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장품 시장 회복 더뎌…3분기 영업이익 기대치 밑돌 전망
중국 마케팅 강화‧면세 채널 회복 기대…“주가 상승 잠재력 유효”

더후 천기단 화현 2종 리뉴얼 [뉴시스]
더후 천기단 화현 2종 리뉴얼 [뉴시스]

LG생활건강이 중국 시장 부진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마케팅 강화 등에 힘입어 하반기에는 실적 반등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LG생활건강은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제품 중 하나인 ‘더 히스토리 오브 후’(더후)의 대표 라인 ‘천기단’을 13년 만에 리뉴얼하는 등 중국 시장 공략에 다시 고삐를 죄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중국 화장품 시장이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화) 이후 예상보다 회복이 더뎌 LG생활건강의 3분기 실적 부진은 불가피하겠지만, 면세 채널 회복 등에 따른 주가 상승 잠재력은 유효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나증권은 4일 LG생활건강에 대해 중국 수요 약세가 지속되며 3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LG생활건강의 3분기 연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 줄어든 1조7800억 원, 영업이익은 29% 증가한 1341억 원으로 컨센서스를 18% 하회할 것으로 예상됐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화장품 부문의 추정치 하향이 주된 요인”이라며 “중국의 경기 부진과 다이고(중국 보따리상) 수요 약세 지속, 개인 관광객의 더딘 수요 등으로 화장품 매출은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브랜드 리뉴얼에 따른 마케팅 투자 확대 등으로 수익성 또한 보수적으로 전망됐다. 박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대중국 수요 부진 영향이 크지만 나머지 50%에 해당하는 내수‧미국·일본 등에서의 유의미한 성장이 나타나지 않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4Q 감익 폭 완만해질 것…긴 호흡으로 접근해야”

3분기 화장품 매출은 7000억 원, 영업이익은 302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0%, 55% 줄어든 수치다. 특히 브랜드 후가 중국 수요 부진 영향으로 12% 감소할 것으로 봤다. 면세 매출은 2600억 원, 중국은 1억2000억 원으로 추정됐다.

박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은 하반기부터 브랜드 후의 핵심 라인(천기단)을 리뉴얼하며 중국 중심 투자를 시작했다”며 “브랜드 투자는 인지도 제고(로고 변경, 기능성 강화), 온·오프라인 마케팅 확대 등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여전히 부진한 대중국 수요와 브랜드 투자 감행으로 하반기 이익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LG생활건강은 현재 브랜드 리빌딩, 채널·지역 다변화를 위한 투자가 반드시 필요한 때라고 짚었다. 최근 색조 브랜드를 인수하는 등 현재를 위기로 판단해 결정의 속도가 빨라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 이러한 흐름은 중국을 시작으로 미국과 일본 등으로 차례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4분기부터는 낮은 기저로 감익 폭이 완만해질 것으로 보이지만 면세(고마진)의 수요 회복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이익 변동 가능성은 열려있다”면서 “긴 호흡으로 접근할 것을 권고한다”고 전했다.

4분기 광군제‧ 면세 부문 매출 반등 주목

앞서 NH투자증권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LG생활건강이 화장품 업종 내 중국향 매출 비중이 높은 만큼 부진한 실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더후(The Whoo) 천기단 리뉴얼을 시작으로 중국 마케팅 강화와 면세 채널 회복으로 매출 반등이 확인되면 주가 상승 잠재력은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정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3분기 LG생활건강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한 1조8606억 원, 영업이익은 18% 줄어든 1557억 원으로 전망된다”며 “하반기 수익성은 상반기에 절감한 마케팅 비용 집행과 북미 사업 및 국내 가맹점 재정비 관련 비용 발생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은 더후의 12개 라인 중 대표 제품인 ‘천기단’을 13년 만에 리뉴얼하며 지난달부터 중국 오프라인 마케팅 활동을 본격화했다”며 “단기 마케팅비 증대가 불가피하겠으나 천기단 매출 비중이 높은 만큼 4분기에는 광군제와 면세 부문의 매출 반등 확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지난 8월 중국 화장품 소매 판매 성장률이 10%를 기록한 만큼 중국 화장품 시장 전반 재고 소진 여부가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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