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수하는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 [뉴시스]
악수하는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 [뉴시스]

 

[일요서울ㅣ정재호 기자] 일본 언론은 4일 한국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전날 회담을 일제히 비중 있게 보도하며 논평했다.

언론은 일제히 한일 외교장관이 이번에 북한 핵문제 등에 대해 협력을 확인했지만 중국이 미중대립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한국을 자국편으로 끌어들이려 한다고 지적했다.

산케이 신문은 “중국 시진핑(習近平) 지도부가 양국 외교장관 대좌를 통해 한국을 끌어당겨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동맹국과 구축하는 대중 포위망을 무너트리려 하는 시도를 했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한국의 경우 지난 2월 취임한 정의용 외교장관이 첫 방문국을 중국으로 택한 것은 그간 미국을 찾았던 관행을 깼으며 그 배경에는 난항을 겪는 남북대화 재개에서 중국 측 협력을 받으려는 생각이 있다”고 관측했다.

산케이는 “문재인 정부가 지난 2일 미국에서 열린 한미일 고위급 협의에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참석시킨 것은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취하겠다는 의도를 읽을 수 있는 동시에 대중 연대를 강화하는 미국, 일본과는 온도차를 거듭 확인시켰다”고 주장했다.

닛케이 신문은 “한미일 고위급 협의와 한중 외교장관 회담으로 미중이 한국과 연대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는 구도가 뚜렷해졌다”고 밝혔다.

신문은 “한미일 협의가 대북정책 조정과 대중전략 확인에 초점을 두었지만 한중 외교회담에서 중국은 대중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와 대북 영향력을 무기로 해서 미일 강경자세와 거리를 두도록 촉구하는 자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닛케이는 “이런 행태에서 한국 정부가 당분간 미중 등거리 외교 계속할 것으로 전망하며 한국의 이 같은 태도를 미국이 얼마큼 허용할지가 동북아시아 정세를 좌우하는 요인이 된다”고 강조했다.

아사히 신문은 “정의용 장관이 첫 해외방문지를 미국 아닌 중국으로 한 것은 한미동맹보다 중국을 중시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문재인 정부로선 북한과 대치, 안보와 경제를 미국과 중국에 상당히 의존하는 상황에서 ‘줄타기’ 외교를 할 수밖에 없다”고 논평했다.

요미우리 신문도 “미국과 인도 태평양 패권을 다투는 중국이 한미일 연대에 쐐기를 박기 위해 한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며 “한국이 안전보장에선 미국에 의존하고 북한 비핵화를 겨냥해서는 중국의 영향력에 기대야 한다는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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