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이후 인상폭 최대치라는데... “언플이다”, 반응 와글와글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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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LG전자와 LG전자노동조합(이하 노조)이 올해 임금 인상안과 복리 후생 개선안에 합의했다. 직원 임금을 약 9% 올리고, 직급별 초임도 최대 600만 원까지 늘어난다는 내용이 골자다. 하지만 해당 소식을 접한 일부 네티즌들의 반응은 심상찮다. 온라인 댓글 또는 게시글을 올린 네티즌들의 상당수가 LG전자 재직중이라는 사례가 적지 않은데, 이들은 실제 인상률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내용과 차이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아가 회사가 ‘언론플레이’까지 하고 있다며 강도높은 비판도 이어가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번 LG전자 임금 인상건을 둘러싸고 기업 내부 잡음이 발생한 것 같다며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 LG전자-노조, 인상률 9% 합의...직급별 초임 최대 600만 원 인상
- “‘구 씨’라서 ‘구 프로’인상?” “실제 인상 3% 될까 말까 ‘멘붕’” 조롱



LG전자와 LG전자노동조합(이하 노조)의 합의 내용에 따르면 2011년(9% 상승)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전년 인상률인 3.8%와 대비하면 인상률은 두 배 높아졌다.

LG전자의 임금 인상 소식은 동종업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 듯하다. 해당 소식이 알려진 직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노조도 임금인상 요구에 나서 기업과 직원들이 임금 협상 테이블에 앉은 모양새다.

인상폭, 전년 대비 2배↑
복리후생 개선안 결정


인상안에 합의한 LG전자와 노조는 9%의 임금인상률을 확정해 같은날 조직별 설명회 등을 통해 직원들에게 안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상승률은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최근 3년간의 인상률이 연 4% 안팎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인상폭은 2배 이상인 셈이다. LG전자와 노조에 따르면 개인별로 지난해 성과등급에 따른 인상률을 적용하는 한편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고 임금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직급별 초임을 인상했다.

사원과 선임, 책임 직급의 새로운 초임은 이전 대비 각각 300만 원, 500만 원, 600만 원을 인상해 4600만 원, 5500만 원, 7100만 원으로 오르며 인상된 임금은 3월분부터 적용된다. 이 외에도 LG전자와 노조는 임금인상안과 함께 복리후생 개선안도 결정했다. 올해부터 초·중·고에 입학하는 자녀를 둔 직원에게는 자녀당 1회에 한해 노트북을 지급하고, 직원의 배우자가 건강검진을 받지 않을 경우 직원 혹은 배우자의 직계가족 1인이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보도 후 댓글 릴레이
“실제 인상률 3% 수준”
“배부른 소리” 외면도


이번 인상 건을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기업이 직원들의 복지를 위한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호평했다. 하지만 이와 달리 또다른 일각에서는 이번 인상 건이 단순 언론플레이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인상 소식을 다룬 기사들이 상당수 언론 매체를 통해 보도되자, 일부 누리꾼들이 사실과는 일부 다른 내용이 있다며 줄지어 댓글을 달고 나선 것이다. 특히 이 중에는 현재 LG전자에 재직중인 근로자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보여 논란은 확산되는 분위기다.

 

네티즌 댓글 내용 일부 갈무리
네티즌 댓글 내용 일부 갈무리

수많은 댓글 중에서도 누리꾼들로부터 큰 호응은 얻은 댓글에는 ‘인상률이 9%가 아닌 3% 수준’이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한 누리꾼은 “실제 연봉 인상률은 3%도 될까 말까”라며 “올해 신임과 승진자만 발표대로 적용한 것인지, 현 재직자도 9% 인상인지 명확하게 기사를 내야 한다”고 사측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또다른 누리꾼도 “직급별 초임만 높이고 기존 선임, 책임들은 연봉 역전되게 하고선 ‘역대급 인상’이라고 언플하는 기업”이라고 주장해 다른 네티즌들의 공감을 얻는 상황이다. 이 외에도 임원의 연봉을 제외하고 평균을 산출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댓글 릴레이’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극명하다. 재직자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나아가 기만한다는 주장을 공감하는 이들이 있는 반면 지나친 과민 반응이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이번 인상률에 대한 반대 입장을 보이는 일부 네티즌은 ‘동종 업계 최저임금’이라는 등의 주장을 펼치고 있지만 사실상 ‘배부른 소리’라고 비판하는 상황이다. 한 네티즌은 “중소기업 임금 상승률은 실질적으로 마이너스 수준인데다가,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임금 격차가 두 배 이상 벌어지는 상황이 도리어 부럽다”며 안타까운 속내를 표했다. 이 외에도 코로나19 여파로 임금이 30% 줄어드는 어려움을 맞닥뜨린 상황에서 동결도 아닌 인상률에 대한 논쟁이 펼쳐지는 데 대한 씁쓸함을 표하는 이들도 상당수 뒤따랐다.

이번 사안을 둘러싼 의견이 분분한 상황에서 일부 네티즌들은 기업 내부 잡음이 흘러나온다며 주목하는 상황이다. 사측은 이 같은 반응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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