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부터 지역 곳곳 누비며 유세전…활동 동선·스타일도 ‘제각각’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뉴시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뉴시스]

- 네거티브 ‘집중’ 李 …‘유능’ 이미지 형성에도 열중
- 정부·여당 비판 공세 尹…어퍼컷 퍼포먼스 ‘주목’
- 친노동 행보 보이는 沈…유세버스 사고 수습 후 활동 재개한 安

[일요서울 l 이하은 기자대선 정국이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대통령 후보들의 유세 경쟁도 점점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선거일을 2주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 각 당과 후보들은 전국 곳곳을 종횡무진 누비며 표심을 끌어모으는 데 주력하고 있다. 상대 후보를 향한 네거티브 공세를 펼치는가 하면, 유권자들의 눈길을 끄는 공약이나 퍼포먼스에 대해서는 트집을 잡고 깎아내리다가도 은근슬쩍 유사한 것을 들고 나와 따라하는 모습까지 나타나고 있다. 서로 비교하고 모방하는 경쟁 속에서도, 대선 후보들의 유세 활동은 각 당 별로 다른 특징들을 가지고 있다.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활발한 퍼포먼스와 정권 교체론을 자극하는 정부 실정 비판 메시지를 주로 펼쳐낸다. 그 뒤를 바짝 추격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윤 후보를 집중 저격하는 네거티브 공세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자신의 ‘유능한 이미지’를 어필하려 애쓰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양당 후보들을 동시에 비판하며 친노동 행보로 차별화를 시도한다. 공식선거운동 첫날 유세버스 사고로 선거운동원들이 숨지는 사고를 맞이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까지사고 수습 이후 유세 활동에 뛰어들면서, 선거 막판 유세 전쟁에 불이 붙고 있다.

양강 접전 대결의 주인공인 윤석열 후보와 이재명 후보는 서로를 향한 공세와 함께 수권 세력으로서 비전을 선보이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유세 동선 또한 광범위하다. 두 후보는 하루 사이에도 지역과 수도권을 바쁘게 오가는 일정을 소화하며 전국 각지의 민심을 공략하고 있다.

‘정권교체론’ 힘 싣는 尹…‘광주 쇼핑몰 공약’·‘어퍼컷 세레머니’ 화제

윤석열 후보는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15일, 국립 서울현충원을 참배한 뒤 서울 청계광장에서 출정식을 가지고 대전-대구-부산을 잇따라 방문하는 하행선 유세를 펼쳤다. 이어진 지역 집중 방문에서는 가장 먼저 광주와 전주를 찾으며 보수 진영의 취약지인 호남을 우선 공략하는 행보를 보였다. 이후 격전지인 충북, 강원 지역을 거치고 수도권, TK, PK 지역을 차례로 돌며 보수 표심을 결집하는 데 주력했다. 동해안에 이어서는 충남-전북-전남을 잇는 서해안 지대 민심 탐방에도 나섰다. 윤 후보의 이런 동선 구성은 취약지를 우선 살펴 관심을 끌고, 격전지와 우세 지역 민심을 다잡은 뒤 다시 취약 지역을 돌아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윤 후보의 유세 메시지는 크게 ‘정권 심판론’과 ‘공정’, ‘지역 공약’으로 나뉜다. 문재인 정권의 실정을 집중적으로 지적하고 여당과 이재명 후보의 의혹들까지 함께 꺼내들어 정권 교체론을 끌어올리려는 것이다. 윤 후보는 여기에 불법과 맞서 온 검사로서의 강점을 비교하며 ‘공정’이라는 가치를 내세운다.

