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이준석 재결합에도 궁극적 원팀은 ‘미완(未完)’
선대본 합류설 선 그은 洪, 尹 군 장병 공약에 “헛소리”
金 보수 진영 ‘멸공 챌린지’에 “원래 그런 사람들” 지적
尹, 金·洪 품어야 중도·MZ 표심회복, 단일화 리드 가능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수도권 광역 교통망 관련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를 바라보는 홍준표 의원과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의 시선이 싸늘하다. 이들은 윤 후보의 최근 선거운동 방식에 연신 쓴소리를 뱉고 있다. 

홍 의원은 당내 경선에서 윤 후보와 치열한 경합 끝에 석패한 이후, 당 캠프와 적정 거리를 둔 채 자신의 정치 소신을 청년들과 공유하며 독자 행보에 나섰다.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조직 개편 과정에서 윤 후보와 갈라서며 야인(野人)으로 돌아갔다. 또 그는 선대위 복귀 가능성에 대해 “무슨 복귀 기회를 만들겠는가”라며 단호하게 선을 그은 상태다.

당 안팎에 상존한 야권 유력 인사들의 냉기류에 윤 후보의 대선 이미지 손상이 누적될 수 있는 만큼, 이들과의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홍 의원과 김 전 위원장이 윤 후보를 도와 한목소리를 내야 진정한 야권 ‘원팀’을 이룰 수 있다는 것.

윤 후보는 냉탕과 온탕을 오갔던 이준석 당대표와 극적으로 재결합한 이후 ‘이대남(20대 남자)’과 강성 보수 지지층을 겨냥한 대선 캠페인에 주력하고 있다. ‘여성가족부 폐지’와 ‘군 장병 월급 200만 원’ 공약으로 2030 남성 유권자들을 집중 공략하는 한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멸공(滅共)’ 발언에 화답하는 제스처를 보이며 강성 보수 지지층에 구애하고 있다.

홍 의원은 윤 후보의 군인 월급 공약에 “그 공약은 헛소리”라고 평가절하했고, 김 전 위원장은 ‘멸공 챌린지’에 동참한 보수진영을 겨냥하며 “성향이 원래 그런 사람들(이다). 선거를 전체 국민을 상대로 해야지 특정 계층만 갖고 선거를 할 수 없다”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종인 국민의힘 전 총괄선대위원장이 5일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김종인 국민의힘 전 총괄선대위원장이 5일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尹·金·洪 화합이 야권 대통합 실마리 

일각에선 윤 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이벤트에 앞서 김 전 위원장과 홍 의원의 마음을 돌려야 ‘야권 대통합’에 근접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일요서울과의 통화에서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의 결별에 대해 “가는 길이 달라 (두 사람이) 결국 갈라서긴 했지만, 정권 교체를 바라보는 마음은 같다고 본다. 다만 선대위 합류 한 달 만에 일이 이렇게 된 데 대해선 윤 후보가 어떤 방식으로든 (김 전 위원장에게) 성의를 보였어야 한다”며 “김 전 위원장의 캠프 복귀 여부를 떠나 원외에서 계속해 비판적인 메시지가 나오는 것을 방치하면 (윤 후보의) 이미지와 중도 지지율에 타격이 될 수 있다. 어떻게든 안고 가야 ‘원팀’이든 후보 단일화든 할 수 있다”고 홍 의원도 포용해야 할 대상이라고 첨언했다. 

홍 의원은 수차례에 걸쳐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 원인으로 자질 부족과 처가 리스크를 꼽는 등 자당 대선 후보에게 비판적인 스탠스를 취해 왔다. 대선 캠프 합류설에는 지난 9일 자신의 SNS를 통해 “뒤에서 도와주는 형식이 맞지, 앞장서서 총대 메는 바보짓은 이제 안 하려고 한다”며 선을 그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뉴시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뉴시스]

홍 의원은 경선 탈락 이후에도 여전히 두터운 2030 지지층을 유지하며 온라인 커뮤니티 ‘청년의꿈’을 통해 청년층과의 왕성한 소통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030 지지율 이탈이 뼈아픈 윤 후보로선 홍 의원과의 ‘원팀’ 결성이 시급하다. 정치권에 따르면 윤 후보와 홍 의원이 이르면 이번 주 전격 회동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만남이 성사되더라도 홍 의원이 선대본부 합류를 결심할 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 파다하다. 


 尹, 安과 단일화에 앞서 지지율 회복 전제돼야

윤 후보는 최근 지지율이 급등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야권 단일화 이슈를 놓고 고심 중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의 지지율 간극을 좁히며 지금의 열세 국면을 반전시키려면 후보 단일화가 사실상 필수조건이 됐다는 당내 여론도 비등한 상황이다. 윤 후보가 적어도 여당 후보와 지지율 동일선상에 있어야 향후 안 후보와의 협상 테이블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는 만큼, 단일화 국면에 앞서 반등 모멘텀을 마련하는 것이 선결과제라는 분석이다. 

결국 윤 후보가 중도·보수에서 각각 영향력이 있는 김 전 위원장과 홍 의원을 포섭해야 이탈한 지지율을 수복하며 야권 단일화 시나리오까지 순항할 수 있다는 게 정치권 중론이다. 아울러 ‘개혁 보수’로 상징성이 큰 유승민 전 의원과의 연대도 ‘원팀’의 핵심 퍼즐이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취재에서 “김종인 전 위원장과 홍준표 의원의 지지 없이는 (윤 후보의) 지지율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우선 진영 단합이 이뤄져야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지금은 오세훈(서울시장)으로 단일화됐던 4.7 재보궐선거와는 양상이 달라 제3지대와 통합을 추진하기 전에 반드시 떨어진 지지율부터 회복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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