주택대학교, 토지주택박물관, 해외도시개발지원센터, 아산에너지사업단 등이 있다. 자회사로는 주택관리공단(주), (주)한국토지신탁, (주)한국건설관리공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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