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와 朴의 남자 김무성 ‘이상기류’

김무성 · 허태열

박근혜 전 대표의 ‘정중동’ 행보가 계속되는 가운데 박 전 대표의 남자로 불리는 김무성 의원과 사이가 심상찮다는 말이 나왔다. 친박 진영에서 조차 ‘둘의 관계가 소원해진 게 아니냐’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초에는 청와대 맹형규 정무수석과 마포 한 호텔에서 가진 비밀회동이 친박 의원들에게 들켜 친박 진영으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도 모르게 만났다’는 등 ‘나홀로 행보’를 한다는 소문까지 돌왔다. 김 의원측은 ‘말도 안된다’는 입장이지만 독자 행보는 계속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맹 수석과 만남이후 ‘김무성 입각설’이 불거져 본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친박 진영에서는 김 의원이 이명박 정부의 친박 인사 1호 장관이 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어린 시각을 보내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의 정치적 스텐스는 정중동이다. 연말연초를 맞이해 수많은 언론사들로부터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고 있지만 일체 응하지 않고 있다. 최근 행보는 이종구 부친 장례식장과 서강대 졸업생 송년 모임을 참석한 게 공식적인 일정이다. 친박 진영에서는 박 전 대표의 이런 이런 행보는 2009년이 돼도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나라당이 10년만에 정권을 교체하는 데 일조한 박 전 대표지만 정권교체 1년이 다되도록 권력의 단물은 맛보지 못한 형편이다. 친이 진영에서는 위기때마다 박근혜 총리론, 대북 특사론 등 역할론을 띄우면서 SOS를 보냈지만 구체적인 제안을 보내진 않아 다수의 친박 의원들은 ‘간보기 하냐’고 역정을 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박 전 대표의 정중동 행보에 대한 친박 진영에서조차 둘로 나뉘어지고 있다. 친박 인사로 당 지도부에 입성한 허태열 최고위원 등은 ‘이명박 정부의 제안이 구체적이지 않다’며 박 전 최고가 역할을 하는 데 부정적인 입장이다. 반면 박의 남자로 불리는 김무성 최고의 경우 정권을 탄생시킨 국정동반자로 화해를 하고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위해 돕자는 입장이다.


박근혜 역할론, 김무성-‘돕자’, 허태열-‘시기상조’

문제는 박 전 대표의 입장이다. 이와 관련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본지와 통화에서 “박 전 대표의 생각은 김 의원의 생각보다 허 최고의 입장과 비슷하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박근혜 역할을 원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 박 전 대표”라고 언급했다.

또한 그는 “김 의원의 말이 원론적으로 백번 옳지만 정치 현실이 그렇지 않다”며 “친박 인사 1~2명 장관시킨다고 해서 박 전 대표의 역할을 주는 것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그는 “친박 의원이 입각해 박 전 대표를 끌어안는 것은 이미지 포장용일뿐”이라며 친박 인사들이 이명박 정부의 ‘선전용’으로 이용되는 것에 우려감을 표시했다.

나아가 김 최고의 입각설 관련 그는 “사실 이 대통령이 장관을 시켜준다고 하면 친박 진영에서 갈사람 많다”며 “김 의원이 그런 욕심이 있을 수 있지만 실현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친박 인사들의 입각설은 청와대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꾸준히 여의도에 나돌았던 게 사실이다. 여의도 정가에서는 정무, 행정안전, 지식경제 등 일부 자리를 놓고 김무성, 허태열, 최경환, 유승민 의원 등이 자천 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박 전 대표의 행보는 김 의원보다는 허 최고의 입장에 근접해 있음을 알 수 있는 사건이 지난달 중순에 있었다. 지난 12월 19일을 맞이해 한나라당은 대선 1주년 행사를 기념한 전국위원회 행사를 개최해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박희태 당 대표, 홍준표 원내 대표 등 당 지도부가 모두 참석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이날 친박 인사들과 함께 대거 불참해 ‘반쪽 행사’로 전락시켰다. 박 전 대표는 이날 당에서 개최한 1주년 행사를 불참하는 대신 ‘친박계’ 중진인 박종근 의원 주최로 열린 ‘글로벌 금융위기와 한국경제가 나아갈 길’이라는 토론회장에 모습을 나타냈다. 친박 인사들로는 홍사덕, 서병수, 한선교, 박보환, 정해걸, 구상찬 의원등이 핵심 인사들이 함께 했다.

