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10명 중 6명, 근무 시간 탄력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

[검증 대상]

MZ세대 60%는 주 5일 하루 8시간 근무하는 현행 근로제보다는 근무 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를 선호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서울파이낸스가 보도했다. 사실일까.

자료제공=전국경제인연합회
자료제공=전국경제인연합회

[검증 방법]

- 서울파이낸스의 2023년 3월5일자 ‘MZ세대 60% 연장근로 가능한 유연근무제 선호’ 보도내용

- 전국경제인연합회의 ‘2030 직장인 대상 근로시간 인식 조사’

- 한국경제신문사의 2023년 3월28일자 ‘“오후 5시 퇴근하세요”…KG모빌리언스, 유연근무제 정식 도입’ 보도내용

- 고용노동부의 2023년 3월20일자 ‘유연한 근무시간 운영이 연차휴가 사용에 도움’ 보도자료

[검증 내용]

유연근무제(유연근로시간제)란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장소에서 일정한 형태로 일하도록 정형화된 근무제도에서 벗어나, 업무량이나 일의 성격 등에 따라 업무시간을 탄력적으로 배분하는 제도이다.

서울파이낸스는 지난 3월5일 ‘MZ세대 60% 연장근로 가능한 유연근무제 선호’라는 제목하에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여론조사 결과 MZ세대는 주 5일 하루 8시간 근무하는 현행 근로제보다는 근무 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에 일요서울이 사실 여부를 알아보니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 2월8일부터 2월16일까지 여론조사업체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20~30대 임금근로자 702명을 대상으로 근로시간에 관한 인식을 조사했다. 그 결과, 응답자 10명 중 6명(60.1%)이 연장근로를 엄격하게 규제하기보다 필요할 때 자유롭게 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에 따르면, ‘노사 합의에 따라 필요 시 연장근로 가능’이라고 답변한 비율이 48.4%였고, ‘소득향상을 위해 연장근로를 적극적으로 희망’하는 근로자 비중도 11.7%로 20~30대 근로자 전체의 60.1%가 연장근로 제도가 자유로울 필요성이 있다고 응답했다.

‘워라밸 확보를 위해 연장근로는 법으로 엄격하게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응답한 비중은 이보다 적은 39.9%였다.

자료제공=전국경제인연합회
자료제공=전국경제인연합회

근로시간과 업무성과가 비례한다고 생각한다는 응답은 55.1%인 반면 44.9%는 근로시간과 업무성과가 비례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특히 영업직(50.3%), 연구개발직(48.2%), 서비스직(46.7%), 관리/사무직(44.9%) 등이 근로시간과 업무성과 간의 관련성이 없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인식을 반영하듯, 응답자 10명 중 7명인 68.1%가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되는 근로시간 운영방식으로 ‘업무량 또는 개인의 업무집중도에 따라 출퇴근 시간 자유롭게 선택’을 꼽았다. 이는 ‘전 직원 동일한 출퇴근 시간 적용’이 도움이 된다는 응답 비율인 31.9%의 2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근로시간 선호유형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55.3%가 ‘필요 시 주 3~4일간 몰아서 일하고 주 1~2일 휴무’를 꼽았다. 이는 ‘매일 8시간씩 주 5일 근무’라고 응답한 근로자 비중 44.7%보다 높았다.

유연근무제를 활용하고 있는 20~30대 근로자 10명 중 7명인 73.5%는 유연근무제 활용이 업무성과 및 생산성 향상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달리 ‘부정적’이라고 평가한 근로자의 비중은 3.4%에 불과했다.

특히 이번 조사를 통해 20~30대 근로자 사이에서 유연근무제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연근무제의 활용이 불필요한 초과근무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냐는 물음에 ‘그렇지 않다’라고 답변한 근로자의 비중은 6.6%에 그쳤으나 ‘그렇다’라고 응답한 근로자 수는 70.0%로서 유연근무제에 크게 호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추진하는 근로시간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20~30대 근로자 10명 중 8명인 82.0%가 ‘긍정적’이라고 답하며 기대감을 보였다. 그 이유로는 업무상 필요 시 집중근로, 급박한 사정 발생 시 휴가 사용 등 근로시간 선택권 확립 가능(36.8%), 육아·학업·여가 등 생애 설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26.7%), 일에 대한 몰입도 및 생산성 향상(23.3%), 불필요한 초과근무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13.2%) 순으로 답변했다.

