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근종]

1455호에서는 여성건강이야기 중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자궁근종’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근종은 자궁에 자라는 양성 혹을 말한다. 대개 자궁 근육층에서 자라는 것이며 위치에 따라서 장막하 근종, 자궁근육 내근종, 점막하 근종이라고 세 가지로 나뉜다. 

대부분 자궁근종의 크기가 아주 크지 않은 한 증상을 나타내는 경우는 거의 없다. 가끔 자궁내막과 인접해 있는 점막하 근종의 경우에는 생리 시 출혈량이 많을 수 있고, 생리 기간이 아닐 때 부정출혈을 유발하며 생리통을 동반하기도 한다. 

또한, 골반 통증의 경우도 근종이 있는 여성에서 발생 빈도가 높다고 알려져 있다. 드물기는 하지만 폐경기 이후에 출혈을 만들기 때문에 정확한 위치와 그에 따른 추가 검사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미혼인 여성인 경우 자궁근종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치료를 해야 하는지 묻는 경우가 많다. 자궁근종의 경우는 여성호르몬으로 인하여 지속적으로 커지기 때문에, 근종의 크기가 작다고 하더라도 폐경전까지는 꾸준히 그 크기가 서서히 증가할 수 있다. 

만약 그 크기가 갑자기 많이 커지는 경우라고 한다면 MRI 촬영 이후 자궁근종과 유사한 모양을 가진 육종이 아닌지 진단해야 한다. 하지만 모든 육종의 경우가 갑자기 커지는 경우는 아니기 때문에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악성 근종의 여부는 근종에 대한 수술적 제거를 한 이후 조직검사 결과에 따라 판단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초음파만을 가지고 진단하기 쉽지 않다. 또한, MRI 영상의학적 방법으로 촬영을 한 이후 판독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그 결과만으로는 근종인지, 악성으로 확인되는 육종암인지 애매한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크기가 갑자기 커지는 근종의 경우는 보다 면밀히 추적관찰을 지속적으로 해야 할 필요가 있다. 만약 그 크기가 커지는 속도가 빠르다면 근종 절제술, 자궁적출술 등의 방법을 통해 근종이 암인지 아닌지 구별해야 한다.

근종은 증상이 거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근종으로 인한 생리통 증가 혹은 내막에 인접해 있어 생리양이 늘어나거나 임신 시 착상에 방해가 될 정도로 사이즈가 큰 경우를 제외하고는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거의 없다. 추적관찰을 하면서 크기 변화를 관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 자궁 앞 벽에 위치해 크기가 매우 큰 경우는  방광을 직접적으로 압박하여 소변을 자주 보게 되는 빈뇨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다발성 근종이 너무 커서 타 장기를 압박하는 경우 등 증상적인 불편함을 유발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덧붙여 폐경에 임박한 상태에서 자궁근종으로 인한 출혈이 과다한 경우에는 수술적인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자궁근종에 대한 치료로는 자궁근종만 절제하는 근종 절제술, 자궁 전채를 들어내야 하는 자궁 전 적출술 등이 있다. 위치에 따라 점막하 근종의 경우는 자궁경이라는 기구를 이용해 점막하 근종 절제술을 시행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복강경과 로봇 등 수술적 기구들이 다양하게 잘 갖춰져 있어 근종을 절제하는 경우 앞선 두 가지 방법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만약 근종이 단순 근종이 아닌 육종으로 판명된 경우는 전 자궁절제술을 시행하는 것이 원칙이고 세포의 종류, 전이 여부 등에 따라 추가적인 방사선 또는 항암 화학요법 등으로 치료를 할 수 있다. 

자궁근종의 경우는 수술로 깨끗이 절제를 했다고 하더라도, 여성호르몬이 체내에 지속적으로 나올 때 까지는 주지적으로 근종이 자라서 커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수술한 이후에도 또 다른 근종이 생기지 않았는지 지속적으로 관찰해야 한다. 만약 미혼인 여성이 근종 절제술을 시행했다고 한다면, 위치와 크기에 따라 출산 시에 제왕절개술을 시행하는 것이 안전한 경우도 있다.

임신을 준비하는 경우 근종은 임신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되어있다. 따라서 내막에 인접한 점막하 근종 혹은 자궁과 나팔관으로 이어지는 위치에 생겨 수정란 이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특수한 경우 몇몇을 제외하고는 근종 자체만으로 임신에 영향을 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생각하면 된다. 

다만 근종을 가지고 있는 여성에서 적색 변성인 경우는 예의 주시해야 한다. 이때는 근종이 일시적으로 혈류가 감소함으로써 근종이 있는 부위에 통증을 유발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근종 크기가 큰 여성에서 그로 인해 태아를 압박하는 등의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안심해도 된다. 제왕절개술을 할 때 함께 근종절제술을 하는 것은 수술 중 출혈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권하지 않는다. 

실제로 미국 국립보건연구원의 연구에서 매일 1시간 이상을 야외에서 보내는 여성들의 자궁근종 진단율이 그렇지 않은 여성들보다 40% 낮게 나왔다. 혈중 비타민D 수치가 충분한 수준을 보인 여성들의 자궁근종 발병률이 혈중 비타민D 수치 결핍에 해당한 여성들과 비교해 보았을 때 32% 낮게 나타나 자궁근종 발생 위험성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비타민D를 충분히 흡수하기 어려운 경우는 경구 비타민제를 복용하는 것을 권유한다. 

이 번호에서는 근종에 대한 사실을 짚어보고 그에 따른 치료법과 근종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통증 및 증상이 없더라도 근종이 있는 경우에는 정기적으로 산부인과를 방문해 근종 여부와 근종의 크기 변화를 확인하고, 미리 예방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윤호병원 부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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