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계 뒷담화] 한전?카카오?두나무?포스코 어쩌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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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에 122명의 대규모 경제사절단이 동행한 가운데 정부 주도 사절단에 들어가지 못한 기업들이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재계에 따르면 한전ㆍ카카오ㆍ두나무ㆍ포스코 등이 이번 경제사절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들 기업들은 각각의 불참 사유를 밝혔지만 안팎으로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해당기업들 제각각 이유 밝혀...대부분 일정 겹쳤다 해명
- 패싱 논란에 기업들 노심초사..."다음번에 갈 수 있다" 기대


정승일 한국전력 사장이 윤 대통령의 방미 경제사절단에서 막판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4일 재계에 따르면 정 사장은 애초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공개한 방미 경제사절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최종 명단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한전 측에서는 이흥주 해외원전본부장이 사절단에 포함됐다.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석유공사, 한국남부발전 등 다른 에너지 공기업에선 사장이 직접 방미길에 오른 것과 대조된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최근 적자 해소를 위해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온 한전에 대한 여권 내 불편한 기류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10대 기업중에서는 유일하게 '포스코그룹'이 빠졌다. 포스코그룹은 이차전지와 수소 등 신사업 부문 확장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최대 시장인 미국을 방문을 통해 세일즈를 펼칠 것으로 기대됐던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최 회장은 합류하지 못했다. 그는 지난 문재인 정부 방미 경제사절단에 포함되지 못한 데 이어 윤 정부 출범 이후에도 줄곧 해외 순방길에 합류하지 못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를 비롯해 스위스, 일본 등을 방문할 때도 제외됐다. 박근혜 정부 시절 방미 경제사절단에는 포스코가 두번 모두 동행한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최 회장이 윤 정부와 껄끄러운 관계를 이어가고 있어 합류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최 회장 측은 윤 정부 출범 이후 줄곧 정치권으로부터 사퇴 등 외압에 시달리고 있다. 최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국내 양대 포털사 중 한 곳인 카카오도 이번 경제사절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반면 네이버는 합류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때도 제외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카카오서비스 먹통사태와 최근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시세 조종 의혹 등이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다만 카카오 측은 확대 해석에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불록체인 및 핀테크 전문 기업인 두나무도 이번 방미 경제사절단에서 제외됐다. 반면 핀테크 기업 '토스'는 경제사절단에 이름을 올렸다.

- 불참사유 제각각...정치권 시각과는 이견차 커

해당 기업들은 이번 방미경세사절단에 포함되지 못한 것과 관련해 나름의 이유를 설명한다. 이들 모두 정지척 해석에는 확실히 선을 그었다. 

한전은 "지난달 21일 한전이 전기요금과 관련한 사장 명의의 입장문을 냈고, 추가 자구책을 진두지휘해야 하는 상황을 고려해 사장이 국내에 남기로 한 것"이라고 전했다.

포스코 측은 이번 방미 경제사절단에 최 회장이 포함되지 않은 이유는 '해외 출장'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최정우 회장이)세계철강협회장이기 때문에 현재 유럽에서 정기회의 등 관련 일정을 소화 중이다"며 "유럽 현지 사업을 점검하느라 출장 일정이 길어지며, 방미 일정과 겹쳤다"고 밝혔다. 

한편 전경련은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 경제사절단은 전경련의 모집공고를 통해 신청서를 제출한 기업을 대상으로 선정했다"며 "선정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위해 주요 경제단체 대표, 관련 공공기관, 전문가 등으로 선정위원회를 구성하고 2차례 심의를 거쳤으며, 신청 기업들의 비즈니스 기대성과, 대미 교역 및 투자 실적, 주요 산업 분야 협력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발했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의 일본 방문에 이어 이번 방미 경제사절단 준비 작업을 주도했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존폐 위기에 몰린 전경련의 위상이 부활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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