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잘 만든 영상으로 창사 2년 만에 1천억 매출 기록

[일요서울] 마케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사용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니즈를 충족시켜 줄 상품을 기억에 남게 소개하는 일이다. 블랭크코퍼레이션은 설립 초기, 영상 컨텐츠 마케팅을 기반으로 성장한 입지전적인 스타트업이다.

남대광 대표는 2016년에 블랭크코퍼레이션을 만들었고, 2년 후 1263억의 매출과 149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지금까지 받은 누적 투자액만 약 400억 원에 달하며, 20개가 넘는 브랜드를 통해 300개 이상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베스트셀러 상품을 꼽자면 단연 마약베개와 퓨어썸 샤워기, 악어발팩이다. 제품명치고는 굉장히 낯선 이 상품들은 SNS에서 끊임없이 회자 됐고 누적 각각 100만 개 이상의 판매를 올렸다고 한다.

마약베개ㆍ퓨어썸 샤워기ㆍ악어발팩 등 출시 후 인기 상승
충격적 영상 시연...고객 궁금증 해결로 제품 구매 이끌어내

남성 전용 뷰티용품 전문브랜드 블랙몬스터도 유명하다. 옆머리만 눌러도 외모가 변하는 제품, 모공과 잡티를 없애주는 용품, 키스를 부르는 립밤 등 블랭크코퍼레이션의 마케팅을 거친 제품은 대부분 베스트셀러로 등극했다.

남대광 대표는 한 인터뷰에서 ‘마케팅’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소비자에게 어떤 결핍이 있는지,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는지...’ 이 화두는 자신 뿐만 아니라 모든 임직원이 끊임없이 고민하는 문제라고 말한다.

- 직접 영상 시연! 충격적인 리뷰로 SNS를 점령

블랭크코퍼레이션의 마케팅 콘텐츠는 Before/After를 통해 눈앞에서 직접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 어떻게 외모가 변하는지, 당신이 일상에서 사용하고 있는 것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확인시켜주고 제품을 사용해 보도록 권한다.

예를 들어 남성 뷰티 제품을 홍보하는 영상은 이러하다.
처음 보는 남녀가 연출 콘셉트에 따라 키스를 하려 한다. 두 사람은 굉장히 어색해 하고 망설이는데 이를 지켜보는 사람도 설레긴 마찬가지다. 마케팅 홍보 영상을 끝까지 보게 하는 힘, 기발한 역발상 콘셉트의 소재가 많다. 스토리를 따라가다 보면 결국 제품 소개로 이어지지만 별로 힘이 빠지지 않는다.

영상은 재미있거나 신기하거나 설렌다. ‘키스’ 영상 또한 잘 묻어나지 않는 립스틱 제품을 어필하기 위한 광고 콘텐츠인데, 이 영상의 누적 조회 수는 수백만 회 넘어섰다.

또 다른 영상도 있다. 옆머리를 조금만 눌러줘도 외모가 변한다는 제품을 소개하기 위해 한 여성이 평범한 외모의 남성과 대화를 한다. 남자는 자신이 애인이 없는 이유를 ‘바쁜 일상 때문인 것 같다’고 변명(?)하지만, 여자는 제품으로 옆머리를 누르고 면도까지해 가며 남자의 외모를 새롭게 탄생시킨다.

일반인을 섭외해 만든 이러한 시연 영상은 다른 어떤 광고성 홍보 콘텐츠보다 더 큰 힘을 발휘했다. 여자가 좋아하는 헤어스타일, 여자가 좋아하는 남자 향수 등 여성에게 잘 어필하고 싶은 남성의 심리를 콘텐츠 안에 절묘하게 섞어 놓은 것이다. 블랭크코퍼레이션 마케팅의 핵심은 사용해 보고 싶도록 만드는 것! 그들은 사용자의 ‘욕망’을 지속적으로 자극하고 건드린다. 

남성 뷰티 제품과는 달리 각종 리빙용품은 다소 충격적인 영상을 시연해 고객이 잊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확인해 준다. 소비자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문제들을 끄집어 내 급소를 공략했는데, 예를 들어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세탁기 속에 얼마나 많은 이물질이 있는지 집에서 사용하는 일반 세탁기를 분해해 확인해 주고, 해당 제품을 사용했을 때 얼마나 더 안전하고 깨끗하게 빨래가 되는지를 보여준다.

또한 우리가 아무런 의심 없이 세수하고 샤워하는 수돗물 속에 얼마나 많은 녹과 이물질이 섞여 있는지, 이런 위험한(?) 물로 씻을 경우 피부에 와닿을 결과를 상상해 보게 만드는 콘텐츠도 있다. 수돗물이 안전하지 못한 게 아니라 아파트와 주택의 상수도관은 대부분 노화돼 있고, 이런 좋지 않은 성분을 자사의 샤워기가 항균효과와 더불어 깨끗하게 걸러 준다는 것이다.

콘텐츠로 마케팅 급소를 찌른다.
진화하는 미디어 커머스 기업

뛰어난 기술력을 갖고 있는 스타트업일지라도 역시 가장 큰 고민은 마케팅이다. 블랭크코퍼레이션은 많은 스타트업이 참고할 만한 마케팅 성공 도식을 그려 왔다. 플랫폼을 만들고, 소비자의 트렌드와 감성에 걸맞은 영상을 만들고, 재미와 호기심뿐만 아니라 리얼한 충격적인 정보를 더해 지갑을 열게 만들었다.

20여 개가 되는 브랜드를 갖고 있지만, 그들은 하나의 브랜딩에 모든 제품을 가두지 않았다. 오히려 제품에 맞는 마케팅 콘셉트을 잡고 잘 만든 콘텐츠 영상을 SNS를 통해 빠르게 이슈화시킨 것이다. 이것이 다른 일반 회사들과 차별화된 핵심적인 마케팅 전략이다.

발바닥 각질을 제거하는 상품의 이름은 ‘악어발팩’이다. 시중에 여러 좋은 베개가 있겠지만 ‘마약베개라는 상품명만큼 임팩트를 주는 베개는 없을 것이다. 잘 묻지 않는 립스틱을 홍보하기 위해 처음 보는 남녀를 등장시켜 설레는 키스 영상을 만든 회사도 없을 것이다. 남자에게 고민거리인 옆머리만 눌러줘도 훨씬 더 좋은 외모가 완성된다는 마케팅 영상도 보지 못했을 것이다.

물론 어딘가에 이런 형태의 마케팅 콘셉트로 고객과 커뮤니케이션하는 회사는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창사 2년 만에 오로지 영상 콘텐츠만으로 이토록 급속한 성장을 이룬 스타트업은 드물 것이다. 블랭크코퍼레이션을 통해 다시 한번 마케팅을 배운다.마케팅은 소비자의 결핍(니즈)을 해소해 가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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