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Q 영업익 7419억…일회성 비용으로 전년比 6.2% 감소
전장 매출 2분기 최대치 달성… GM 리콜로 612억 적자

LG전자 본사가 있는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뉴시스]
LG전자 본사가 있는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뉴시스]

LG전자가 올해 2분기 호실적을 거뒀지만 주가는 여전히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반기에도 IT 수요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31일 LG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99% 하락한 10만84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추월했다. LG전자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19조9984억 원, 영업이익은 7419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2% 하락했다.

글로벌 시장 수요 둔화와 업체간 경쟁 심화에도 전장, 냉난방 공조 등 B2B(기업 간 거래) 비중이 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올해 2분기 전장(VS) 사업 매출액은 매출 2조6645억 원으로 역대 2분기 최대치를 달성했다. 전년 2조305억 원 대비 31.2% 증가한 수치다. 다만 2021년 발생한 GM 리콜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차량 부품 재료비 증가와 관련된 일회성 비용 1510억 원을 반영해 최종적으로는 영업손실 612억 원을 기록했다.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는 2분기 매출액 7조9855억 원, 영업이익 6001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0% 가까이 늘었다. 고효율·친환경을 앞세운 B2B 공조 사업의 성장이 이어졌고, 원자재비와 물류비 등 원가구조 안정화를 위한 선제적 노력도 수익성 향상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TV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2분기에 매출 3조1467억 원, 영업이익 1236억 원을 기록했다. 유럽 내 지정학적 이슈 등으로 인한 주력 시장의 수요 둔화에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다소 줄었으나, 수익성 높은 플랫폼 기반 콘텐츠·서비스 사업 성장에 따른 수익구조 다변화 등으로 영업이익이 대폭 늘었다.

“전자제품 수요 회복 지연…하반기 부진 전망”

증권업계는 상반기에 가전 시장 업황은 선방했지만 3분기에는 글로벌 수요 둔화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돼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일부 증권사는 LG전자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키움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28일 LG전자에 대해 올해도 ‘상고하저’ 실적 흐름이 예상된다며 영업이익 전망치를 낮추고 목표주가도 하향 조정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TV와 가전 등 주요 세트의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있어 하반기에는 매출 신장을 위한 마케팅 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극적인 비용 절감을 통한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LG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16만 원에서 15만 원으로 내렸다.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추정치는 기존 1조385억 원에서 8976억 원으로 낮췄다. 김 연구원은 “올해도 LG전자는 상반기가 예상보다 양호하고 하반기가 예상보다 부진한 패턴이 반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간 조정 후 반등 모색할 전망”

하이투자증권도 LG전자에 대해 올해와 내년 EPS(주당순이익) 추정치를 각각 21%, 11% 하향하고, 목표주가도 16만5000원에서 15만 원으로 낮췄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통 채널의 가전제품 재고 축소 움직임이 예상보다 강하다”면서 “물류비와 판촉비 부담은 완화되고 있는 반면, 경쟁 강도 심화로 인한 판촉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TV 사업을 담당하는 HE와 BS(비즈니스솔루션) 사업은 전 분기와 마찬가지로 수요 부진에 대응하기 위해 보수적인 판매 기조를 이어 나갈 것으로 보이고, VS(전장) 부문은 안정적인 흑자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오는 9월 LG마그나 멕시코 공장 가동 이후 실적 개선 기울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LG전자 주가는 기간 조정 이후 4분기 진입 전후에 반등할 것으로 봤다. 고 연구원은 “이익에 대한 단기적인 기대가 취약해 내년 이후에 체질 변화를 다시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은 단기 수요 부진과 장기 체질 개선 사이에 위치해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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