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영업익 9967억 원…가전·전장 쌍끌이
시장 전망치 20% 상회…B2B 비중 확대 주효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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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분기 1조 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올린 LG전자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향후 주가 전망에 대한 의견은 엇갈려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글로벌 불황에도 불구하고 사업 체질 개선에 힘입어 3분기 호실적을 거뒀다. LG전자의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20조7139억 원, 영업이익은 996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2.2%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3.5% 뛰었다. 이는 시장 예상치보다 각각 1.2%, 23.3% 높은 수치다.

주력 사업인 가전과 미래 성장동력인 전장이 호실적을 뒷받침했다. 생활가전 부문에서 소비 수요가 큰 ‘볼륨존’ 라인업을 강화해 시장을 공략하고, 전장과 냉난방 공조(HVAC) 등 기업 간 거래(B2B) 비중을 확대한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TV 사업 분야에서는 감소하는 수요를 보완하기 위해 제품 중심에서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플랫폼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TV 운영체제 업그레이드를 시작하는 등 효율적 운영으로 흑자 기조와 수익성 개선을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비즈니스솔루션 사업은 IT 수요 둔화에 매출과 수익성이 다소 약화했지만, 폴더블 노트북 등 프리미엄 IT 라인업을 앞세워 고객 경험 혁신을 지속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LG전자가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꼽는 전장 사업도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이다. 연말 수주 잔고는 100조 원에 육박하고, 올해 처음으로 연간 매출액 10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전히 저평가” VS “추가 성장 한계”

증권가에서는 3분기 ‘깜짝 실적’에도 불구하고 향후 LG전자의 주가 흐름을 두고 엇갈린 전망을 내놨다.

NH투자증권은 11일 LG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13만 원에서 15만 원으로 올렸다.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3분기 실적이 나왔고 주가는 여전히 저평가돼있다는 이유에서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LG전자의 가전 경쟁력을 확인했다”며 “전장 부문은 역대 최대 수준의 이익률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전 수요 회복, 전장 부문의 성장세를 고려하면 LG전자의 실적은 우상향할 것”이라며 “내년 주당순이익 기준 LG전자의 주가수익비율(PER)은 6.6배로 역사적 저점에 머물러 있어 저가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같은 날 하나증권은 LG전자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6만8000원을 유지했다. LG전자가 본업인 가전과 TV의 수요 약세에도 불구하고 경쟁사 대비 월등한 매출액 창출 능력을 입증했다는 분석이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가전 부문은 매출액 상회와 더불어 물류비 등의 비용 절감 효과 영향으로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수익성을 시현했다”고 말했다. 또한 “전장 사업부의 마그나 JV 부문이 이익 체제로 전환한 이후에 사업부 최고 영업이익률을 갱신해 그 의미가 남다르다”며 “향후 전장 사업부의 견조한 이익 달성의 근거가 될 만한 실적”이라고 짚었다.

반면 삼성증권은 추가 성장 속도에 한계가 예상된다며 LG전자의 목표주가를 종전 14만5000원에서 13만5000원으로 소폭 하향 조정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현재의 주가는 이미 수요의 악재를 상당 부분 반영했다”며 “LG 브랜드가 주는 이익의 하방 경직성을 믿고 투자의견 ‘매수’에는 이견이 없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이 연구원은 “안정적인 이익률이 여러 해에 걸쳐 증명되고 있으며 이번 실적 서프라이즈도 경쟁사 대비 독보적 수익성을 유지한다는 것을 보여줬다”면서도 “비용구조의 긍정적인 변화가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된 반면 추가 성장 속도는 점차 보수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TV와 IT제품 수요가 반등하고 있는 점에 동의하지만, 투자자들은 성장이 느린 다운스트림(세트)보다는 수급의 변곡점이 기대되는 업스트림(부품)을 더 선호할 것”이라며 “세트 수요 증가와 비용 증가의 변화율을 고려하면 이익률의 추가 성장에 한계가 보이고 전장 부품 역시 전방 성장 둔화와 보수적인 비용 구조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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