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단 테슬라 주가, 함박웃음 띤 국민연금… 차익만 3조 원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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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신유진 기자] 국민연금이 수년 전 투자한 테슬라 주식이 8000%대의 수익을 얻은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몇 년 새 테슬라 주식이 폭등하면서 수년 전부터 테슬라에 상당액을 투자했던 국민연금의 평가차익 금액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특히 국민연금은 지난 2019년 12월 당시 테슬라 주식을 3795억 원어치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당시 지분율(0.4%)을 유지하고 있다면 현재 테슬라 주식 가치는 약 3조6000억 원에 달한다.
국민연금의 테슬라 주식 투자가 화제가 되면서 국민연금의 또 다른 해외 주식 투자 성과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테슬라에는 못 미치지만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 주식도 크게 올라 국민연금 해외 주식 투자 성과는 국내 주식 성과를 크게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792만 달러 주식 보유… 6년 반 사이 수익률 8278% 달해

국민연금이 투자하면 주가 난다?… 빛 본 해외 투자 종목은?


지난 14일 국민연금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한 보유주식 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 2014년 3분기 말 기준 테슬라 주식을 792만 달러(약 88억 원)어치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13일 종가 기준 813.32달러로 지난 2014년 3분기 말 48.54달러(액면분할로 수정된 주가)에 적용한다면 6년 반 새 국민연금의 수익률은 8278%에 달한다. 이는 액면분할로 1주가 5주로 늘어난 점을 감안한다면 현재 800달러대인 테슬라 주식 1주의 지분가치가 2014년 3분기 말에는 9.71달러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의 미 증권거래위 신고 자료가 공시되기 시작한 최초 시점이 2014년 3분기일 뿐, 최초 매입 시기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국민연금이 실제 테슬라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한 시점은 이보다 앞설 수도 있다. 국민연금이 지분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면 단순 수익률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테슬라 투자 차익
3조 원 이상

또 다른 자료인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2016년 말 기준 테슬라 주식을 1824억 원어치 보유했다. 보유 비중 순위는 해외주식 중 76위로 당시 테슬라 시가총액(344억달러) 수준을 고려할 때 투자액은 큰 편이었다. 2016년~2019년 국민연금의 테슬라 보유지분율은 0.42~0.44% 수준에서 꾸준히 유지됐다. 2016년에는 보유 지분율이 0.44%에서 2017년 말 기준 0.46%로 소폭 올랐다. 2018년과 2019년에는 보유 지분율을 0.42% 유지했다. 만약 국민연금이 2019년 말 지분율(0.42%)을 최근까지 그대로 유지했다고 가정할 경우 테슬라로 투자한 평가차익은 약 3조 원 이상에 달한다는 추산이다. 지난해 테슬라 주가는 연초 80달러대에서 지난해 말 700달러를 넘어서면서 1년 동안에만 743%(8배)나 상승했다.

국민연금의 테슬라 주식 투자가 대박이 나면서 국민연금이 투자한 또 다른 해외 주식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1988~2019년까지 국민연금이 해외 주식 투자를 통한 수익률은 10.08%로 국내 주식 투자를 통한 수익률 5.59%의 2배 가까운 수준을 기록했다. 또한 2019년으로 기간을 좁혀 계산해도 해외 주식 수익률은 30.63%로 국내 주식 수익률(12.58%)과 2배가 넘는 격차다.

글로벌 대형 기술주에
과감히 투자

테슬라 외에 일찌감치 과감한 투자로 빛을 본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종목은 2016년 말 기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 알파벳(구글), 페이스북 등 대형 기술주들이 포함돼 있다. 최근 몇 년 새 이들 종목 주가도 급등하면서 국민연금은 추가 투자로 이들 종목 보유 지분율을 꾸준히 높이고 있다. 2019년 말 기준 이들 종목 평가액은 마이크로소프트가 3조3304억 원, 애플 3조1406억 원, 아마존 1조9913억 원 등으로 불어났다.

이뿐만 아니라 국민연금은 현재 세계적인 입지를 구축한 대만의 반도체 회사 ‘TSMC’에 2016년 말 2500억 원대 투자를 진행했다. 이후 2019년 말 6000억 원가량을 더 투자했는데, 해당 기업은 코로나19 이후 주가가 폭등하면서 2016년 이후 현재까지 4배 넘게 주가가 올랐다. 또한 국민연금은 일본의 스마트 공장 시스템 제작 업체 ‘키엔스’라는 기업에 투자한 후 2016년 초 1만4000엔대였던 주가가 현재 4배 넘게 뛰어 올랐다.

국민연금은 올해 전체 자산의 25%가량을 해외주식 투자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 17.3%였던 국내 주식 비율을 올해 말 기준으로 16.8%까지 낮추고, 대신 해외 주식 비율은 22.3%에서 25.1%로 2.8%포인트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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