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수요 부진…본격적 회복은 내년 상반기 이후 가능”
전장 부문 성장 가속화…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

LG전자 가전·TV 등의 수요 둔화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증권가의 하향 조정이 잇따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21일 LG전자에 대해 가전·TV 등의 수요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다고 분석하고 목표주가를 기존 17만 원에서 13만 원으로 내렸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북미와 유럽, 내수 등 주요 시장에서 가전과 TV의 수요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수요 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된다는 점을 고려해 LG전자의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각각 6.7%, 10.6%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특히 가전 수요 부진이 아쉬운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당초 이번 하반기에는 매크로(거시경제) 및 부동산 시장 거래량 회복에 힘입어 점진적인 수요 개선이 기대됐으나 예상보다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본격적인 회복은 내년 상반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며 “고가 TV 수요 둔화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부정적”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전장 부문은 고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최근 전기차 수요 둔화로 수주 잔고 및 매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 아쉽다고 평가했다.

신한투자증권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LG전자의 목표주가를 17만 원에서 15만 원으로 하향했다. 다만 전장(VS) 부문은 실적 성장이 가속화되면서 중장기 신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내다봤다.

오강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글로벌 진출을 확대하며 시장 내 주요 사업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인포테인먼트(텔레매틱스 등), 전기차용 구동부품(모터·인버터), 주행 부품 등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레퍼런스를 보유한 점도 장점”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전장 부문은 2분기 실적 턴어라운드 이후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며 “수주 잔고가 확대되면서 올해 이후에도 안정적인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했다. 또한 LG전자가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IoT(사물인터넷), 서비스 로봇, 충전기 등 다양한 사업 확대에 나서는 것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이 밖에 하이투자증권과 키움증권도 지난달 말 보고서에서 IT 수요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며 LG전자의 목표주가를 각각 16만5000원에서 15만 원, 16만 원에서 15만 원으로 낮췄다.

[LG전자 제공]
[LG전자 제공]

“전장부품 중심 구조적 성장은 유효한 투자 포인트”

다만 하반기에도 IT 수요 둔화가 예상되지만 수요 불확실성은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고 전장부품의 상승 모멘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는 기간 조정 이후 4분기 진입 전후에 반등할 전망”이라며 “이익에 대한 단기적인 기대가 가장 취약해짐과 동시에 내년 이후의 체질 변화를 다시 반영할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단기 수요 부진과 장기 체질 개선 사이에 위치해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전장부품 중심의 구조적 성장은 유효한 투자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고 연구원은 “전장 부문은 안정적인 흑자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오는 9월 LG마그나 멕시코 공장 가동 이후 실적 개선 기울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자동차 전장 사업의 높은 성장 방향성은 뚜렷하다”면서 “신규 고객사와 전장 비즈니스의 확대 여부와 연말 수주 잔고 규모 등의 결과에 맞춰 주가 상승폭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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