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자력기구 “최고전문가가 분석, 방류 문제 없어”
수산시장 상인들 “논란 이후 시민들 발길 끊겨”

노량진 수산시장에 걸린 플래카드. [박정우 기자]
노량진 수산시장에 걸린 플래카드. [박정우 기자]

[일요서울 | 박정우 기자]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지난 4일 최종 보고서를 발표했다.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문제가 없다는 내용이 골자다. 우리 정부도 최종 검토 결과를 존중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와 관련 여당은 더 이상의 괴담을 유포하지 말라는 입장. 야당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런 논란 속에 어민들과 수산시장 상인들의 피해는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지난 7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보고서에 대해 “전반의 실행 시스템이 IAEA 안전기준에 부합하고, 사람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무시할 만한 것으로 평가한다”라고 밝히며, 내용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지난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일일브리핑을 통해 “지금까지 제시된 일본 측의 오염수 처리계획을 검토한 결과, 일본의 계획은 방사성 물질의 총 농도가 해양 배출기준을 충족하고, 수소의 경우는 더 낮은 수준의 목표치를 달성함으로써, IAEA 등 국제기준에 부합함을 확인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종적인 방류 찬반 여부에 대해서는 “향후 일본이 최종적인 방류 계획을 어떤 내용으로 확정하는지 확인하고 그 계획의 적절성과 이행 가능성 등을 확인한 후 판단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IAEA 최종 보고서 “국제안전기준 부합”

지난 4일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일본 도쿄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회담을 가진 후 최종 보고서를 제출했다. IAEA는 “이 보고서는 기관 내 최고 전문가들로 구성된 IAEA 테스크 포스가 2년 동안 수행한 결과를 담은 것”이라고 전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보고서 서문에서 “종합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IAEA는 일본이 취한 알프스(ALPS) 처리수의 방류에 대한 접근 방식과 활동이 관련 국제 안전 기준과 일치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보고서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의 안전성을 평가한 최종 보고서에서 일본의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라며 “(오염수) 방류로 인한 방사선이 사람·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정도”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보호 및 안전 평가, 독립적인 샘플링, 데이터 확증 및 분석 등 3가지 주요 측면에서 오염수 배출계획의 안전 요소를 다뤘다”라며 “IAEA의 검증 테스크 포스는 일본에서 5번의 실사에 임했고, 6개의 기술 보고서를 발간했다”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일본 정부, 도쿄 전력과 만나 여러 차례 분석작업을 펼쳤다”라며 “후쿠시마 인근, 일본의 동부 현장을 여러 차례 방문해 검토하기도 했다”라고 적었다. 

계속되는 여·야 대립, 당 대표 나서 격돌

국민의힘은 IAEA의 공신력, 보고서의 신뢰성을 부각하는 한편 더불어민주당의 오염수 방류 반대에는 정치적 의도가 깔려있다고 비판하면서 선전·선동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김기현 대표는 지난 5일 울산시청에서 열린 예산정책협의회에서 “IAEA 보고서는 과학적 논란을 종식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최고 전문 기구인 IAEA 검증 조사 결과를 못 믿는다는 것은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임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민주당이 “IAEA 보고서를 못 믿겠다”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물론 그 이면에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과 정권 퇴진, 총선 전략이라는 목적이 숨겨져 있을 것임이 분명하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IAEA 보고서에 문제를 제기함과 동시에 우리 정부의 대응도 잘못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재명 대표는 “정부·여당은 국민의 삶 터전인 바다를 지키고 국민 안전을 위해 오염수 해양 투기 문제를 가장 예민하게 묻고 막을 책임자”라고 말하며 “지구는 돈다는 이상한 소리 하며 국민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1인 시위 중인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정우 기자]
1인 시위 중인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정우 기자]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깡통조사보고서”, 이정미 대표 “일본 말만 듣나”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5일 주일대사관 앞에서 1인 피켓 시위를 벌였다. 우 의원은 일요서울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보고서가 우리 안전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라며 “일본이 요구하는 방식으로만 작성된 깡통조사보고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앞으로 바다가 오염되고 생태계가 파괴되는 건 30년 미래의 문제다”라며 “방사능 조사가 전혀 없는데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라고 덧붙였다.

단식농성 중인 이정미 정의당 대표. [박정우 기자]
단식농성 중인 이정미 정의당 대표. [박정우 기자]

같은 날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일요서울 취재진에게 “정부는 시찰단 방문 전, 그리고 보고서가 나오기 전부터 안전하다고 했는데, 앞뒤가 맞지 않는다”라며 “여당이 왜 일본을 대변하고 국민을 설득하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여당은 야당의 괴담 유포를 멈추라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괴담을 흘리면 우리 국민과 어민이 안심하지 못하는데, 왜 그러겠는가”라며 “오히려 방사능 알갱이가 희석된다는 게 괴담이다”라고 답변했다.

노량진수산시장. [박정우 기자]
노량진수산시장. [박정우 기자]

한편 취재진이 찾은 노량진수산시장은 저녁 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한산한 분위기였다. 수산시장 상인 A씨는 취재진에게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내용은 유언비어”라며 “방류가 싫든 좋든 해당 이슈가 정치권을 통해 뉴스에 계속 보도되는 게 상인들에게 더 큰 타격을 입힌다”라고 소리를 높였다.

상인 B씨는 “뉴스에 보도가 된 이후로 눈에 띄게 소비자들의 발길이 저조해졌다”라며 “퇴근 시간대인데 이렇게까지 한산했던 적은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하던 당시를 제외하고는 없는 것 같다. 더 힘든 시기다”라고 호소했다.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IAEA 최종 보고서 발표 이후 관련한 갈등과 대립은 더욱 첨예해지고 있다. 아울러 어민들부터 수산시장 상인들까지 피해를 보는 상황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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