지역 방문에서는 지역 발전을 위한 공약들을 하나씩 풀어놓으며 정치 초보로서 의심받는 국정 운영 비전을 보이고자 했다. 이 중 광주에서 내놓은 복합쇼핑몰 설립 공약이 특히 화제가 되며 여당과의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유세 활동에서 윤 후보는 유독 들뜬 모습을 보여 주목을 받았다. 전체적으로 활발하고 역동적인 분위기에서 전개되는 활동에서, 윤 후보는 갑작스레 ‘어퍼컷 세레머니’를 선보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뉴시스]

‘네거티브 공세’ 강화하는 李…‘유능 경제대통령’ 이미지 구축에도 집중

이재명 후보는 공식선거운동 첫날 0시부터 부산항을 찾는 일정을 소화했다. 이어지는 첫 유세 지역으로도 부산을 택한 그는 이후 고향인 대구-대전-서울을 잇는 상행선 유세 활동을 펼쳤다. 지역 곳곳에서 고루 시간을 보내는 윤 후보와 달리, 이 후보의 활동은 상대적으로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는 특성이 있다. 이 후보는 공식선거운동 이틀째부터 2일을 서울 곳곳을 도는 데 할애했다. 이후 진보 진영의 ‘텃밭’ 호남 민심 단속에 2일을 쓴 이 후보는 다시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유세에 2일 이상을 소비했다. 그 후 순서로는 충청과 강원 지역을 돌며 이틀을 보냈다. 윤 후보에 비해 뒤처지는 지지율 구도 속에서, 가장 많이 전파를 타고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지역이자 표심이 일방에 쏠리지 않는 수도권 유세에 집중함으로써 단기간에 효율을 올리고자 한 의도로 보인다. 한동안 호남 집중 유세를 펼치며 민주당의 두 전직 대통령을 언급한 것 또한 지역 표심이 이전처럼 압도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윤 후보 측이 집중 공략을 펼치는 데 민심이 흔들릴 것을 경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 후보의 유세 메시지는 윤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에 집중되어 있다. 이 후보와 여당 인사들을 윤 후보의 ‘적폐 수사’ 발언을 문제삼은 정치 보복 주장과 검찰 권력이 강화된다는 검찰공화국 주장, 무속 연루 주장 등을 연이어 펼치며 윤 후보 ‘때리기’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또한 윤 후보가 정치 신인이고 여러 실언들을 했던 점을 짚어 그의 ‘무능’을 지적하며 이와 비교되는 이 후보의 오랜 행정 경험과 능력을 강조한다. 코로나19로 국가가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이 후보가 ‘위기 극복’을 할 ‘유능한 경제대통령’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데 여당은 주력하고 있다. 한편으론 정권 교체 여론이 우세한 상황도 감안해, 많은 비판을 받는 부동산 정책과 방역 정책에 있어서는 정부와 차별화된 공약을 내놓기도 한다. 

이 후보의 활동은 그의 스탠딩 연설이 주를 이룬다. 야당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액션’은 적은 편이었으나, 윤 후보의 어퍼컷 세레머니가 화제가 된 이후로는 운동화를 신고 하이킥을 하는 모습, 도복을 입고 송판을 격파하는 모습 등 여러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 [이하은 기자]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 [이하은 기자]

‘약자 동행’ 강조하는 沈…유세버스 사고 마무리 후 활동 나선 安

심상정 후보의 유세 활동은 ‘노동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심 후보는 공식선거운동 개시 이후 호남-PK-수도권-충청권-수도권을 차례로 찾으며 주로 노동자들이 몰리는 공업 지구와 노동조합, 중대사고 발생 지역을 방문했다. 이 밖의 유세 지역도 소상공인이 몰려 있는 재래시장 등으로 선정하면서, 심 후보는 노동자·약자 보호 행보를 보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특히 지난 23일에는 대선 후보 중에서는 처음으로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주장하는 출근길 시위 현장을 찾으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유세 메시지 또한 약자와 비주류 보호 목소리를 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와 함께 거대 양당과 후보들, 정책들을 싸잡아 비판하며 자신의 대안 세력임을 내세워 지지를 호소하는 목소리를 심 후보는 내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뉴시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뉴시스]

공식선거운동 첫날 유세 버스에서의 사고로 선거운동원이 사망하는 사태가 벌어진 국민의당은 고인의 장례식 기간 동안 유세 활동을 중단했다. 장례 직후 대선 행보 재개를 선언한 안철수 후보는 지난 19일 의료봉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선거 운동에 돌입했다. 이후 그는 지난 22일~23일에 걸쳐 PK 지역을 방문하며 유세 활동을 펼쳤다. 지난 22일 부산 방문 일정에서는 윤 후보의 어퍼컷, 이 후보의 하이킥 세레머니를 의식한 듯 야구 방망이를 휘두르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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