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이기우 언론인] 윤석열 대통령이 고심에 빠졌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두달 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각종 악재가 연달아 터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추락하고 있는 윤 대통령 지지율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지만 사적 채용 논란, 메시지 관리 실패, 정무 기능 상실 등과도 맞닿아 있다. 여기에 경제 위기론까지 거론하며 2024년 총선 승리도 힘들 것이란 전망이 여권 내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집권당 내부에서 지지율 하락을 막기 위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우선 대통령실에서 메시지 리스크 관리에 돌입한 가운데 추석 전후로 인적쇄신이 이뤄질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김대기 비서실장 교체설 등이 꾸준히 흘러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후임 비서실장으로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 국방부 청사 전경. 뉴시스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 국방부 청사 전경. 뉴시스

- 8.15 광복절 대국민 특사-추석전후 대통령실 개편 움직임
김대기 비서실장 교체 촉각비서실 기강잡기 돌입

지지율이 이렇게 가파르게 떨어진 것은 처음 본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에 대해 이같이 답하며 윤석열 정부가 처해있는 대내외적 환경이 좋지 않다. 2024년 총선 승리도 힘들 것 같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인사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광우병 촛불시위 이후 국민들에게 신뢰를 잃어 조기 레임덕에 접어든 것처럼 윤 대통령도 비슷한 길을 갈 수 있다. 그럼 여당에서의 윤 대통령 영향력이 약화될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국민의힘에서 현재 윤핵관들이 당을 장악하다시피하고 있다. 의원들 사이에서도 윤핵관에서 줄을 서기 바쁘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윤심을 바탕으로 당을 장악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윤석열 정부 지지율 하락은 위험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대통령 지지율 하락, 리스크 관리 안된다?!

실제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율 하락 속도가 가파르다. 리얼미터가 지난 1115일 전국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조사해 18일 내놓은 윤 대통령 취임 10주차 국정 수행 지지도는 33.4%로 나타났다. 부정평가는 63.3%를 기록했다.

또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15~16일 조사해 이날 발표한 지지율도 비슷했다. 긍정 평가는 32%, 부정 평가는 63.7%로 긍정과 부정의 격차가 거의 두 배인 더블스코어를 기록했다.

지난 22일 여론조사에서는 윤 대통령 지지율이 더 떨어졌다. 여론조사업체 미디어토마토가 22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9~20일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30.4%는 긍정평가(‘잘하고 있다’ 20.3%, ‘다소 잘하고 있다’ 10.1%), 67.2%가 부정평가(‘잘못하고 있다’ 59.9%, ‘다소 잘못하고 있다’ 7.3%)를 내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까지 불거졌다. 윤 대통령의 지인으로 강릉 한 통신설비 업체 대표의 아들인 우모씨가 대통령실 사회수석실에 근무하고 있는 문제가 논란이 됐다. 특히 선거 과정에서 우모씨가 후원금 1천만원을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우씨의 아버지가 아들을 위해 후원금을 대신 내줬고, 이런 대가로 대통령실에 공무원으로 취직할 수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대통령의 6촌이면서 대통령실 부속실에 근무하는 최모 선임행정관이나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운영했던 코바나컨텐츠 출신 직원의 채용 사례도 있다. 윤 대통령이 내세운 공정과 상식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조국 사태에서 민심이 크게 흔들렸던 이유는 조국 교수의 딸인 조민씨가 의대 입학을 위해 저질러진 각종 위법·탈법 사례들 때문이다.

더구나 대통령실 내부에서 사적 채용논란을 한달 이상 끌고 가고 있다. 추가 사적 채용 의혹이 있다는 이유로 여러 언론에서 이미 대통령실에 여러 차례 확인 작업도 한 것으로 알려졌음에도 대응이 미흡하다. 대통령실의 주요 역할 중 하나인 정무 기능조차 제대로 작용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권에서는 대통령실 참모들은 대체 뭘 하느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김대기 비서실장을 비롯한 비롯한 참모들이 대통령에게 직언을 제대로 못 하는 것은 물론이고, 정부 및 민간 쪽과도 소통이 제대로 안 된다는 민원이 많다당 중진 사이에서도 아무리 참모가 눈에 띄지 않게 일하는 자리라고는 하지만, 존재감이 없어도 너무 없다는 지적이 많다고 말했다.

