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캠프 해단에도 최측근·지지층 앙금은 여전
원팀 균열 우려에 이재명 측 수습책 마련에 부심중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대산빌딩에서 열린 필연캠프 해단식에 참석하며 지지자들과 포옹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당무위원회를 열고 이낙연 전 대표 측의 이의제기를 기각하며 ‘경선 불복’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민주당 원팀 균열론이라는 여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가 14일 당무위 결정에 승복하고 필연캠프 해단 수순을 밟으며 민주당 경선 사태는 당장 진화된 모양새다. 그럼에도 이 전 대표의 최측근과 지지자들 사이에서 앙금이 여전히 남은 가운데 여당 ‘원팀 선거대책위원회(이하 선대위)’ 구성은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13일 당무위가 이 전 대표 측의 ‘무효표 처리’ 취소 요구를 기각한 데다, 송영길 대표가 이 전 대표 강성 지지자들의 문자 항의에 대해 “일베와 다를 바 없다”라고 비판한 것을 두고 저항이 거센 상황이다.

이낙연 캠프에 소속됐던 한 핵심 관계자는 14일 일요서울과 통화에서 “명색이 당 대표를 맡은 사람이 당내 지지자들에게 이렇듯 막말을 일삼는데 무슨 생각인지 알 수 없다”라면서 “당내 경선 2위 후보 지지자들에 대한 망언을 일삼을 정도면 과연 대선 승리에 대한 열망이 있는 것인지조차 의문스럽다”라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가 경선 결과에 승복하고 캠프 해단 과정에서 지지자들에게 ‘민주당 원팀’을 당부했음에도 이렇듯 후유증이 이어지면서, 당 안팎에선 경선 지지율 40%에 달했던 이 전 대표의 표가 대선 본선에서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낙연 캠프 전략실장을 맡았던 김광진 전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저도 10년 가까이 민주당에서 중앙정치를 했는데 당의 수석대변인이 당내 정치인을 상대로 논평을 내는 경우는 못 봤다”며 “그런 식으로 대응하는 것은 원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렇듯 이 전 대표 최측근들과 지지자들의 반발 기류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자, 민주당 지도부와 이재명 경기지사 측은 포용적 제스처를 보내는 한편, 원팀 선대위 구성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이재명 후보가 선대위를 구성할 때 이 전 대표, 정세균 전 총리 등을 도왔던 분들이나 다른 캠프의 모든 분들을 포함해 우선적으로 캠프 내 중요한 직책을 맡기는 게 좋겠다고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혀 왔다”고 밝혔다.

이 지사 측 한 핵심 관계자는 14일 본지 취재기자와의 담화에서 “경선 과정에서 명낙대전이 워낙 치열했던 만큼, 진통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라며 “이 지사가 경선 후유증 최소화를 통해 원팀 선대위를 구성해야 한다는 것을 잘 인지하고 있는 만큼, 가부간에 수습책이 제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지도부도 경선 후유증 조기 수습으로 민주당 지지층 재결집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송영길 대표는 “잘 수습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민주당은 저력이 있는 정당이라 하나로 모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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