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이기우 언론인] 여권에서는 이재명 경기지사, 야권에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차기 대선 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면서 정치권에서는 차기 대선이 이재명 대 윤석열구도로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야권을 중심으로 윤석열 대망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치권과 거리를 두고 있는 윤 전 총장의 서적이 출간하는가 하면, 윤 전 총장이 최근 노동문제 전문가 등을 만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를 대선 행보로 받아들이는 상황이다. 야권에서 윤 전 총장에게 러브콜이 쏟아지는 이유다. 특히 윤 전 총장과 교감하려는 야권 인사들도 더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윤 전 총장에 대한 야권의 관심이 뜨거워지면서 이른바 윤석열 사람들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뉴시스
뉴시스

- 김종인 선봉’, 주광덕.권성동.정진석 전현직의원 정치권인맥
- 전직 검찰총장 대학 동기인 김수남 정부 정상명 전총장 막역

석열 전 검찰총장의 일거수일투족이 주목을 받고 있다. 윤 전 총장이 주목을 받으면서 야권은 울상이다.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등 다른 야권 대선주자들에 대한 관심도가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반면, 윤 전 총장을 둘러싸고는 충청대망론’, ‘김동연-윤석열 연대론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흘러나오고 있다.

보폭 넓히는 윤석열, 지지율도 다시 상승

다만 윤 전 총장 경쟁력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이들도 적잖다. 정글과도 같은 정치판에서 버틸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고건 전 총리, 반기문 전 UN사무총장 등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된다. 여의도에 입성하기 전에는 신드롬을 일으켰지만 결국 높은 현실 정치 벽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이 중앙승가대 정승국 사회복지학과 교수를 만나 국내 노동시장 현안에 관한 대화를 나눴고, 정 교수를 통해 청년문제에 주목하는 윤 전 총장의 메시지가 나오기도 했다. 곧 외교안보 분야 전문가도 만나 의견을 청취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윤 전 총장의 지지율도 들썩였다. 윤 전 총장 대선 행보의 일환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식을 것 같았던 윤 전 총장의 대망론이 재점화하는 순간이다.

실제 이러한 소식이 전해진 후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다시 상승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4개 여론조사 전문회사 실시한 여론조사 2개를 비교해보면 윤 전 총장은 18%25%로 상승했다. 차기 대선 후보가 뜨지 않고 있는 야권 진영에서 윤 전 총장 영입론이 확산되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윤 전 총장은 대선과 관련해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대망론 역시 정치권의 자가발전 성격이 강하다. 윤 전 총장이 대선 출마를 하지 않으면 모두 공염불일 뿐이다. 그런데 윤 전 총장의 약점인 노동·외교·안보 분야 전문가들을 만난 것은 그만큼 그의 출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는 게 우세한 관측이다. 야권에서는 윤 전 총장이 출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졌다당분간 정치권 밖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직의원부터 대선후보까지 윤석열 연결고리 형성 중

뉴시스
뉴시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윤 전 총장의 본인 의사와는 무관하게 정치 세력들 움직임이 눈에 띄게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윤 전 총장을 사랑하는 모임인 윤사모’(회장 홍경표)가 다함께 자유당창당발기인대회를 하는 등 전국적인 조직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인천에서 중앙당 창당발기인대회를 했고, 대전, 대구 등의 순으로 시도당 발기인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정치권 한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을 감안하면 당연한 현상이라고 반문했다.

또 최근에는 윤 전 총장의 지인을 중심으로 한 책들도 출간됐다.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들과의 일화를 묶은 미담집인 구수한 윤석열과 고교 동창이 엮은 대담집 윤석열의 진심등이 바로 그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출간에 적극 반대하지 않았다는 게 정치인으로서 행보를 하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라며 대선을 앞두고 자신의 긍정적인 측면을 부각하려는 계산 아니겠는가라고 분석했다.

정치권에서도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3선 의원을 지낸 검찰출신의 A 전의원은 윤 전 총장의 친분을 거론하며 윤석열-국민의힘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또 박근혜 정부 시절 일명 십상시멤버였던 한 인사는 야권대선주자인 B와 윤 전 총장 간 연결고리 역할을 할 것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검찰출신인 국민의힘 한 의원은 자가발전일 뿐 사실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윤 전 총장의 대권 행보를 적극 지원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의 향후 행보에 대해 “(국민의힘 입당 여부에) 안 갈 것 같다. 저 아사리판에 가서 무슨 이득이 있다면서 새로운 정치세력의 등장을 예고했다. 김 전 위원장이 금태섭 전 의원과 만나는 등 윤석열-금태섭-김종인등으로 이어지는 제3지대 전선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충암고, 서울대’. 사람 주목하라!

주광덕 전 의원, 뉴시스
주광덕 전 의원, 뉴시스

윤 전 총장을 중심으로 한 정치세력화 움직임이 일면서 윤 전 총장의 대선 행보를 하는데 우군으로 분류되는 인물, 이른바 윤석열 사람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검찰 출신의 한 대기업 간부는 이렇게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충암고를 졸업한 뒤 1979년 서울대 법대에 입학했고, 대학 4학년 때 사법시험 1차 합격했으나 9수만에 최종합격했다. 나이는 많은데 기수는 낮은 늦깎이 검사다. 윤석열 사단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자신의 사람을 끝까지 챙기는 스타일이다. 한 번 친분을 맺으면 끝까지 간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새로운 인맥보다는 서울대 법대 출신 79학번과 검사 생활을 함께 했던 인사들이 윤 전 총장 대선 행보에 대한 자문 및 주축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초등학교 동창인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고교 동창인 개인 사업가와 변호사들과도 돈독한 우정을 나누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서울대 법학과 79학번 동창이기도 하다. 이 외에도 79학번인 특수통 검사 출신인 남기춘 전 검사장,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서석호.김현수 변호사를 비롯해 사법연수원 23기 동기를 포함한 판사·변호사 등 다양한 인맥을 갖고 있다.

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윤 전 총장 징계 청구 당시 윤 전 총장의 법률 대리인인 이완규·손경식 변호사가 윤석열 사람으로 분류된다. 특히 손 변호사는 기자를 대상으로 단체 카톡방도 개설했으며, 현재 180여명의 기자들이 가입돼 있다.

전직 검찰총장 가운데서는 대학 동기인 김수남 전 총장과 막역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총장이 검찰을 나간 뒤 김 전 총장과 함께 할 변호사를 윤 전 총장이 직접 소개해줬다는 후문이다. 또 노무현 정부 때 검찰총장을 지낸 정상명 전 총장과도 가깝다. 1994년 대구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할 당시 첫 부장검사가 정 전 총장이었다. 윤 전 총장의 주례 선생님이기도 하다. 나아가 대검 중수부에서 함께 근무했던 안대희 전 대법관,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을 비롯해 2006년 중부수장 함께 일했던 박영수 특별검사와도 가까운 사이다.

정치권 인맥도 두터운 편이다. 윤 전 총장은 여권 원로 정치인인 김한길·정대철·정동영 전 의원과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은 정치권의 대표적 책사 김한길은 제도권 바깥에서 계파·정파·정당과 관계없이 여러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반문’(반문재인)이 이들의 고리라며 윤석열과 김한길, 정동영의 친분은 2013년 국감 때 비롯됐다고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서는 검사 출신인 정진석·권성동·권영세·정점식·유상범 의원과 주광덕 전 의원 등이 윤석열 사람으로 분류된다. 특히 정 의원은 윤 전 총장을 고향 친구라고 부른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