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세 이상·노인시설 입소·종사자 등 46곳서 화이자 백신 접종
65세 이상·보건교사·항공 승무원 등도 순차적으로 접종 시작

18일 서울 성동구 성동구청 대강당에 마련된 서울시 백신접종센터에서 열린 모의 훈련에서 아낙필라시스긴급환자를 이송하는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3.18. [뉴시스]
18일 서울 성동구 성동구청 대강당에 마련된 서울시 백신접종센터에서 열린 모의 훈련에서 아낙필라시스긴급환자를 이송하는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3.18. [뉴시스]

[일요서울ㅣ김혜진 기자] 만 7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1일 시작된다.

지금까지는 감염 취약시설로 꼽히는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종사자와 입원·입소자, 코로나19 치료병원 종사자, 1차 방역대응 요원, 고위험 의료기관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진행해 왔는데 이날부터는 접종 대상이 일반인으로 확대되는 셈이다.

정부가 이달부터 만 65세 이상, 보건교사, 항공 승무원 등으로 접종 대상을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어서 백신 접종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각국이 치열한 백신 확보 경쟁을 벌이면서 안정적인 백신 수급을 장담할 수 없어 변수가 되고 있다.

전국 46곳 센터에서 일제히 실시…정부, 센터 추가확보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에 따르면 이날부터 만 75세 이상이 백신을 맞는다. 1946년 12월31일 이전에 태어난 350만8975명이 대상이다. 지난달 28일 기준으로 조사대상 204만1865명 가운데 86.1%(175만8623명)이 백신을 맞겠다고 답했다. 

만 75세 이상은 정부가 화이자사와 개별 계약을 통해 확보한 백신을 맞는다. 화이자는 상반기까지 총 350만 명분(700만 회분)을 국내에 공급하기로 했는데, 이 중 전날까지 50만 명분(100만 회분)이 도입됐다.

나머지 300만 명분(600만 회분) 가운데 50만 명분(100만회분)은 이달에, 87만5000명분(175만 회분)은 다음 달에 들어온다.

백신 접종은 전국에 설치된 예방접종센터 46곳에서 우선 시행된다.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예방접종센터는 총 49곳 설치돼 있는데 이 가운데 중앙센터(국립중앙의료원)와 중부권역센터(순천향대 천안병원), 호남권역센터(조선대병원)에서는 만 75세 이상에 대한 접종을 하지 않는다.

정부는 접근성과 속도를 높이기 위해 이달 말까지 시군구별로 최소 1개 이상의 접종센터를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

내달부터 만 65∼74세도 접종…접종 대상 확대

이날부터 노인 시설 입소·이용자 및 종사자 15만4674명도 예방접종센터에서 화이자 백신을 맞는다. 정부는 이 가운데 지난달 28일까지 9만6986명에 대해 접종 여부 조사를 마쳤는데 93.2%(9만423명)가 접종을 받겠다고 답했다.

이 밖에 코로나19 취약시설 입소자와 종사자에 대한 접종도 이달부터 순차적으로 시행된다.

정부는 둘째 주에는 장애인시설과 교정시설에 대한 접종을 진행하고, 셋째 주에는 결핵 및 한센인 거주시설, 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을 대상으로 접종을 시행한다. 넷째 주에는 노숙인 거주·이용시설 종사자와 입소자 등이 접종을 받는다.

또 오는 8일에는 장애아 전문·통합 어린이집의 교직원과 보건교사 1만5000명이 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는다.

다음 달부터는 접종 대상이 대폭 확대된다. 우선 만 65∼74세에 대한 접종이 시작된다. 이 연령대는 총 490만 명 정도로, 만 71세 이상(약 351만 명) 보다 100만 명 이상 많다.

항공승무원도 다음 달부터 접종을 받는다. 이어 6월에는 유치원·어린이집·초등학교 1∼2학년 교사와 만성신장질환자·만성중증호흡기질환자 가운데 만 64세 이하, 의료기관 및 약국 종사자, 경찰·군인 등이 백신을 맞는다.

각국 ‘백신 전쟁’속 수급 불안…정부, AZ백신 2차 접종 비축분 활용하고 접종 간격 확대 검토

이처럼 백신 접종에 속도가 붙고 있지만, 우리가 확보한 백신이 계획대로 공급될지는 미지수다.

각국이 치열한 백신 확보 경쟁을 벌이면서 곳곳에서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BBC방송과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세계의 백신 공장’으로 불리는 인도에서는 자국 내 코로나19 유행 상황이 심상치 않자 최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수출을 일시적으로 중단했고, 유럽연합(EU)은 최근 아스트라제네카와의 계약분을 공급받기 전까지는 역내에서 생산되는 해당 백신의 수출을 제한하겠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우리나라에도 백신 확보에 일부 차질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백신 공동구매 국제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확보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중 약 69만 회분(34만5000명분)이 당초 전날 네덜란드 현지를 출발할 예정이었으나, 운송 개시 일정이 이달 셋째 주로 3주 정도 밀렸다. 더욱이 물량도 43만2000회분(21만6000명분)으로, 25만8000회분이 줄었다.

이와 관련 추진단은 “저소득 국가에 배분될 예정이었던 인도 세럼연구소 생산 아스트라제네카 물량의 공급 일정이 지연됨에 따른 것”이라며 “세부 일정은 코백스 측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2차 접종용 비축분 일부를 1차 접종에 활용하고, 1·2차 접종 간격을 현행 10주에서 12주 등으로 더 넓히는 방안을 포함해 다각도의 대책을 강구 중이다.

아스트라제네카 외에 노바백스, 모더나, 얀센 등 2분기부터 순차적으로 들어오기로 돼 있는 백신 3종은 현재까지도 언제, 어느 정도의 물량이 먼저 들어올지조차 확정되지 않았다.

정부가 계약을 통해 확보한 백신 물량은 총 7900만 명분이다.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1000만 명분을 확보했고, 개별 제약사와는 6900만 명분을 계약했다. 제약사별 물량은 아스트라제네카 1000만명분, 화이자 1300만명분, 얀센 600만 명분, 모더나 2000만 명분, 노바백스 2000만 명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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