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철 편집국장
홍준철 편집국장

정세균 후임 국무총리로 영남 출신 인사가 거론되면서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주목 받고 있다. 초대 국무총리를 맡았던 이낙연 당대표와 정세균 총리 모두 호남 출신 인사였기 때문에 지역 안배와 통합 차원에서 김 전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사실 차기 대선 민심을 고려한다면 외연 확장을 위해서도 영호남 통합 메시지를 던질 수 있는 김 전 의원이 적합하다. 

김 전 장관 총리 기용은 영남권 TK 민심을 얻기 위한 동진전략을 펼치기에 좋은 카드다. 4선 의원에 민주당의 험지 중 험지로 불리는 대구에서 국회의원을 지냈다. 고위 당직은 원내수석부대표가 다였지만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을 지냈고 문재인 정부에서 장관을 지낸 그다. 게다가 여야를 막론하고 인맥이 두터워 여의도 마당발로 유명하다. 

민주당 경력을 보면 2000년 한나라당 소속으로 경기 군포에 당선된 이후 탈당해 민주당으로 와 열린우리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최고위원에 당선된 게 전부다. 당시 마지노선인 6등으로 겨우 최고위원직에 올랐다. 

이후 김 의원은 민주당내 선거가 있을때마다 출마를 고사했다. 지난 2017년 대선이 그렇고 그전 당 대표 선거나 원내대표 선거조차 출마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민주당내에서는 ‘비주류 ’라도 해도 너무 몸을 사린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혹자는 여전히 ‘한나라당에서 온 인사’라는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한 게 아니냐는 시각도 나왔다. 

뿐만 아니라 문재인 정부 초반에 장관을 지낸 이후 ‘총리직’을 두 차례나 제안 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총선 출마와 향후 당권 도전을 내세워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총선과 당 대표 선거에서 낙선함으로써 그는 지금 정치적 야인이 됐다. 총리로 기용안되는 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그러나 최근 당청 분위기는 ‘김부겸 총리론’에 대해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일단 김 전 장관은 친문주류가 아니다. 여권에 정통한 한 인사는 필자와 최근 통화에서 “대선 전략이 ‘TK 왕따 전략’인데 대구·경북에 우호적인 김 총리를 내세우기에는 여권에서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임명받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차라리 김 장관은 대선에 나가 대구·경북 표심 자극하는 게 유리하다”고 내다봤다. 

무엇보다 문재인 대통령마저 부산을 방문해 경북 김해 신공항을 보류시키고 부산 가덕도 신공항을 추진하고 있는 마당에 김 전 장관이 TK 입장을 대변해 김해신공항으로 기운다면 오히려 국정운영에 혼선을 줄 공산이 높다. 결국 김 전 장관이 총리가 되려면 자신의 고향인 TK를 버려야 한다는 것인데 이는 김 전 장관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결국 김 전 장관은 ‘낮은 대선 지지율’속에서 민주당 재집권을 위한 TK 민심달래기용 대선 출마를 할 수밖에 없게 됐다. 청와대에서는 TK총리보다 호남 총리를 더 선호하고 있다는 말이 여전히 흘러나오고 있다. 구체적으로 청와대 비서실장에 물망에 올랐다 안된 우윤근 전 주러대사와 당 대표 선거를 준비하고 있는 송영길-홍영표 의원까지 거론될 정도다. 충청도 출신 양승조 충남지사에 젊은 총리론마저 거론되고 있다. 

인물이 정 없을 경우를 대비해선지 최근 청와대 주변에서는 정세균 총리 유임설까지 흘리고 있다. 대선이 코 앞만 아니였다면 김 전 장관이 총리를 수행하는 게 상식에 맞다. 하지만 청와대와 여당은 모든 인사와 정책을 정권재창출에 맞추고 있다. 본인들이 적폐청산의 대상이 된다는 두려움이 올바른 인사와 정책을 막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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