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尹, 당선 시 ‘여의도 정석 코스’ 밟지 않은 최초 대통령
비주류 출신으로 대통령 된 로얄로더라는 점도 공통분모
李 당선 시 최초 경기도지사·TK 출신 대통령 타이틀까지
尹 당선 시 최초 검찰·서울대 법대 출신 대통령으로 기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6일 서울 성북구 성북천 분수광장과 경기도 의정부시 행복로에서 각각 대선 전 마지막 주말 유세를 펼치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20대 대통령선거가 불과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양강구도 속 초박빙 승부가 점쳐지는 가운데, 대권에 가장 근접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중 한명이 청와대로 입성할 가능성이 높다. 

정가에선 차기 대선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로 이들 중 누가 선출되더라도 국내 정치사에서 이례적인 타이틀을 남기게 된다는 점을 꼽는다. ‘0선’ 이재명·윤석열 후보 모두 정치인으로서 ‘정석 코스’를 밟지 않은 최초의 대통령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차기 국정 리더를 선출하는 성사(聖事)가 낯뜨거운 부정 이슈에 잠식된 ‘비호감 대선’으로 변질됐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사실상 ‘양자택일’로 선택지가 한정된 상황에서, 양강 대권주자 중 그 누군가에겐 전무후무한 타이들이 쏟아지게 된다.    

‘0선·與野 비주류’ 출신 대통령 타이틀 공유 

민주당 변방 장수에서 대선 후보로 수직상승한 이재명. 문재인 정부 기대주에서 보수진영 기대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윤석열. 두 사람은 여야 각 진영의 ‘적통’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 후보는 성남시장·경기도지사 등 지방자치단체장을 거치며 대중적 인지도를 쌓았지만, 제도권 정치와는 좀처럼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이렇다 보니 당내 기반이 취약했고, 결정적으로 2017년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문재인 후보와 갈등을 빚는 등 민주당 최대 계파인 친문(親文, 친문재인)의 역린을 건드리며 미운털이 박혔다. 문파들의 반이(反李) 감정은 여전히 이 후보의 아킬레스건이다.     

윤 후보는 문재인 정부가 발탁한 검찰총장 출신으로, 현 정권의 핵심 국정 기조인 ‘적폐청산’의 선봉에 섰던 인물이다. 윤 후보가 주장한 ‘성역 없는 수사 원칙’에 따라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을 주도한 결과, 강성 보수의 반감을 샀다. 이후 조국 사태 국면에서 정부·여당의 압박에 검찰총장 직을 사퇴하며 야당 정치인으로 궤도를 틀었지만, 친박 등 보수진영 일각에선 윤 후보에 대한 비토가 여전하다. 

이재명·윤석열 후보는 대통령으로 당선될 경우 여의도를 거치지 않은 최초의 ‘로얄로더’가 된다. 역대(13~19대) 전·현직 대통령 전원이 국회의원 출신에 대부분이 당대표·총재 등 원내 최고직을 겸임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다만 이 후보는 지자체 행정 경력이 있는 데 반해, 정계 입문 9개월차인 윤 후보는 비정치인에서 단번에 대선까지 직행한 초유의 사례로 국내 정치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된다. 이는 기성 정치에 대한 불신과 ‘새로움’을 갈망하는 민심이 표출된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일각에선 정치인으로서 국회라는 필수코스를 거치지 않은 이들 후보가 대권을 잡게 될 경우 향후 국정 운영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의정 경험이 없는 이들로선 임기 시작과 동시에 당청관계 정립, 입법 공조, 야당과의 협치, 내각 구성 등 정무적 선결과제에서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윤 후보의 경우 당장 163석의 거대야당을 극복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뉴시스]

이재명 당선되면 ‘경기지사=대권 불가’ 공식 깨져 

이 후보가 당선되면 경기도지사 출신 최초 대통령이라는 타이틀이 새겨진다. 이와 함께 ‘경기도지사=대권 불가’라는 정가의 불문율도 깨진다. 

역대 수많은 경기지사들이 대권에 도전했지만 청와대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과거 유력 대권주자로 지목됐던 이인제·손학규·김문수·남경필 전 경기지사가 대표적 사례다. 경기도지사는 인구수 기준 국내 최대 규모의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 정치권에선 대권주자로 발돋움할 수 있는 노른자위 포지션으로 일컬어진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경기지사 출신 정치인들이 번번이 대권을 놓치면서, ‘대권가도 무덤’이라는 불운의 상징으로도 여겨진다.  

이 후보는 이를 의식한 듯 최근 경기지역 유세에서 “경기도지사는 대권가도 무덤이 아니라 꽃길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이 후보가 당선되면 진보 진영 최초의 대구·경북(TK) 출신 대통령이 된다. 역대 민주정부를 이끌었던 민주계열 대통령들이 대부분 호남·PK 출신이라는 점에서 결이 다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뉴시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뉴시스]

 

윤석열, 헌정 사상 최초 ‘檢 출신 대통령’

윤 후보가 당선될 경우 대한민국 헌정 사상 최초의 검사 출신 대통령이 배출된다. 또한 정계 입문 이후 최단기에 국가 최고 의사결정권자 자리에 오른 인물로도 기록될 전망이다.  

19대 대선에서 검사 출신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현 국민의힘 의원)가 대권에 도전했지만 낙선했고, 차기 대선을 앞두고선 국민의힘 후보 경선에서 윤 후보에게 석패했다. 윤 후보는 검사 출신 보수정당 대선 후보 제1호다.   

윤 후보는 지난해 3월 검찰총장에서 중도 사퇴하고 같은 해 7월 국민의힘으로 전격 입당했다. 이후 당내 경선을 거쳐 지난해 11월 제1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정계 진출 이후 불과 9개월 만에 권력의 정점에 오르게 되는 셈이다.  

또한 윤 후보는 당선 시 최종학력상 국내 최고의 엘리트 그룹으로 꼽히는 서울대 법대 출신 첫 대통령이라는 타이틀도 얻게 된다. 전·현직 대통령들의 최종 학력은 전두환·노태우(육군대학 졸업), 김영삼(서울대 문과대 학사), 김대중(모스크바 국립대 외교대 박사), 노무현(부산상고 졸업), 이명박(고려대 상과대 학사), 박근혜(서강대 이공대 학사), 문재인(경희대 법대 학사) 등이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