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조직이 이용한 가짜 검사 신분증과 명함. [사진=부산경찰청 제공]
보이스피싱 조직이 이용한 가짜 검사 신분증과 명함. [사진=부산경찰청 제공]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지난해 2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내 아들 죽인 얼굴 없는 검사 김민수를 잡을 수 있을까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논란이 인 가운데, 실제 김민수 검사 역할을 한 40대 등 보이스피싱 조직원 수십 명이 경찰에 붙잡혀 이목이 집중된다.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14일 김민수 검사를 사칭한 A씨 등 보이스피싱 조직원 98명을 검거, 이 중 29명을 사기, 범죄단체조직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 2015년 8월 중국에 콜센터 등 사무실을 마련, 국내에 발신번호 변작 중계기를 설치한 이후 지난해 12월까지 5년 동안 검찰과 금융기관을 사칭하거나 저금리 대환대출을 제시하는 수법으로 300여 명을 속여 100억 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검사를 사칭해 범죄단체가 개입된 사건에 피해자의 금융계좌가 연루된 것처럼 속였다. 돈을 안전하게 관리한다면서 피해자를 직접 대면하거나 대포통장으로 돈을 넘겨받는 수법으로 돈을 가로챈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짜 검사 사무실까지 마련해 검사를 사칭하며 피해자를 속이기도 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조직폭력배인 A씨가 지난 2017년 11월 국내 조직폭력배 등을 중국 현지로 불러들여 보이스피싱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 이들 조직에 대한 출입국 내역 등을 집중 수사했다.

이들은 중국 쑤저우 등지에 콜센터 사무실과 합숙소를 마련, 기업형 범죄조직을 결성하고 국내 이용 휴대전화번호가 피해자들에게 노출되도록 국내에 발신번호 변작 중계기를 설치해 이용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또 조직원들끼리 인적사항이 특정될 것을 우려해 일정 기간이 지나면 조직원들을 서로 바꿔 콜센터 사무실에 배치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실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로챈 피해금으로 중국에서 호화 생활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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