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및 임직원, 임금 동결에 성과급도 반납…자구 노력 이어가는데 
산업은행, 잠재적 투자자 의사 결정 지연에 대해 ‘생즉사 사즉생’ 요구

쌍용차가 잠재적 투자자와 협의를 이어가는 가운데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뼈를 깎는 각오로 임하라"고 주문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임금 동결과 성과금 반납까지 이어온 쌍용차 노조에 추가적인 자구안을 요구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산업은행이 10년전 해고자를 겨우 복직시킨 쌍용차에 다시 한 번 인력 구조조정을 요구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창환 기자]
쌍용차가 잠재적 투자자와 협의를 이어가는 가운데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뼈를 깎는 각오로 임하라"고 주문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임금 동결과 성과금 반납까지 이어온 쌍용차 노조에 추가적인 자구안을 요구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산업은행이 10년전 해고자를 겨우 복직시킨 쌍용차에 다시 한 번 인력 구조조정을 요구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창환 기자]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쌍용자동차를 찾아 뼈를 깎는 각오로 잠재적 투자자와의 협상에 임하라고 주문했다. 다만 자구 노력을 이어가는 쌍용차에 대한 산업은행의 압박을 두고 속내를 알 수 없다는 업계의 반응이 나온다. 

18일 산업은행과 업계 등에 따르면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쌍용차 경영진과 노조 등과 자리를 함께 하고 “과거 쌍용차가 두 차례 경영위기를 이겨낸 것처럼, 지금의 어려움도 잘 극복해 주기를 바란다”며 이 같이 주문했다. 

이동걸 회장은 이어 “잠재적 투자자의 의사결정이 지연되고 있다”며 “쌍용차가 ‘생즉사 사즉생’의 각오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선제적으로 최선의 방안을 제시하여 투자 유치를 이끌어낼 것”을 요청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1월 쌍용차의 노사에 강한 임단협 및 파업 관련 강한 조건을 내걸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1원도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최근 여론의 압박에 수위를 낮춰 "뼈를 깍는 각오로 투자자와의 협의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이창환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1월 쌍용차의 노사에 강한 임단협 및 파업 관련 강한 조건을 내걸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1원도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최근 여론의 압박에 수위를 낮춰 "뼈를 깍는 각오로 투자자와의 협의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이창환 기자]

산업은행에 따르면 잠재적 투자자의 투자 결정, 자금조달 능력 확인 및 사업계획에 대한 객관적 타당성이 검증된다면 쌍용차 정상화를 위한 금융지원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런 금융지원 검토를 위해서는 쌍용차가 스스로 방안을 강구해 채권단 앞에 먼저 제시해야 한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한다는 설명이다. 

앞서 지난 1월 이동걸 회장은 쌍용차의 단체협약 3년 단위 연장과 쟁의 행위 중단을 조건으로 내걸고 “흑자 전까지 (쌍용차가) 일체의 쟁의행위를 중단하고, 단체협약을 1년에서 3년 단위로 연장해달라“며 그는 ”두 가지 전제조건이 제시되지 않으면 단돈 1원도 지원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후 이동걸 회장은 여론의 비판에 쌍용차에 대한 압박 수위를 낮추긴 했으나, 여전히 산업은행이 쌍용차 지원에 나설지는 불명확하다. 

쌍용차의 내부 사정에 밝은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는 이미 전체 임직원들의 임금 동결과 성과금 반납 등을 이어왔다”며 “비핵심 자산 매각부터 시작해 지금은 핵심 자산까지 매각해야하는 상황인데 무슨 자구 노력을 더 하란 것인지 산업은행의 속내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정부가 경영 여건이 어려워진 기업의 정상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도, 쌍용차에 대한 지원에는 상대적으로 까다로운 잣대를 구고 있다고 풀이한다. 산업은행은 쌍용차에 대해 기안기금도 지원도 하지 않았다. 출자전환도 하지 않고 자구안 마련만 강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10년 만에 해고자들에 대한 복직을 완료시킨 쌍용차 노사의 자구 노력에도 불구하고 산업은행이 다시 한 번 인력 구조조정이라는 막다른 길로 몰아세우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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