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가 하락·출하량 감소”…일부 증권사들 목표가 내려
4Q 기점으로 턴어라운드 예상…미국 점유율 확대 전망

LG에너지솔루션 오창공장 전경. [뉴시스]
LG에너지솔루션 오창공장 전경. [뉴시스]

LG에너지솔루션이 올 하반기 저조한 실적을 보일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면서 최근 주가가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출하량 감소와 중국산 배터리의 시장 점유율 상승 등이 실적 불확실성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전장 대비 0.11% 내린 47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하락폭을 점차 확대하며 이틀 연속 하락 마감했다.

일부 증권사들은 단기적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의 목표주가를 낮추기도 했다. 삼성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의 목표가를 기존 74만 원에서 66만 원으로 내렸고, 다올투자증권도 기존 80만 원에서 70만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의 3·4분기 실적은 시장 전망치를 각각 6%, 9%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방 업체들의 가격 경쟁에 따른 수요 약세 우려가 여전히 상존해 있다”고 분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3분기 영업이익은 컨센서스(실적 전망치 평균)를 6% 하회한 6683억 원으로 추정됐다. 조 연구원은 “이는 자동차 배터리 매출 감소와 소형 배터리 수익성 둔화에 기인한다”면서 “투자심리 회복은 수익성에 대한 시장 기대치가 하향된 이후 가능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조 연구원은 “전기차 업체들의 가격 경쟁과 판매 부진이 심화할 경우 LG에너지솔루션의 다각화된 지역 및 고객 포트폴리오 매력 부각이 가능하다”며 “현재 가격 인하를 통해 판매 실적을 가장 성공적으로 달성하고 있는 고객사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가장 큰 점도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전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도 “유럽 주문자위탁생산(OEM) 고객사 판매 둔화로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출하량이 감소하는 반면 중국 배터리 업체의 유럽 내 점유율은 상승하고 있다”면서 “향후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돼 중장기 관점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올투자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의 3분기 예상 매출액을 전 분기 대비 6.6% 감소한 8조2000억 원, 영업이익은 29.7% 늘어난 5973억 원으로 전망했다. 전 연구원은 “판가 하락과 출하량 감소 영향으로 실적이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이라며 “영업이익의 경우 직전분기의 일회성 비용으로 수익성이 회복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지난 1분기와 유사한 수준의 이익률을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가동률 회복 시점을 아직 정확히 예상할 수는 없지만, 일부 라인은 연말까지 가동률 조정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다만 배터리 가격 하락으로 전기차 가격 인하까지 이어진다면 장기적 관점에서 성장 모멘텀이 훼손되는 것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일각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3분기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되지만, 4분기를 기점으로 턴어라운드가 예상되며 투자 매력도가 여전히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진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해 “4분기에는 유럽 고객사의 수요 회복, 미국 신공장 가동률과 판매량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전기차 성수기와 맞물려 유럽 주요 고객사 배터리 매입은 3분기 말에서 4분기를 기점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GM 신차 효과로 인한 미국 판매량 매출 기여 증가도 기대 요인이라고 짚었다. 박 연구원은 “4분기 중대형 전기차 매출액은 5조9000억 원으로 3분기 대비 14% 성장할 전망”이라며 “하반기 미국 배터리 판매량은 약 9GWh로 추정되며 하반기 크레딧 인식 금액은 4140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는 76만 원으로 유지했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EV(전기차) 수요 둔화와 저가 배터리 적용 확대, IRA 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외형성장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진 상태”라면서도 “테슬라·BYD 중심의 점유율 확대, 리튬·철·인산(LFP) 배터리 적용 OEM사 증가 가정 시 LFP 배터리 에너지밀도를 적용하기에 유리한 OEM사를 고객사로 두고 있는 후발 배터리 기업들이 어려워질 수 있어 삼원계는 LG에너지솔루션을 중심으로 수요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내 점유율 확대, 4680 수주 기대감, LFP 중심 ESS 전력망 수주 확대까지 셀 내 투자매력도가 높다는 분석이다. 이에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76만1000원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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