친윤계에서조차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친윤계 의원은 당내에서 참모들을 갈아야 한다라거나, 특정 참모들의 역할에 대한 불만이 많은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참모 책임론이 불거진 상황에서 김대기 비서실장은 최근 여권인사에게 정무적 보좌가 참 쉽지 않다는 취지의 어려움을 토로했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경제통인 김 실장이 국정 운영 과정에서 불거지는 각종 리스크를 관리하고 가교 구실을 하는 정무적 역할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한 것이다. 더구나 정무라인은 여소야대 국회가 원 구성 협상을 두고 힘겨루기를 이어가는 상황에서도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홍보라인은 국정성과를 제대로 홍보하기는커녕, 연이은 사적채용논란을 제대로 진화하지 못하고 오히려 논란을 키웠다는 비판까지 일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대기 비서실장,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김대기 비서실장, 뉴시스

대통령실 변화 속, 추석 전후 인적개편 거론

이런 위기를 의식해 대통령실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윤 대통령이 도어스테핑 과정에서 장시간의 질의응답에 때로 팔을 휘두르며 격앙된 어조로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발언을 쏟아냈으나 최근에는 간결해진 모습이다. 또 지난 12일에도 윤 대통령은 코로나 방역 조치와 경제위기 대응 등 2가지 질문만 받았다. 윤 대통령의 정제되지 않은 발언과 감정 표출, 그리고 언론의 장관이 답할 만한 자잘한 안건에 대한 질문 등으로 구설에 오르자 메시지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뿐만 아니라 대통령의 입만 보이고 수석들이 안 보인다는 지적이 일자 수석들이 전면 나서 언론 대응 등을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는 로우키로 전환했다. 역대 영부인 릴레이 예방, 여당 중진 의원 부인 모임에 이어 나토 정상회의 순방 동행까지 외부 활동을 지속하다 최근 들어 두문불출하고 있다.

그럼에도 지지율이 상승하지 않는다면 인적쇄신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광우병 사태 등으로 지지율 하락이 거셌던 이명박 전 대통령도 취임 117일 만에 청와대 비서실장과 수석 7명을 전월 물갈이하는 인적 쇄신을 단행한 적이 있다. 긍정 평가가 20%대까지 떨어질 경우 더 이상 손을 쓸 방법을 찾기 힘들 수 있기 때문에 인적쇄신은 필수조건이라는 얘기다.

이와 관련, 여권 의원실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추석 전후로 인적개편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대통령실 비서실과 정무실 등이 거론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대통령실 주변에서도 대통령실 특정 인사가 비서실장에 욕심을 내고 있다는 말까지 나왔다는 점에서 인적쇄신론에 힘을 싣고 있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인적개편 시기와 맞춰 일부에서는 특정 참모를 놓고 후임자 하마평이 나오고 있다.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이 대표적이다. 당초 김 위원장은 민주당 전당대회를 거치면 당에서 이탈하거나 국민의힘으로 향할 의원들이 있다고 보고, 여소야대 국회를 해소하기 위해 민주당 인사 영입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민주당 내 중도 성향 의원들을 적극적으로 끌어안으며 통합하겠다는 의미다. 김 위원장이 이 과정에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정계개편 김한길 역할론 선회...대통령실 다잡기?

김한길 위원장, 뉴시스
김한길 위원장, 뉴시스

그러나 지지율 하락 등으로 당장 2024년 총선 승리 등에 빨간불이 켜진 이상 야권과 소통이 되는 김 위원장이 비서실장으로 낙점되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전망이 나온다. 이 외에도 야권 출신으로 대통령실에 근무하고 있는 A, B수석 등도 거론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패배한 김은혜 전 의원은 공공기관장을 희망한다는 말도 나오지만 대통령실에 입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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