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트렌드 검색량 지난 한달간 이재명이 다소 우위

[구글 트렌드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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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2월 검색량 빅데이터 분석 결과 李 67, 尹 47    
- 여야 박빙 여론조사 홍수 속 제2 대선 지표로 활용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지난달 각종 정례 여론조사에 따르면 차기 대선은 여야 초박빙 양상이 굳어진 모양새다. 이렇듯 대선 후보 지지율이 여론조사마다 들쑥날쑥하는 상황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한 제2의 대선 지표를 통해 판세를 예측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글로벌 네티즌이 사용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온라인 포털인 구글의 ‘구글 트렌드(Google Trend)’ 빅데이터 자체 분석 프로그램을 통해  중장기 추세를 분석할 수 있다. 구글 검색량을 수치화한 데이터로 분석한 자료인 만큼, 지지율로 보기 어렵지만 각 대선 후보에 대한 관심도는 추론해 볼 수 있다. 차기 대선을 앞두고 여론조사 지표상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 박빙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구글 검색량이 얼마나 되는지 데이터양을 비교 분석해봤다.

20대 대통령 선거일까지 이틀 남은 가운데 빅데이터로 본 최근 한 달간 정치 관심도는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보다 높았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두 사람이 오차범위 내의 초접전을 이어가는 데다, 선거 직전 일주일 간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는 깜깜이 선거로 돌입하는 만큼 구글 트렌드 등 빅데이터의 예측이 얼마나 적중할지도 이번 대선의 또 다른 관심사다. 

본지는 구글 트렌드(Google Trend)를 활용해 이재명 민주당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 대한 최근 한 달(2월) 동안의 여론 관심도 변화를 분석했다. 빅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후보별로 최근 한 달간 ‘평균 관심도’는 이재명 67, 윤석열 47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지수는 검색 대상에 대한 대중적 관심도를 나타낸다. 대상 기간 중 검색 횟수가 가장 많았던 때를 100으로 가정했을 때, 시기별로 상대적 수치를 환산한 수치다.

구글 트렌드는 지난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힐러리 당선을 예측한 대부분의 정례 여론조사 결과와 달리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예측해 관심을 받았다. 이후 구글 트렌드는 2016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예고한 데 이어, 한국의 19대 대선,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까지 예측해 정치권의 새로운 분석 플랫폼으로 급부상했다.

구글 트렌드로 지난 1월과 2월 지수를 비교하면 두 후보 모두 검색량이 큰 폭으로 상승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이 후보의 상승세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후보는 55에서 70으로, 윤 후보는 34에서 47로 각각 15, 13의 상승폭을 보였다. 두 후보에 대한 관심도는 지수 크기 자체에서 차이가 났지만 등락 흐름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다만 각 후보에 따른 특정 이슈가 있을 때 급격히 상승하거나 하락하는 양상도 나타났다. 특히 두 후보 모두 대선 TV토론이 있었던 날에는 관심도가 급등했다.

구체적으로 이 후보의 경우 관심도가 큰 폭으로 오른 시점은 지난 2월 2일·21일이었다. 지난달 2일에는 62(전날)에서 90까지 증가했는데, 이날은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와의 TV토론이 있었다. 이어 지난달 21일에는 관심도 100을 달성했는데, 민주당의 재난지원금 추경안 처리, 법정 2차 TV토론 이슈가 화두에 올랐던 때다.

윤 후보의 관심도 지수가 이 후보를 추월한 것은 지난달 12일과 13일이었다. 이 후보와 윤 후보의 검색량은 2월 12일엔 각각 46 대 52였고, 13일엔 63 대 66이었다. 12일은 윤 후보가 정책 홍보열차인 ‘열정열차’를 처음으로 타고 유세에 나선 날이었으며, 13일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윤 후보에게 단일화를 제안한 시점이다. 이 때 안 대표의 관심도도 기존 11에서 58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각 후보의 관심도를 지역별로 보면 이 후보의 경우 광주, 전북, 울산, 전남, 인천 등이 높게 나타났고 윤 후보의 경우 경남, 강원, 경북, 대전, 충남 지역이 상위권을 기록했다. 

민주당은 과거 미국의 사례를 들어 이재명 후보의 대선 승리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송영길 대표는 지난 2월 9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구글 트렌드 빅데이터가 지금처럼 여론조사가 들쑥날쑥할 때는 유용한 판단 근거가 된다”며 “지금 구글 트렌드 빅데이터는 이재명 후보가 압도적으로 높다. 그래서 저는 이긴다고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문가 역시 비슷한 설명을 내놓고 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샤이 트럼프’가 판세를 뒤집은 것처럼 이번에도 잡히지 않을 뿐 ‘샤이 이재명’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여론조사에서도 이기고 빅데이터상에서도 이기면 대세라고 보겠지만 그렇지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각 후보의 관련 검색어를 분석한 결과, 이 후보와 윤 후보는 각자 상대 후보의 이름이 관련 검색어에 올랐다. 지지율 키워드도 관련 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했다. 한편 후보의 경우 윤석열, 안철수 단일화, 단일화 등이 관련 검색어로 분석됐다. 이는 현재 여론조사 결과에서 나타나는 초접전 양상과 단일화 이슈를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일각에서는 구글 트렌드 등 검색량 분석으로 여론조사 수준까지 결과를 예측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 참고만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검색하는 정보가 긍정, 부정으로 구분되지 않고 전체 검색량 만을 가지고 수치를 집계하기 때문이다. 특정 후보에 대한 부정적인 이슈가 발생했을 때가 대표적인 사례다. 다만 초박빙 상황에서는 검색 노출량이 많은 후보가 이길 확률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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