한편, 유연근무제에 대한 인식이 이러한 가운데 20~30대 근로자들 절반 이상인 57.0%가 현행 근로시간제도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현재 유연근무제를 시행하는 기업의 반응과 평가는 긍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월28일 한국경제신문사에 따르면 올해 회사 실무자 평균 연령이 30대 초반인 종합결제서비스 기업 KG모빌리언스는 2021년 12월부터 유연근무제를 시행한 결과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다.

이 기업은 유연근무제를 시차출근제와 선택근무제로 운영하고 있다. 시차출근제는 오전 8시부터 10시까지 30분 단위로 자유롭게 출근해 8시간의 근무시간을 채우고 퇴근하는 제도다. 선택근무제는 1개월 평균 주 40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정해 근무하는 제도다.

시행 초기에는 직원들의 감염병 확산 방지 목적으로 재택근무와 병행하며 도입했으나, 엔데믹 전환 이후 해당 제도를 장기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유연근무제 도입과 관련해서 자율적인 근로 형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으나, 1년 동안 시범 운영해본 결과 상당 부분 직원 만족도 향상에 기여했다고 회사 측은 판단했다.

이에 KG모빌리언스는 건강한 기업문화 구축과 효율적인 근로 환경 조성을 위해 유연근무제를 정식 도입했다.

또한 고용노동부는 지난 3월20일 이에이트(주)가 유연근무제로서 오전 8~10시 사이 완전 자율출퇴근이 가능한 시차출퇴근제를 도입해 전 직원이 자기 개인 일정과 조화롭게 하루 근무의 시작과 끝을 맺는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이에이트(주)는 시뮬레이션 기반 디지털트윈 플랫폼을 개발하는 기업으로 직원의 90% 이상이 MZ세대이고, 노사 간의 협의·소통을 통해 근무혁신 성과를 이루어내고 있는 기업이다.

코로나 확진이나 개인 사정이 있을 때는 재택근무도 활용할 수 있는 이에이트(주)는 유연근무와 함께 근로자들이 눈치 보지 않고 연차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다양한 유인책을 통해 휴가를 장려하고 있다.

연차사유 작성 폐지, 반차제도 운영, 샌드위치데이 운영 등 연차사용 활성화와 함께 연차휴가와 별도로 리프레시 휴가(3년 단위 3~5일), 장기근속 휴가(5년 단위 5일 등)를 부여하고 여행상품권을 제공하는 등 직원들이 재충전하면서 일할 수 있도록 휴가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2022년 이 회사 근로자의 연차휴가 소진율은 100%로서 전 직원이 모든 연차를 소진했다.

이 회사 근로자들은 “자유로운 휴가사용으로 개인에게 투자할 시간이 늘어나고 삶의 질도 좋아졌다”, “갑자기 연차를 써야 하는 상황에서도 눈치 볼 필요가 없고, 자유로운 휴가 덕분에 일과 휴식을 적절히 잘 할 수 있다”, “3년 근속 포상으로 3일 리프레시 휴가를 받아서 평소에 하던 운동도 하고, 잠도 많이 자고, 맛있는 음식도 챙겨 먹으면서 재충전했다” 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김진현 이에이트(주) 대표이사는 “유연한 근무시간 운영으로 직원들이 필요할 때 자유롭게 휴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리프레쉬 휴가, 장기근속 휴가 등 다양한 사내 제도를 도입했더니, 직원들의 번아웃 방지와 업무 몰입도 향상에 효과가 있었다. 결과적으로 직원들의 장기근속 유인을 높이고 우수 인재 채용에도 도움이 되었다”고 밝혔다.

[검증 결과]

전국경제인연합회 여론조사 결과와 현재 유연근무제를 시행 중인 기업의 평가를 종합한 결과 ‘MZ세대 60% 연장근로 가능한 유연근무제 선호’라는 서울파이낸스의 보도는 사실인 것으로 판단된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