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뉴시스]
임종석 [뉴시스]

 

[일요서울]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23일 SNS에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언급하며 “박원순은 정말 그렇게 몹쓸 사람이었나”라며 “청렴이 여전히 중요한 공직자의 윤리라면 박원순은 내가 아는 가장 청렴한 공직자였다”고 했다. 또 “박원순은 미래 가치와 생활 이슈에 가장 민감하고 진취적인 사람이었다. 그의 열정까지 매장되진 않았으면 한다”면서 ‘박원순 예찬론’을 펼쳤다. 앞서 임 전 실장은 2014년 박원순 시장 후보 캠프 총괄본부장을 거쳐 2014~2015년 서울시 정무부시장으로 박 전 시장을 보좌했다. 최근 대권 도전설이 계속 거론되고 있는 임 전 실장이 지지층 결집을 위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임 전 실장은 또 “호텔 밥 먹지 않고 날 선 양복 한 번 입지 않고 업무추진비를 반 이상 남기는 쪼잔한 공직자였다”며 “운전을 하다 보면 자주 박원순을 만난다. 유난히 많아진 어린이 보호 구역과 속도 제한 구역을 지날 때마다, 제한 속도 50에 적응하지 못해 수시로 울리는 경고음을 들을 때마다 박원순의 목소리를 듣는다. ‘속도를 늦추면 사람이 보입니다’”라고 썼다. 이어 임 전 실장은 “인사동을 걸을 때, 연대 앞과 연남동을 지날 때, 널찍해진 덕수궁 앞 인도를 지나 서울 광장을 가로지르는 사람들을 볼 때, 광장 확장 공사로 불편해진 광화문을 지날 때도 주행보다 보행을 강조하던 박원순을 생각한다”고 했다. 또 “완전히 참여와 자치의 공간으로 변모한 주민센터와 여기저기 숨 쉬는 마을 공동체, 그리고 생활 복지의 패러다임을 바꾼 찾아가는 동사무소, 찾동에서도 박원순의 향기를 느낀다”고 했다.

그러면서 임 전 실장은 “서울을 문화와 역사가 살아있는 국제관광도시로, 세계 최고의 마이스 산업 도시로 만들겠다며 동분서주하고 서울시 행정을 전파하려 세계 곳곳을 누비며 글로벌 리더들과 열띠게 토론하던 그의 모습도 그립다”며 “박원순은 미래 가치와 생활 이슈에 가장 민감하고 진취적인 사람이었다”고 했다. 그는 “딱딱한 행정에 사람의 온기와 숨결을 채우려 무던히 애쓰던 그의 열정까지 매장되지는 않았으면 한다”면서 “그리고 이제 드디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는, 뉴욕의 센트럴파크 부럽지 않을 용산 공원의 숲 속 어느 의자엔가는 매 순간 사람의 가치를 높이고자 치열했던 박원순의 이름 석 자를 소박하게나마 새겨 넣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임 전 실장은 그 다음날인 24일 SNS에 올린 글에서 2002년 이래 서울시장들의 이름을 열거한 뒤 “이명박·오세훈 전 시장 시절에는 속도와 효율이 강조됐다면 박 전 시장 시절엔 안전과 복지가 두드러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안전하고 깨끗한 서울을 원하는 시민의 요구에 순명(順命·명령에 따름)한 것”이라며 “대규모 뉴타운 개발로 대표되는 토목 행정이 이·오 전 시장 시절의 상징이다. 20개가 넘는 자율형사립고를 허가해 고교 서열화를 악화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박 전 시장의 행정에 대해서도 비판적 시각이 많다. 시장의 질서나 기업의 효율 등을 무시한다는 비판이 그것”이라며 “하지만 박 전 시장이 (재선·3선까지 세 차례) 당선된 건 서울시민의 생각이 변했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더디 가도 사람을 생각하자’는 게 박 전 시장의 생각이었다며 “아픔과 혼란을 뒤로하고 선거를 다시 치르는 시점에 이런 문제에 대한 성찰이 이뤄져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여권 핵심 인사로 꼽히는 임 전 실장의 박 전 시장 찬사가 이번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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