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Q 영업손실 1068억 원…유가·정제마진 하락 영향
배터리 사업은 판매량 증가로 사상 최대 분기 매출

SK이노베이션 울산 CLX. [뉴시스]
SK이노베이션 울산 CLX. [뉴시스]

2분기 부진한 실적을 낸 SK이노베이션이 정유 업황 개선에 힘입어 하반기 반등할지 주목된다. 증권가에서는 긍정적인 분석이 잇따라 나오고 있는 가운데, 2일 SK이노베이션 주가는 19만9400원으로 전일 대비 8100원(-3.90%) 하락했다.

SK이노베이션은 정제마진 하락 여파 등으로 올해 2분기 적자 전환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9% 줄어든 18조7272억 원, 영업손실은 1068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순손실은 1204억 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157억 원, 4818억 원 감소했다.

2분기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유가와 정제마진 하락으로 석유 사업에 빨간 불이 켜지며 실적이 크게 하락했다. 다만 화학 사업의 견조한 시황과 배터리 사업의 신규공장 수율 향상, 미국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반영 효과 등으로 손실 폭을 최소화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사업별로 실적을 살펴보면, 석유 사업은 정제마진 하락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6860억 원 하락한 4112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화학 사업은 전 분기 대비 613억 원 증가한 1702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납사 가격 하락에 따른 재고 관련 손실 및 수소 등 부산물 판매 수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PX 중심의 견조한 시황으로 수익성을 개선했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배터리사업은 SK온이 출범한 2021년 4분기 이래 분기 역대 최대 매출인 3조6961억 원을 달성했고, 영업손실은 1315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약 2100억 원을 줄여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했다.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이익)는 725억 원으로 2022년 3분기(94억 원) 이후 다시 흑자 전환했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적자 전환의 주요 원인은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 손실과 역래깅 효과로 인한 석유 사업의 부진”이라며 “배터리 사업은 판매량 증가로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시현했다”고 분석했다.

“정유·배터리 부문 개선으로 3분기 반등 기대”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정유·배터리가 SK이노베이션 실적 개선을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정유 사업이 업사이클에 진입하고 배터리 보조금 효과 등으로 3분기부터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안타증권은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영업이익을 5551억 원으로 추정했다. 정유 흑자와 배터리 적자 축소가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정유 부문 예상 영업이익은 1230억 원으로 흑자 전환하고, 배터리 부문 예상 영업손익은 –553억 원으로, 적자 폭이 줄어들 것으로 봤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7~8월 사우디와 러시아의 자발적인 감산에 이어 9월 허리케인으로 미국 정유제품 공급량이 줄어들면서 싱가폴 정제마진이 1배럴당 2분기 4$에서 7~8$로 복귀한다”며 “미국 배터리 판매량이 상반기 3GW 수준에서 하반기 7GW 이상 판매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한화투자증권도 비슷한 의견을 내놓으며 3분기 SK이노베이션 영업이익을 5935억 원으로 전망했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우디·러시아 감산, 미국 긴축 기조 완화 기대로 유가가 개선되고 3분기 정유사업 실적은 크게 개선될 것”이라며 “낮은 석유 제품 재고, 항공유 수요 회복으로 정제 마진도 강세를 시현 중이며, 북반구 여름철 기온 상승으로 석유 제품 수요도 견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윤 연구원은 “배터리 또한 미국 공장의 수율 개선이 지속되며 출하량과 AMPC(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 규모 모두 증가하며 전사 증익에 기여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NH투자증권은 SK이노베이션에 대해 하반기 도약을 위한 준비를 완료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SK이노베이션 목표주가도 25만 원으로 기존보다 9% 올려 잡았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을 업종 내 최선호주로 유지한다”며 “목표주가는 분리막 센티먼트 개선에 따른 SK IET의 영업 가치와 예상보다 낮은 순차입금 수준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석유 부문 실적 개선과 더불어 배터리 실적 개선으로 하반기 이익 체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배터리 실적 개선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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