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윤사랑 기자] ‘국회의원 0·검찰총장 출신등 다양한 수식어가 붙는 윤석열 대통령이 제20대 대통령에 공식 취임한 지 이제 두 달이 돼간다. 짧은 기간 동안 대통령실 용산 이전 등 다양한 이슈들이 주목을 받았지만 그 가운데 가장 화제가 된 것은 도어스테핑(door stepping약식 기자회견)’이다. 전임 대통령들과 달리 윤 대통령이 도어스테핑을 진행하면서 큰 주목을 받고 있지만 그 횟수가 늘어날수록 빛과 그림자도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06.23.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06.23. 뉴시스

대통령 도어스테핑파격 행보로 소통행보 부각
- 최근 대통령 발언 연일 논란, “사고 터진다우려도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에서 승리하자마자 대선 공약인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청와대를 시민들에 개방하고 용산 국방부 청사에 새 대통령 집무실을 이전해 이른바 용산 시대의 막을 열었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은 서초동 자택에서 용산 집무실로 매일 출퇴근을 하고 있으며 7월 한남동 외교부 장관 공관을 새 관저로 개조해 이사한 후에도 윤 대통령의 출퇴근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로 인해 윤 대통령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기자들과 현안에 대해 즉석에서 질의응답을 주고받는 도어스테핑(door stepping약식 기자회견)’ 장면도 연출됐다.

지난 20일에는 용산 청사 리모델링 공사가 거의 마무리되면서 청사 1층 현관에서 도어스테핑을 진행했다. 1층 현관에서 대통령 전용 엘리베이터까지 레드카펫이 깔린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그동안은 지하 1층 주차장 연결 통로에서 도어스테핑을 진행해왔다.

도어스테핑은 윤 대통령의 미국 백악관식 공보 방안을 구상하라는 지시에 따라 국민소통관실 실무자가 아이디어를 냈으며 윤 대통령이 이 같은 방식을 채택하면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대통령들의 경우는 청와대 대변인 등을 통해 입장을 내놓거나 정식으로 기자회견을 개최해 국민과 소통해왔다.

여권내 호평이준석 우리 정부 상징으로 자리잡아

윤 대통령이 소통을 위해 국내에서 유례가 없던 방식을 선택하면서 큰 주목을 끌었다. 대통령실은 지난 9일 취임 한 달을 앞두고 보도자료를 내고 윤 대통령이 만들어낸 새로운 10가지 변화중 하나로 용산시대 개막등과 함께 출근하는 대통령의 상시적 도어스테핑을 꼽으며

역대 대통령과 비교 불가능한 소통 방식과 횟수를 통해 참모 뒤에 숨지 않겠다는 약속을 실천했다고 자평했다.

국민의힘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윤 대통령의 소통능력을 집중 부각시켰다. 이준석 대표는 지난 14일 의원총회에서 정말 국민들의 기준이라는 것이 엄청 높다는 것을 항상 느끼고 있다과거에 비해 대통령께서는 몇 발자국 더 앞서가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이어 도어스테핑이라는 그런 소통 문화라는 것은 단기간 내에 우리 정부 상징으로 자리잡고 이제 결국에는 우리 여당이 바뀌는 모습을 보여줄 때라고 주장했다.

언론인 출신인 조수진 최고위원은 최근 있었던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도시락 오찬에서 도어스테핑에 대해 미국 백악관 스타일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때 청와대 홍보수석이 30분씩 대신 하던 것을 문재인 전 대통령은 전혀 하지 않았는데 윤석열 정부가 들어와서는 대통령이 직접 한다기자들도 좋아하고 기사 가치도 높아서 하루에도 몇 번씩 뉴스로 나온다고 강조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뉴스나 시사적인 내용을 자주 챙겨 보면서 도어스테핑 준비를 한다바빠서 내가 나오는 뉴스는 잘 못 본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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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어스테핑윤 대통령 발언, 자주 도마 위에

그러나 모든 일에는 빛과 그림자양면이 있듯이 윤 대통령이 참모를 거치지 않고 도어스테핑을 통해 정제되지 않은 발언을 내놓으면서 일부 발언은 도마위에 올라 비판의 대상이 되는 일도 많아졌다.

윤 대통령은 24일 고용노동부가 전날 주 52시간제를 비롯한 현행 근로시간 개편 방침을 발표한 것에 대해 글쎄, 내가 어제 보고를 받지 못한 게 아침 언론에 나와 확인해보니라며 아직 정부의 공식 입장으로 발표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 혼선을 우려하는 지적도 나왔다.

