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억원대 건축 개발 사업 놓고 밥그릇 싸움

사진은 기사의 내용과 관계 없는 공사현장 자료사진입니다.

한국철도공사(이하 철도공사)와 계열사인 코레일유통이 건물 신축을 두고 공방이 치열하다.코레일 유통은 100% 철도공사가 지분을 출자한 계열사다. 모 기업과 자회사간 신경전은 1000억원대 개발사업 때문이다. 지난 2008년 5월, 코레일유통은 재미교포 사업가 에드워드 홍(에드워드 트러스트사 대표)으로부터 서울 영등포 당산동 소재 자사 부지에 20층 건물을 짓고 글로벌기업인 한국IBM사를 유치하겠다는 제안을 해와 모회사인 철도공사에 심의를 요청했다. 철도공사는 지난 2월 ‘공동지주개발’을 전제로 코레일유통에 역제안을 했다. 부결됐다. 그 후 총 공사비 1000억원 대를 예상하고 공사비 700억원, 땅부지 370억 투자금 대비 수익배분율을 요구하고 나선 것. 이와 관련 처음 사업을 추진한 코레일유통과 철도공사간의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철도공사와 코레일유통간의 갈등의 쟁점이 무엇인지 알아본다.

철도공사와 코레일유통 간의 싸움의 쟁점이 된 사업지는 영등포 당산동에 위치한 홍익상가빌딩(77년 건립, 3층건물)이다. 이곳에 코레일유통이 입주해 있다. 부지는 2천평에 준공업지구로 낙후된 상황이다. 주변 환경 역시 경인고속도로 진입로에 위치해 버스정류장 하나 없고 철물점, 카센터, 음식점 등이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국회와 거리가 5분 거리에 공항과 인접해 있다는 점에서 지리적 위치는 좋다.

건설업체에서 눈독을 들이는 사업지이다. 하지만 공기업 산하 계열사라는 점에서 사업추진이 여의치 않았다. 그런데 지난해 5월 에드워드트러스트사의 대표 재미교포인 에드워드 홍은 코레일 유통에 사업제안서를 제출했다. 코레일 유통측에 따르면 트러스트측은 3층 건물을 허물고 20층 규모의 고층 빌딩을 세우는 1000억원대에 육박하는 큰 사업을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에드워드 홍은 2000평 부지에 용적률 기본 400%를 ‘기부채납’ 형식으로 최대 480%까지 적용해 20층 건물을 지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레일 유통 자산개발팀의 한 인사는 “우리는 2002년부터 건물이 낡아 아파트형 공장이든 오피스 건물이던 당산동 사업개발 사업을 구상해 오고 있었다”며 “그런 와중에 에드워드 홍이 찾아와 사업을 제안해 모회사인 철도공사에 작년에 여러 안건 중 하나로 포함시켜 ‘당산동 사업개발 사업’으로 승인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재미 교포 사업가 에드워드 홍이 사업 제안

특히 에드워드 홍은 2014년 군인공제회 건물에서 이주를 하기로 결정한 한국IBM 이전 추천회사로 사업이 성사될 경우 통으로 한국IBM 전 부서를 당산동 코레일 유통 신사옥에 유치시킬 수 있다고 당근을 제시한 상황이었다. 사업주체 역시 코레일 유통 단독으로 제안했다.

그러나 철도공사측은 당시 2차 금융위기설에다 사장이 교체되고 서울역 근처 구사옥부지 매각 추진 사업 등으로 검토를 연기해오다 작년 말에 ‘보류’를 결정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에드워드 트러스트측의 제안은 자연스럽게 물 건너 가는 듯 보였다. 하지만 올해 2월초 철도공사는 입장이 바뀌었다. 코레일 유통이 부지를 대고 자신들이 자금을 대는 방식으로 ‘당산지구 공동개발’으로 제안했다.

또한 철도공사는 총공사비 1000억원을 대를 예상하고 공사비 700억원, 땅부지 370억 투자금 대비 수익배분율을 요구했다. 그러나 코레일 유통측에서 수익배분 방식이 ‘일방적이다’며 반대했고 현재까지 모회사와 자회사간 협의가 진행중이다.

철도공사측은 ‘100%전액 출자한 모회사’라는 압박과 더불어 분양시 발생할 적자 고민에 대해 미분양시 자사 계열사로 다 채우겠다는 당근책으로 코레일 유통과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했다.

만성 적자를 개발에 따른 수익배분율을 높이고자 한 셈이다. 코레일 유통측에서도 철도공사가 ‘보류했다’가 다시 역제안을 한 배경에 적자가 한몫했다고 지적했다.

코레일 유통측의 한 인사는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철도공사가 코레일 사장 교체후 2010년까지 적자를 반으로 줄이지 않으면 민영화시키겠다고 정부가 압박한 상황”이라며 “내부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기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역사내 상업시설 유치에 있어 그동안 우리가 담당했지만 지금은 공사측이 직접 임대를 주는 방식으로 수수료를 챙겨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역사내 세븐일레븐을 통으로 유치하면서 철도공사가 700억원 상당의 실적을 올렸다. 그동안 철도공사는 매출액 기준 11.5%만 가지고 간 상황이었다. 철도공사 측으로선 매년 수백억원의 이자 수익을 낳을 수 있는 당산동 신축 건물 참여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모회사와 자회사 1000억원대 사업 자회사로?

그러나 본지가 확인 작업에 들어가자 철도공사측에서는 코레일 유통측 주장과 다른 말을 했다. 철도공사의 역세권 개발팀의 한 인사는 “작년에 당산동 지구 사업 제안서를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부결시켰다”고 시인했다.

1차로 부결시킨 사안을 올해 초 다시 공동개발로 입장을 선회한 것에 대해 그는 “코레일 유통이 자금력이 부족한 것 같아 우리가 자금을 대고 유통이 부지를 대는 것으로 하자는 제안이 올해 초 있긴 이었다”며 “그러나 긴 협의 끝에 우리는 빠지고 코레일 유통이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잠정 결정했다”고 한발 물러섰다. 공사는 정식 공문을 통해 코레일 유통에 결과를 통보하지는 않은 셈이다.

또한 공동사업 제안 취소 배경을 묻는 질문에 그는 “자금 투자 부분이나 수입 배분, 분양 등에 있어 서로 협의가 안된 게 주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철도공사 측은 사업을 제안한 에드워드 트러스트사나 대표인 에드워드 홍은 전혀 알지 못한다고 전했다.

재미교포 출신 사업가인 에드워드 홍은 정치권과도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현 정권의 실세인 A의원의 재정적 후원자라는 소문까지 있다.

이에 대해 A의원실 한 보좌관은 “의원님께선 기업 유치에 관심이 높다. 특히 낙후된 준공업 지역의 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다. 개발 계획에 대해 적극 도와주겠다는 게 평소 지론이었다”면서 “그러나 에드워드 홍이 우리 의원의 재정적 후원자인지는 모르겠다”고 애매모호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철도공사측의 입장대로 코레일유통이 독자적으로 추진할 경우 에드워드 홍이 주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의혹어린 시각이 존재한다.

한편 철도공사와 코레일유통 간의 전쟁은 향후 민영화 계획에 따른 기업마다 자신들의 잇속 챙기기라는 분석도 흘러나오고 있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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