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된 위기극복 능력으로 부산 ‘동북아 싱가포르’로 웅비시킬 터”

- 한진해운 파산으로 초토화된 해운·조선 산업 회생 기여
- 부·울·경 ‘경제공동체’ 구축…연간 25만 일자리 창출 계획

김영춘 부산시장 예비후보
김영춘 부산시장 예비후보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차기 대선에 앞서 4.7 보궐선거는 與‧野 간 민심 흐름을 미리 관측할 수 있는 전초전과도 같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야 통합 지지도 상위를 달리고 있는 김영춘 민주당 후보는 현재 가장 유력한 여권 부산시장 후보로 꼽힌다. 여당 입장에선 정치적, 사회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 큰 상징성을 갖는 이번 부산시장 보궐에서 보수 텃밭인 부산의 민심을 되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그 중심에 김영춘 후보가 있다. 지난 26일 김 후보와의 서면인터뷰를 통해 공약과 부산의 청사진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다음은 김 후보와의 일문일답.

- 오거돈 전 시장의 성비위로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촉발된데 대한 후보 생각은.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더불어민주당 출신 시장으로 인해 이번 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된 것에 대해 부산시민께 깊이 사죄드린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이런 가정도 해 본다. ‘만약 이번 부산시장 선거에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국민의힘이 말뚝만 박으면, 내부 경선만 통과하면 당선되는 판이었다면 부산시민의 염원인 가덕도신공항 특별법 통과를 목전에 두는 지금 같은 상황은 오지 않았을 것이다.

- 부산시장 후보로서 타 후보와 차별화되는 강점이 있다면.  

첫째는 ‘위기 해결사’ 경험, 둘째는 정부와 정치권 전반에 걸친 폭넓은 네트워크, 셋째는 집권여당이라는 것이다. 다음 부산시장은 1년 남짓의 임기 동안 쇠락하는 부산의 운명을 확 바꿀 중대한 결정들을 이끌어내야 한다. 저는 역대 최장수이자 문재인 정부 첫 해양수산부 장관으로서 한진해운 파산으로 초토화된 해운·조선산업과 해수부 조직을 되살린 경험이 있다. 이런 경험을 가진 후보는 제가 유일하다. 뿐만 아니라 중앙의 적극적 협조를 이끌어 낼 네트워크를 갖고 있고, 특히 문재인 정부와 180석 민주당과 함께 힘 있게 정책들을 추진해 나갈 수 있는 여당 후보다.

-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선 야권 후보가 우세하다. 역전 가능한가.

지난 연말연시만 하더라도 박형준 예비후보와 격차가 20%p 이상 벌어져 있었다. 그러나 불과 1달여 만에 10%p 내외 수준으로 좁혔다. 이는 선거에서 이례적으로 빠른 편에 속하는 것이다. 3월을 넘기면서 얼마든지 추격하고 역전해낼 수 있다. 정치예능 출연으로 ‘셀럽’이나 마찬가지인 박형준 예비후보는 몇달 먼저 출마 의사를 밝히고 선거 준비에 돌입했다. 100m 달리기로 치면 이제 40m 대 50m 정도로 따라잡았다고 본다. 역전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 부산시 청년 인구가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국내 제2대도시의 이러한 청년층 이탈 현상, 구체적 대책이 있나. 

문제는 좋은 일자리다. 부산을 이탈하는 청년들은 대부분 수도권으로 향하고, 이는 좋은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서다. 지금 부산에는 르노삼성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대기업이 없다. 그래서 저는 출마선언 때부터 ‘세일즈맨 시장’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직접 발로 뛰어다니며 기업 투자를 유치해 오겠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시작으로 국내외 중견·대기업들이 투자하고 싶은 부산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가덕도신공항이 출발점이자 필수 요건이다. 가덕도신공항 건설 첫 삽을 시작으로 2030월드엑스포, 도심철도재배치, 북항재개발, 원도심 재생, 글로벌 전자상거래 허브 조성, 산업은행 등 금융공공기관 부산 유치 등의 결정들을 착착 이뤄 나가야 한다. 그렇게 해서 저는 저는 부산시장이 되면 매년 25만 개 이상, 5년간 13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

- 부‧울‧경 메가시티 조성 추진안을 자세히 설명하자면.