윤 대통령은 최근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전임 문재인 정부와 이재명 의원 관련 수사가 정치보복이라는 얘기가 나온다는 질문을 받고는 우리나라에서 정권이 교체되고 나면, 형사사건 수사라는 것은 과거 일을 수사하는 것이지 미래 일을 수사할 수는 없지 않으냐민주당 정부 때는 (과거 정부 수사를) 안 했나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을 지낸 윤 대통령이 이 같이 언급하면서 당장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전에도 당신께서 (정치보복을) 했고, 지금도 당신께서 정치보복을 하겠다고 공개 선언을 한 것인가라고 비판을 가했다.

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의 공개 일정이 많아지면서 제2부속실을 만들자는 정치권 의견이 나온다는 질문을 받고 답변하는 과정에서는 제가 대통령을 처음 해보는 것이기 때문에 공식·비공식 (일정) 이런 걸 어떻게 나눠야 할지라고 언급한 것도 논란이 됐다.

윤 대통령은 검사 편중 인사비판에는 과거에 민변 출신들이 아주 도배를 하지 않았나라고 정당화시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또 윤 대통령은 문재인 전 대통령 양산 사저 앞 시위와 관련해 대통령 집무실(주변)도 시위가 허가되는 판이니까 다 법에 따라 되지 않겠느냐고 언급했다가 대통령은 법을 따지는 자리가 아니라 정치를 하는 자리”(금태섭 전 의원)라는 비판을 불러왔다.

이 때문에 단순하게 도어스테핑으로 질의응답 기회를 많이 갖는다고 해서 그것이 소통이 아니라 쓴소리도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진정한 소통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또 국정운영의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의 발언은 그 위치와 역할을 감안했을 때 무게가 남다를 수 밖에 없는데, 신중하고 절제되지 않은 발언을 양산해낼 경우 사회적 혼란과 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힘내, “그만 할 때 됐다우려, 야권 “11실언 제조기

여권 일각에서도 도어스테핑의 부작용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대위원장은 지난 22CBS 라디오에서 아침마다 기자들이 출근길에 얘기를 하면 거기에서 그냥 별로 생각하지 않고 툭툭 뱉는 그런 답변들을 하고 있다대통령의 말이라는 것이 그렇게 가벼우면 안 된다고 생각을 한다고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정치인의 레토릭이라는 건 아무렇게나 생각할 수가 없다일반 사람들이 얘기하는 식으로 그렇게 얘기를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언주 국민의힘 전 의원은 최근 KBS 라디오에서 이제 효과면에서 봤을 때 부작용도 좀 나오는 것 같다특히 검찰 인사 뭐 이렇게 나왔을 때 민변으로 도배하지 않았냐 이런 말씀하셨다. 그런 게 또 대서특필되기도 하고, 그 얘기 안 했으면 굳이 그런 얘기 안 나왔을 텐데, 그렇잖나라며 또 한 가지 부작용은 장관들이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래서 대통령의 독무대가 되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까 대통령이 출근하면서 모든 프레임을 다 설정하고 그래서 모든 결과에 대한 책임도 대통령이 지게 되는 구조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야권에서는 ‘11실언 제조기가 될 수도 있다며 비판을 가하고 있다.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결국 스스로 판 자기 무덤이 될 수도 있다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은 큰 사고를 예견하고 있다. 어쩌면 ‘11실언 제조기가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정권의 가장 큰 리스크 요인이 될 수도 있다여당도 아닌 야당 의원의 주제넘은 권고일 수도 있지만, 안정적인 국정운영은 국민을 위한 것인 만큼 지금이라도 즉시 보완하시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최근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매일 아침 기자들을 만나서 얘기하는 도어스테핑 여기서 사고가 터진다신선함이 있는가 하면 사고를 잘 방지해라. 대통령의 언어, 대통령의 말씀은 정제되고 참모들이 검토해서 나와야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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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도어스테핑 부작용에 대한 여권 내 우려가 커질 경우 2024년 총선 전에는 중단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라디오에서 내가 보기에는 앞으로 얼마 하다가 아마 본인 스스로가 이거 이렇게 해서는 안 되겠다는 판단을 할 시기가 올 거라고 본다그냥 답변 없이 들어갈 수도 있고 나라에 중요한 이슈가 있을 때만 얘기하는 그런 식으로 변모되지 않겠느냐 생각을 한다고 전망했다.

민생당 의원을 지낸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최근 KBS 라디오에서 도어스테핑이 임기 후반까지 이어질 거라고 보는지묻자 그렇게 가기 좀 어렵다고 본다저 같으면 이제는 좀 조정을 하고 그래야지 너무나 대통령이 친숙한 것만 강조하다 보면 그런 것도 좀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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