이어 오후에는 김무성 의원 등 측근들과 함께 고려대 병원에 마련된 이종구 의원의 부친인 고 이중애 전 의원의 빈소를 조문했다. 당 내에서는 전국위원회가 당에서 2번째 큰행사에 정권교체 1주년 행사라라는 점에서 박 전 대표의 불참은 이 대통령과 얼굴을 마주하기 싫다는 직접적인 메시지인 셈이었다.


박근혜-김무성,‘정치적 코드’ 달라 소원?

이렇듯 강경한 박 전 대표의 입장과는 달리 김무성 의원의 ‘나홀로 행보’는 박 전 대표와 관계가 틀어진게 아니냐는 시각이다.

김 의원이 맹형규 정무수석과 비밀회동을 같거나 한 월간지와 인터뷰를 통해 목소리를 높이는 것 역시 박 전 대표의 정치적 코드와 맞지 않는 행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이재오 전 의원이 국내에 귀국할 경우 친박.친이간 전쟁이 일어난다’는 전쟁 발언을 두고 친박 진영 일부에서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친이, 친박의 계파 갈등이 재현될 수있다는 경고성 발언 배경에 의구심을 표출한 것이다. 박 전 대표와 이 전 의원이 대립을 우려하는 발언이지만 경제 위기속에 박 전 대표가 계파의 대모인양 위상을 추락시키는 발언이라는 해석이다.

박 전 대표와 김 의원이 소원해졌다는 소문과 관련 또 다른 친박 인사는 “박 전 대표와 김 의원은 정치적 스타일이 다르다”며 “박 전 대표가 물이라면 부산 출신인 김 의원은 불같은 성향”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예를 들어 김 의원의 경우 박 전 대표가 없는 사석에서 공공연히 ‘박근혜’, ‘박근혜’라고 얘기한다”며 “박 전 대표는 그런 점 역시 못마땅하게 생각한다”고 스타일이 차이가 박 전 대표와 소원해졌다는 말이 나오는 배경으로 지목했다.

정가에서는 둘 사이가 소원해진 단초는 지난 경선때 재산가인 김 의원이 경선에 필요한 자금을 충분히 캠프에 제공하지 못해 패했다는 루머가 돌면서 고조를 이루기도 했다.

또한 최근에는 김 의원을 둘러싼 음해성 소문으로 박 전 대표와 관계가 더 악화된게 아니냐는 관측도 대두됐다.

소문의 내용을 보면 부산 출신의 태광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같은 동향인 김 의원이 고액의 후원금을 받았다는 구설수에 올라 있기 때문이다. 부산 정가에 정통한 한 인사는 본지와 통화에서 “박 회장은 부산에서 IMF 위기때에도 신발 공장을 운영하면서 큰돈을 벌었다”며 “통상 정가 인사들과 만날 때 마다 500만원씩 현찰로 건네주곤 했다는 말은 공공연히 알려진 얘기”라고 전했다. 그는 김 의원뿐만 아니라 부산의 전 현직 의원 2~3명이 더 연루됐다는 말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부산정가, 김무성 박연차와 동향으로 ‘구설수’

사실 그동안 박 대표는 문제가 있는 자신들의 수족에 대해서는 얼음처럼 차갑게 내치는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 지방선거를 앞두고 박 전 대표는 김덕룡, 박성범 전 의원 비리 의혹이 일자 당에서 먼저 폭로해 출당 조치를 시킨 사건이나 서청원 친박 연대 대표의 공천 헌금 사건 등에서 보여주듯 가까운 친박 인사들이지만 비리에 연루 의혹이 일 경우 과감하게 정리를 해왔기 때문이다. 이에 김 의원측은 두가지 소문 모두 ‘말도 안되는 근거 없는 소문일뿐’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박 전 대표와 관계가 소원해졌다는 소문에 박 회장과 연루설이 확산되는 것과 관련 부담스러운 모습을 내비쳤다.


[정정보도:2009.02.11]
본 신문은 지난 1월 4일자 "친박측,'정치 스타일이 다를 뿐...'일축"및 1월 25일자 "'일단연기'박근혜 청와대 참석 두고 장고"두 건의 기사를 통해 김무성 의원이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고액의 후원금을 받았다는 구설수에 올라 박근혜 전대표와의 관계가 소원해 졌다고 보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사실확인 결과, 김무성 의원은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후원금을 받거나 후원금과 관련하여 구설수에 오른 사실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로 인해 박근혜 전대표와의 관계가 소원해졌다는 보도 내용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보도시 사실확인 절차가 미흡했던 점에 대해 독자여러분과 김무성 의원에게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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