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찬반투표 52.1% 가결…인수합병 추진 동력 확보
자구계획, 지속가능 바로미터…회생절차 추진 탄력 기대

쌍용자동차가 자구안으로 매각한 쌍용차 서울 서비스 센터의 모습. [이창환 기자]
쌍용자동차가 자구안으로 매각한 쌍용차 서울 서비스 센터의 모습. [이창환 기자]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쌍용자동차가 자구안을 반영한 회생계획안을 토대로 조기 인수합병(M&A) 성사를 위한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노사가 협력해 구조조정 계획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대내외에 생존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쌍용자동차는 지난 8일 무급 휴직 등의 구조조정 계획을 담은 마지막 자구방안을 실현하기 위한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참여조합원 총 3224명 가운데 52.1%인 1681명의 찬성으로 최종 가결됐다고 밝혔다. 
 
앞서 ‘할 수도 하지 않을 수도 없는’ 구조조정 계획을 두고 갈등을 이어온 쌍용차 노조가 결국 10년 전 대량 해고의 고통을 벗어나고자 노력해온 시간에 대한 약속이라는 풀이가 나왔다. 

이는 2009년 중국계 자동차 기업에 인수되면서 ‘이용만 당하고 버림받은 듯한’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다. 아울러 고용은 유지하면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합리적이고 실효성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한 노사의 고민이 결실로 맺은 것이라는 분석이다. 

쌍용차에 따르면 우호적인 조건 속에서 성공적으로 인수합병을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하고 이해관계자들의 눈높이에 상응하는 생존의지를 대내외적으로 표출했다는 의미로 비춰진다.

쌍용차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1년여의 시간 동안 물류 창고 등의 자산 매각으로부터 급여 동결과 성과급 반납 등의 자구안을 이어왔다”며 “할 수 있는 가장 마지막 구조조정 단계에서 모든 노동자들이 고통을 공감하고 공유하며 양보를 통해 무급휴직 2년을 수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 눈앞의 실익을 따지기보다 미래의 도약을 위한 관문을 함께 통과하자는 마음으로 얻어낸 결실”이라며 “이제 자구안 통과를 발판으로 경쟁력 있는 투자자 유치가 가장 중요한 숙제”라고 덧붙였다. 

실익보다 생존 위한 선택 ‘잡은’ 쌍용차 노조

쌍용차는 이번 자구안 통과를 디딤돌 삼아 경쟁력 있는 투자자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재무구조 개선과 기업 가치 제고에 나설 예정이다. 아울러 ‘인가 전 M&A’를 통한 기업회생절차를 조속히 마무리하는 데 진력할 수 있게 됐다.

채권단이 법정관리인으로 지정한 정용원 쌍용차 전무는 “장기적 생존 토대 구축을 위해 친환경 미래차 시대에 대한 대비에 나서겠다. 현재의 내연기관 차량 중심의 사업구조를 글로벌 선진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로 친환경 차량 위주 재편에 나서는 등 미래 사업 비전도 제시해 나갈 계획이다”라며 “임직원들에게 상세하게 설명하고 목표를 달성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정일권 쌍용차 노조 위원장은 “자구안은 2009년 당사의 아픔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고심해 마련한 안”이라며 “노동조합은 고용을 안정시키고 회사가 미래로 나아가는 발판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 노조가 통과시킨 자구안의 주요 내용은 무급 휴업 2년, 현재 시행중인 임금 삭감 및 복리후생 중단 2년 연장, 임원 임금 20% 추가 삭감, 단체협약 변경 주기 현행 2년에서 3년으로 변경, 효율적인 인력 운영 및 생산 대응, 무(無)쟁의 확약, 유휴자산 추가 매각(4개소) 등이다.

한편 쌍용차는 지난 7일 인수합병 추진 및 한영회계법인과 법무법인 세종의 컨소시엄으로 구성된 매각주간사 선정 건에 대해 법원의 허가를 득한 바 있다. 9일부터 킥오프(Kick off) 미팅을 시작으로 일정 논의 등 매각절차가 개시되며, 이달 말 경 입찰 공고 후 본격적인 인수합병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쌍용자동차가 자구안으로 무급 휴업 2년이라는 구조조정 계획을 받아들였다. 사진은 평택 쌍용차 공장에서 차량을 조립하고 있는 모습. [이창환 기자]
쌍용자동차가 자구안으로 무급 휴업 2년이라는 구조조정 계획을 받아들였다. 사진은 평택 쌍용차 공장에서 차량을 조립하고 있는 모습. [이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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