부산·울산·경남 동남권 3개 시·도를 경제공동체로 구축해 수도권에 대응하는 대도시로 육성하겠다는 프로젝트다. 3개 시·도의 인구가 800만 명에 달하고 산업구조도 탄탄해 광역경제권을 형성하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 메가시티 조성은 인재와 자본의 서울 집중이 날로 심화돼 수도권이 국가경제를 독점하는 구조에서 수도권 블랙홀의 고리를 끊고 동남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다.

- 민주당은 현재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카드로 부산 민심잡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가덕도 신공항 추진 방향성에 대한 후보의 생각은.

특별법이 통과되면 가덕도신공항 건설은 돌이킬 수 없는 방향으로 가게 되는 것이다. MB정권부터 시작된 지난 ‘잃어버린 10년’ 동안 지금의 국민의힘 정권들은 동남권 신공항을 대선 때 공약으로 내세워서 부산시민의 표를 긁어모았다가 당선되고 나서는 백지화시키고 김해신공항이라는 거짓 신공항 결정을 내리면서 부산시민을 희망고문 했다. 민주당은 이 고통의 역사를 끝내고 신공항 건설을 확실히 추진하기 위해 선거공약으로 내세우는 대신, 아예 2월 특별법을 통과시키려 했던 것이다.

- 현재 부산시장에게 가장 요구되는 리더십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이번 선거에서 뽑히는 부산시장에게 주어지는 시간은 1년이다. 그 안에 위기의 부산을 다시 일으켜 세울, 상상력과 실행력을 겸비한 시장이 필요하다. 저는 해양수산부 장관 시절에 이미 ‘미친놈’ 소리를 들었다. 박근혜 정권 말기 한진해운 파산으로 해운산업이 초토화된 상황에서 문재인정부 첫 해수부장관을 맡았고, 저는 바로 8조 원 규모의 ‘해운재건 5개년계획’을 완성했다. 다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거라 비웃었고, 기재부 등 경제부처들이 거세게 반대했다. 하지만 저는 이것이 해운과 조선, 그리고 해양도시 부산을 되살리는 유일한 길이란 확신을 갖고 밀어붙였다.

그리고 핵심 수행기관인 한국해양진흥공사를 부산 마린시티에 세웠다. 지금 어떻게 됐나? 예전 현대상선이었던 HMM은 2020년도 영업이익이 1조원 가까이 흑자가 났다. 10년 만의 첫 흑자이고, 역대 최대 규모다. 해운재건 5개년계획 집행 2년 만에 HMM은 세계 최대 2만4000TEU 컨테이너선 12척을 적기에 확보해서 지금 만선 운행을 하고 있다. 

- 끝으로 김 후보가 그리는 부산시의 미래 청사진은 무엇이고,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저는 부산을 동북아시아의 싱가포르로 웅비시키고자 한다. 더 이상 중앙 서울에서 주는 떡고물이나 받아먹는 지방도시가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성장을 떠받드는 또 하나의 거대한 축으로서 서울은 물론 세계 도시들과도 경쟁하는 비즈니스 권역을 만들 것이다. 이런 일은 힘 있는 여당 시장만이 할 수 있다. 야당 시장은 못 한다. 제가 ‘정권밀땡론’이란 말을 만들었다. 문재인정부와 180석 민주당이 부산을 힘껏 밀어줄 때 힘 있는 여당 시장이 양껏 땡겨야 한다는 뜻이다. 저 김영춘이 반드시 해내겠다. 반드시 부산을 동북아시아의 싱가포르로 웅비시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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