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예비후보 접수…종로·서초구갑 등 4곳 확정
與 임종석·추미애·정세균·박영선 등 하마평에 올라
野 이준석 출마설 일축, 안철수·최재형·원희룡 거론

임종석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이사장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다시 시작하는 남북합의 이행' 토론회에 참석해 '다시 시작하는 밤북합의!'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1.06.21. [뉴시스]
임종석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이사장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다시 시작하는 남북합의 이행' 토론회에 참석해 '다시 시작하는 밤북합의!'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1.06.21. [뉴시스]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내년 3월9일 대통령선거와 함께 실시될 예정인 서울 종로·서초갑 재보궐선거에 정가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대선과 동시에 치러지는 지역구 선거인 만큼, 여야 대선 후보와 함께 ‘러닝메이트’로 나서게 될 정치권 인사들을 향한 세간의 관심도 높다. 

아울러 대선 승리를 거머쥔 진영이 재보선 지역구도 싹쓸이하는 이른바 ‘윈윈(win-win)’ 효과를 볼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차기 대선과 재보선의 역학관계도 괄목할 만한 포인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는 9일부터 3.9 국회의원 재보선에 나설 예비후보자 접수에 들어갔다. 재보선이 확정된 지역은 서울 종로구·서초구갑, 경기 안성시, 충북 청주시 상당구 등 4곳이다. 다만 내년 1월31일까지 선거 실시 사유가 확정된 지역은 추가로 포함될 수 있어 선거구가 늘어날 수 있다.

서울 종로구와 서초구갑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의 중도 사퇴에 따라 현재 공석이다. 내년 재보선 지역구 가운데 가장 치열한 여야 접전이 예상되는 지역구다. 경기 안성시와 청주시 상당구는 이규민·정정순 전 민주당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당선무효형을 받아 재보선 선거구로 확정됐다.

정치권에선 재보궐선거 판세가 궤도를 공유한 차기 대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 재보선 잠룡으로 하마평에 오른 정계 인사들에게도 관심이 집중된다.

내년 재보선의 메인이벤트 격인 서울 종로구는 ‘정치 1번지’로 꼽힐 만큼 정치적 상징성이 높다. 윤보선·이명박·노무현 전 대통령을 배출한 지역구인 만큼, 대선 잠룡들이 앞다퉈 줄을 댈 정도다. 여야 지도부가 종로구 공천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여권에선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현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이사장) 출마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7일 “민주당이 추천할 수 있는 중량급 인사는 종로구에 거주하는 분 중에서 임 전 실장이 유력하다”며 출마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선 임 전 실장 종로 출마설을 두고 정권 교체 여론이 비등한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 초기 청와대 실세로 지목됐던 임 전 실장의 보궐선거 등판이 여당에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 전 실장 스스로도 아직 재보선 출마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밖에도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추미애·박영선 전 장관 등이 하마평에 올랐다.

민주당 한 초선 의원은 본지와의 취재에서 “정치 1번지에서 이재명 후보와 더불어 러닝메이트로 뛸 인사는 그 만한 중량감이 필수적”이라며 “종로구 출마자와 대선 후보 간 시너지가 중요하다. 임 전 실장도 유력하게 거론되지만,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그가 보궐선거에 나설 경우 대선 후보의 외연 확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또 그는 “지난 경선에서 합리적 이미지를 어필했던 정세균 전 총리나 이 후보와 합이 잘 맞았던 추미애 전 장관도 훌륭한 러닝메이트가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야권에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종로구 등판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됐으나, 정작 이 대표는 출마설에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지난 8일 CBS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저는 굉장히 구체적으로 대선 승리를 위해 제 역할을 하고 싶다”며 “그런데 종로 선거에 제가 뛰면 지역구에 갇혀서 후보 지원활동을 못 하게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종로구 야당 출마자와 관련, “윤석열 후보와 상의해야 할 문제”라며 “종로가 쉬운 지역구가 아니기에 당선 가능성 등을 바탕으로 해서 선거에 나가야 된다”고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56회 전국여성대회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와 함께 범야권 대선 후보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종로구 출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안 대표는 당장 대선 완주 의지를 피력하고 있지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여부에 따라 종로구 출마로 급선회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도층 대변인’을 자처한 안 대표지만 19대 대선과 달리 유의미한 지지율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종국적 야권 단일화에 합의할 공산이 크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이렇다 보니 차차기 대선을 위한 발판으로 종로구 카드를 선택할 수 있다는 의견에도 힘이 실린다.

이밖에 국민의힘 경선 후보였던 원희룡 전 제주지사와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잠정적 후보로 지목된다. 

종로구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정치권 인사들의 면면이 차기 대선 지형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여야의 공천 셈법 경쟁도 치열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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