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우 언론인]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취임 후 당원배가운동을 거치면서 당원들이 급격히 증가했다. 신규 당원은 국민의힘 전통적인 당원과 달리 2030대와 수도권, 충청권 비중이 높은 게 특징이다. 일단 당 체질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성공한 셈이다. 이런 가운데 원희룡 전 제주지사, 유승민 전 의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의원이 2차 컷오프에 통과했다. 특히 마지막 본 경선에서는 당원 50%, 국민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는 점에서 신규당원들의 표심도 향후 주요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은 저마다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자평하면서도 바쁘게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국미의힘 당원가입 홈페이지, 사진캡쳐
국미의힘 당원가입 홈페이지, 사진캡쳐

전통적 지지층아닌 2030세대, 중부권 비중 높은 게 특징
- 최종경선 당원 50%, 국민 50% 후보들 촉각곤두세워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취임한 후 약 27만명의 신규 당원이 유입됐다. 이들은 대선 후보 선출을 염두에 두고 가입했을 가능성이 높다. 어떤 후보가 신규 당원 증가에 이득을 보는 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특히 2차 컷오프를 통과한 원희룡 전 제주지사, 유승민 전 의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의원은 향후 당원 표심 잡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신규 당원, 27만명 유입 30만 코앞

국민의힘에 531일부터 927일까지 265952명이 당원으로 가입했다. 이런 급증세는 6월 이준석 대표의 당선으로 혁신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정권교체를 바라는 열망이 높은 데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신규 당원들의 연령과 지역비율을 살펴보면 50대 이상, 영남 위주의 기존 당원들과는 대조된다. 611 전당대회 당시 책임당원 28만 명을 비교해보면 세대 교체가 눈에 띈다. 50대 이상이 84%에서56%28% 줄어든 반면, 20대와 30대는 12%에서 27%2배 이상 늘었다.

영남당 탈피도 눈에 띈다. 영남은 55%에서 28%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이에 반해 수도권은 30%에서 43%로 늘었다. 충청도 10%17%, 강원도 3%5%, 호남 1%4%로 증가했다. 이같은 변화에 신규 당원들은 과거 당심보다는 좀 더 민심에 가까운 형태의 투표 성향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26·11 전당대회에 참여한 기존 책임당원 28만명 외에 지난 8월 말까지 당비를 내고 2차 컷오프에 새로 참여하게 된 신규당원 10만 명의 표심이 경선 결과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이번 2차 컷오프의 책임당원 전체 투표율은 49.94%(모바일 38.77%+ARS 11.17%)로 나타났다. 6.11 전당대회(45.3%)를 넘어섰다. 당내에서는 모바일 투표가 높을수록 홍준표 의원, ARS가 높을수록 윤석열 전 총장이 유리할 거라고 본다. 지난 전당대회 때도 이준석 대표는 모바일에서, 나경원 후보는 ARS에서 우세했다.

특히 이번 2차 컷오프의 당원투표 및 여론조사 결과 및 순위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여러 경로로 신규당원 표심의 성향이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당심에서 크게 뒤질 것으로 예상됐던 홍준표 의원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 것이 이를 방증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이에 따라 다음달 5일 국민의힘 최종 후보를 선출하는 본 경선에서 2차 컷오프보다 신규당원 영향력은 3~4배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당원투표 결과반영 비율이 50%(2차 컷오프는 30%)로 높아지고, 또 투표에 참여하는 신규당원 숫자도 9월 말까지 당비 납부 신청을 한 당원들을 포함하면서 23만명 이상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젊은층에선 홍준표 60대이상에선 윤석열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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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유로 당원의 증가와 변화가 국민의힘 내 최종 대선 후보 경선에 어떻게 작용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우선 20대와 30대 당원 증가는 홍준표 의원에게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경향신문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3~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1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령별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홍 의원은 20~30대로부터 차기 대통령으로 적합하다는 조사가 나왔다. 2010명 중 3명이 홍 의원을 지지한 것이다. 직업별로 보면 20~30대 초반이 대부분인 학생 그룹의 홍 의원 지지율은 33.0%에 달했다.

유승민 전 의원에게도 2040세대와 호남 당원이 크게 늘어난 것은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유 전 의원은 중도 확장성이 높은 후보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는 악재다. 윤 전 총장은 60세 이상, 즉 보수층으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충청과 강원 증가는 윤 전 총장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 전 총장은 충남 논산 연고로 충청대망론주자로 자리매김했고, 강원도에 지역구를 둔 권성동, 이철규, 이양수 의원이 윤 전 총장을 적극 지지하기 때문이다.

승부는 당원 계층별 투표율에 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주로 온라인으로 가입한 20·30대 당원은 투표율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지역 당원협의회가 중심이 돼 모집한 현장 가입 당원들은 투표율이 낮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젊은층들은 온라인 투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만 노년층의 경우 온라인 투표에 적응이 되지 않아 투표율이 낮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조직표 동원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당협이 끌어모은 당원 투표율이 후보 순위를 좌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후보들은 저마다 당원 투표율 추이에 따른 유불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입당자 급증에 대해 위장당원이 포함됐다고 주장해 논란이 됐다. 윤 전 총장은 지난 4일 부산 사상구 당원협의회에서 우리당 경선 과정에서 내부 총질도 있고, 민주당 개입도 있다. 이 사람들이 저 하나만 꺾으면 정권을 연장하면서 약탈을 지속할 있겠다는 마음을 먹고 저를 2년동안 샅샅이 뒤지고 흔들고 있다민주당 정권이 우리당 경선에까지 마수를 뻗치고 있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의 이같은 발언은 당내 경선에 역()선택을 위해 범여권 지지자들이 국민의힘 당원으로 가입했다는 의미라는 해석이 많았다. , 윤 전 총장은 역선택논란을 다시 꺼내든 것이다.

다만 이준석 대표는 각 후보들에게 최근 당에 가입한 신규당원들을 분석한 자료를 공개하면서 진화에 나선 모습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윤석열 캠프 측에서 자료를 잘못 해석한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으면서 2030세대와 호남권역의 가입자가 해당기간동안 ‘10배가 나오다 보니 윤 후보측에서 자료를 해석하면서 오류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홍준표 의원 역시 역선택이라는 게 있을 수 없다. 조직적으로 못한다지금 20~40대 표가 저한테 오니까 (윤 전 총장이) 뒤늦게 위기감을 느낀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대선 주자들은 당원표심 잡기에 열중하고 있다. 2차 컷오프에 통과한 후보들은 당원들이 많은 영남권을 집중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경북 지역 방문 일정과 대구·경북 맞춤형 공약 발표에 포커스를 맞추며 본 경선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당원공략 나서는 후보들, 신규당원 유불리 촉각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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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대구·경북 책임당원들의 경우 당에 대한 충성심이 강해 선거인단투표 참여율도 높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대구·경북이 물리적인 책임당원 비율보다 더 많은 결정권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나아가 대구·경북지역에서 흥행몰이를 통해 지역을 차지하는 후보가 박빙의 승부를 가르고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최종 승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현재까지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현역의원들의 지지 등으로 인해 윤 전 총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은 편이지만 최근 홍 의원의 상승세로 인해 민심은 예측불허인 상황이다. 더욱이 보수 핵심 지지층을 이루는 대구·경북 당원들이 본선 경쟁력있는 후보를 내세우겠다는 계획인 만큼 향후 전략적 선택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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